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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가입할 건가".. 대기업 '사상검열식' 면접
게시물ID : sisa_497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機巧少女
추천 : 10
조회수 : 1165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4/13 22:24:15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0413213913108

“존경하는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필요한가” 등 질문
입사시험 응시생들 “소신과 다르게 답변하게 돼 씁쓸”
논란 일어나자 기업들 “조리 있는 말솜씨를 보려는 것”

"노조에 들어와 직원들을 선동할 건가?"

얼마전 재계 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 ㄱ그룹 계열사에 지원한 회사원 ㄴ씨(28)는 면접관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ㄴ씨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대답하고 결국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내 소신과 다르게 말해야만 취업할 수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씁쓸해했다.

최근 KBS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은 "시민단체 인턴 경험이 있는데 우리 회사에서 적응할 수 있겠나" "종북세력이 있다고 보는가?"등 지원자의 사상을 검열하는 듯한 질문을 던졌다.

KBS뿐 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역시 최근 입사시험에서 업무와 무관한 정치성향을 검증하거나 노동에 대한 부정적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취업준비생들은 대통령에 관한 질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근 대기업인 ㄷ전자에 지원했다 낙방한 김모씨(28)는 임원면접에서 "'존경하는 대통령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답했는데, 이것 때문에 떨어진 것인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6명가량의 다른 지원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대답했다. 김씨는 "면접관은 특히 존경하는 대통령 이름만 묻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묻지 않아, 더욱 사상검증용 질문이라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ㄹ중공업 계열사는 최종면접에서 사장이 직접 "요새 진보성향을 가진 젊은 친구들이 여기에 부정적 생각을 많이 갖는 것 같은데, 한·미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과 무관하게 보수적 성향의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장모씨(28)는 대학시절 역사 관련 학회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ㅁ생명 임원면접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경제발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면접관이 다시 "인권유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경제발전의 공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렇게 대답해야만 붙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씨는 이후 면접에서는 아예 학회 활동 경력을 삭제했다.

기업의 인사 관계자들은 이 같은 질문이 사상검증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ㄷ전자 관계자는 "자신의 견해를 근거로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을 보려는 것이지 특정 대통령이라고 답해서 떨어졌다는 시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노조 활동이나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할 수는 있지만 의도와 맥락이 분명치 않아 사상검증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종교나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 차별하면 안 된다는 헌법 원칙에 위배되고, 단일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놓는 것은 기업에도 이롭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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