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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홈즈를 보고(약 스포)
게시물ID : movie_49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잠수중
추천 : 1
조회수 : 58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5 18:30:23
편한 말투로 쓰겠음.
 
 
우연히 미스터 홈즈를 보았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을 첫 권으로 시작하여(계몽사의 추리소설 전집의 제일 첫 권이었기 때문에 ㅎㅎ) 추리/호러 소설과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삼매에 빠졌던 중학교 때, 도일의 '홈즈'는 완전체로서의 내 인생의 멘토와 같은 주인공이었다. 고등학교 때 '노르웨이의 숲'을 읽기 전까지는...
 
미스터 홈즈는, 35년 전 탐정에서 은퇴한 이후 시골에서 양봉을 하여 살아가는 홈즈(현재 92세 ㅎㄷㄷ)를 그려낸다.
기억력 감퇴, 신체의 노화와 싸워가며, 와트슨이 사건의 진실을 진실을 감추고(?) 결말을 바꾸어 출간했던 소설의 내용 - 지난 날 자신의 은퇴를 결정지었던 - 을 정확히/제대로 써내려가려는 힘겨운 과정이 대략의 줄거리다.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홈즈'...
 
 
가슴이 먹먹함을 느낀 건 오랜만이다. 40이 다 되어 가는 스스로를 돌아보니 더욱 그렇다. 
나 역시 감정보다는 논리와 경험을 최우선의 가치로 천명하고 있기도 하고, 이것이 사회과학이라는 분야에서 논문을 써가는 보잘것 없는 지식인이 가져야한 최소한의 소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 자신이 홈즈와 같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명석하지는 않다. 단지 방향성이 같음에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지적 수준을 가진 인간들의 고독함과 고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와 이해, 그리고 '감정'의 발현과 비극적인 결말...
92살이 되어서야 그것도 기억이 깜박깜박할 때가 되서야 느끼게 된('변하게 된'이 더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다) 홈즈도 답답하긴 했지만, 그 또한 내가 그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겠다.
 
 
각설하고,
미스터 홈즈는, 인간사에 있어서의 머리와 가슴, '이성'과 '감성'에 대한 주제를 '홈즈'라는 인간을 통해 풀어낸 잔잔하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단, 일본에서 시작된 '감정의 발현'이라는 것이 조금은 꺼림칙하고 -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생각한다면 -, 결말이 너무 갑작스럽게 변화한다는 점만 빼고는 극의 전반적 흐름과 주제의식은 마음에 든다.
 
 
한줄 요약: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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