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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면 안 되는 거야?
게시물ID : sisa_4975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로.
추천 : 2
조회수 : 4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3 19:29:17
원혜영.png

원문 - http://www.whywon.net/m/post/1085


**제 아내가 쓴 글인데 어디 올릴 데가 없다고 저의 블로그에라도 올리고 싶다고 합니다. 평생 앞으로 나서지 않던 사람인데, 조금 쑥스럽지만 게재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너무 흠잡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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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가족의 탄생>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거기 참으로 맑고 천진한 배우 정유미 씨가 나옵니다. 영화 속의 유미 씨는 순진무구한 모습대로 참 품도 넓어서 온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 주느라 결국은 남자 친구의 불평이 터져 나옵니다.

 

넌 너무 착해서 문제야.”, "착한 게 나쁜 거야,?"

 

2.jpg


영화 속의 정유미 씨는 정말 해맑게 묻습니다.


 “착한 게 나쁜 거야?”


물론 착한 게 나쁜 거라고 대답할 사람은 없을 테죠. 하지만 좀 다른 경우도 있더라구요.

 

제 남편인 정치인 원혜영은 사람들로부터 착한 면혹은 신사적인 면이 약점이라고 자주 지적 받습니다. 너무 착하면 정치에는 맞질 않는대요. 솔직히 기분은 좀 그렇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 날, 되묻고 싶었습니다.

 

착한 게 나쁜 거야?”

 

이 글을 쓰다 말고 영화대사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정확히 하려구요. 그런데.. 아뿔싸!

정유미씨는 "헤픈 게 나쁜 거야?"라고 묻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이런 착각을..

의식하지 않는 척 했지만 제 마음이 착함을 옹호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마저도 달리 기억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흥부놀부 이야기에서 흥부의 착함이 무능의 상징으로 질타 받던 것처럼, 그런 힘든 시간들이 분명 저희들에겐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 착해 보일 때 속으로는 이 험한 세상을 어찌 헤쳐 나갈까염려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오늘도 같은 근심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랜 세월 해묵은 콤플렉스가 되었나 봐요.

 

3.jpg

 

착하다는 게 정치인으로서는 취약한 부분으로 인식되는 현실.. 일견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다소 황당한 착각이었지만 제 머리 속에 그려져 있는 정유미 씨처럼 다시 묻고 싶습니다. 착하면 안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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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서, 제 남편 원혜영은 군사독재의 불의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에 저항했습니다.

남편은 착해서 투쟁했고, 두 번 감옥 가고 2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해야 했습니다.


저희 시아버님은 보다 손쉽고 소출도 많은 화학 농사를 이웃의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과감히 던져 버리셨습니다. 그리고 소출도 적고 볼품도 없는 건강한 유기농 농사를 어렵게 시작하셨죠. 평생을 유기농과 공동체 운동에 바치셨습니다. 착하지 않으셨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혁신이었죠.

 

남편은 주식회사 풀무원을 서른 한 살 나이에 창업했습니다.

처음엔 무공해 식품점으로 시작했는데, 회사를 알리기 위한 <바른먹거리>라는 사외보를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먹거리란 말도 보통명사가 아니지만 음식을 가리켜 '바르다'는 형용사를 쓰는 건 무리라는 거였죠.. 바른 먹거리를 '판다'는 상공행위의 바탕, 그것은 착한 확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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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전! 남편은 착해서 성공을 했습니다.

착한 식품을 파는 기업 풀무원을 창업해 성공했으니까요.

 

기업 경영이 성공으로 접어들었을 때 우리 사회는 아직 정치적으로 어두웠습니다.

저 또한 두 아이를 기르며 한 편으론 물을 주어 콩나물을 기르고, 직원들 시시때때 밥해주며 함께 키워나간 주식회사 풀무원인데... 남편은 그 풀무원의 성장기틀이 다져졌다고 판단 될 즈음,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는 선후배 친구들 속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착하게 부천시장을 두 번 하고 착하게 국회의원을 네 번째 합니다.

 

"헤프면 안 되는 거야?"

 

<가족의 탄생 >의 실제 대사와 제 남편 원혜영의 삶이 만나는 지점!


남편은 96년에 돌려받은 풀무원 전 지분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지역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물론 한 푼도 남겨두지 않았어요.

 

이런 남편과 같이 가는 길. 어렵지 않으냐고 묻는 분들 계십니다. 저는 아니라고 답한답니다.

아내의 삶 또한 자신의 일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착한 남편 원혜영입니다. 착하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만큼 동행하고 나니 알겠습니다..

 

6.jpg


착한 사람, 내 남편 원혜영의 힘은 그 바보 같은 착함에서, 공공선을 귀히 여기고 그를 위해 실천하고 행동하는 순진무구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전 감히 말씀드립니다.

 

착하면 안 되는 거야?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착한 사람이 이긴단다. 사람은 착해야해."

 

정치도 착해야 합니다.

우린 좋은 세상을 원하거든요.

착한 사람. 착한 정치, 좋은 세상을

응원해 주셔요.


우리 사회에 이런 착한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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