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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과 원작과의 비교
게시물ID : movie_497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garjuna
추천 : 7
조회수 : 299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0/27 02:09:34
영화는 원작인 앤디 위어의 소설과의 일치율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영화내용의 80%이상 그리고 대사조차도 체감상 80이상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 영화더군요. 
전 영화를 보기전에 영어본을 먼저 읽어봐서그런지 영화내에서의 대사와 원작의 일치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더군요. 
예를들어 in your face neil armstrong, are you fucking kidding me? 등등 완전히 똑같은 대사가 책에 그대로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정작 이 영화를 볼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유는
이 영화가 단지 책이 원작인 영화라서라기보다(책이 원작인 영화들 중에서도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구현해낸 작품들도 많이 있죠) 이처럼 지나칠정도로 책내용을 복사해놓은듯한 스토리전개와 더불어서 전혀 영화내내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 리들리 스콧감독의 연출도 한 몫하는 것 같더군요. 원작과 이 영화의 설정을 다시한번 되새겨봅시다. 주인공 마그 와트니는 인공적고 공학적인 환경이 없으면 단 1분도 살아남기 힘든 극단적인 조건에 처해있습니다. 그것도 지구와 수억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요. 소설에서 주인공은 이 난관을 자신이 가진 엔지니어적 능력과 공학기술, 그리고 식물학지식등으로 극복해 나갑니다. 소설에서는 화성이라는 생명체가 살수없는 환경에서 매순간 닥치는 위험을 주인공의 이러한 지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해결해내는 모습을 묘사해 냅니다. 이런 묘사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죠. 내가 지금 만약 화성에서 혼자 고립되어 있다면 어떻게 살아남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이공계출신인 작가가 자신이 가진 공학적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어떻게하면 살아남을수 있을까를 써낸게 이 책이죠. 때문에 이 책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이랄지 감정의 묘사가 세밀하지 못합니다. 작가는 원래 문학전공자는 아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출신이죠. 이 작품은 자신의 개인웹사이트에 연재를 하게되면서 완성을 본 그의 처녀작이죠. 그래서 그런지 앞서말한것처럼 주인공의 심리묘사나 성격에 대해서 수준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은 결코 아닙니다. 대신 이 작품의 미덕은 화성에서 최소한의 생명유지장치와 식량을 가지고 고립되었을때 어떻게하면 살아남을수 있을까하는 문제를 sf적 상상력을 발휘해 최대한 현실적으로 풀어냈다라는데 있다는 정도라고 할수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소설에서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라는 캐릭터는 화성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남기위한 가장 바람직한 성격 예컨대 비관적이지 않고 늘 긍정적이면서도 유머를 잃지않는 캐릭터로만 묘사됩니다. 그것도 지나칠정도로 단순한 방식으로 묘사되죠. 심리상태에 관해선 말이죠. 비슷한 환경을 설정했던 소설들 예컨대, 고전인 <로빈슨 크루소>랄지 아니면 좀비소설인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작품을 보면 주인공 캐릭터가 고립된 상황에 처해졌을때 느끼는 고독과 불안 그리고 그에 따른 복잡한 내면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런데 이런 면은 <마션>의 작가인 앤디 위어의 특기는 아니죠. 대신 이 작가의 강점은 공학과 과학과 같은 이공계적인 지식들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학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랄수 있겠지만 작가는 이를 소설적으로 비교적 잘 극복해 나갑니다. 그 이유는 화성이라는 환경에 의해 주인공에게 엄습하는 생존의 위협 그자체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의 기지와의 효과적 결합이랄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설은 결말까지 독자로하여금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시키면서 계속 작품에 몰입할수있게 만듭니다. 

그런데 영화는 이런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대신 눈에보이는건 소설의 치명적 단점이라 할수있는 마크 와트니의 지나치게 낙천적인 평면적 성격과 몇몇 sf영화적인 볼거리가 전부인 영화더군요. 이영화는 텍스트이기에 가능했던 장점들은 대부분 상실하고 대신 소설이 가진 스토리와 단점만 옮겨온 꼴이더군요.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원작의 '긴장감'을 영화적으로 묘사할수 있었을까요. 만약 제가 감독이라면 저는 영화의 분위기를 좀더 어둡고 비관적으로 연출했을 겁니다. 이런 면이 영화초반에는 아주 없진 않았죠. 주인공이 처음으로 상처입고 자가치료를 하는 씬이 나오는 부분까지 딱 그 씬까지는 괜찮더군요. 그 뒤에는 원작에서의 캐릭터묘사처럼 밝고 유쾌한 마크의 성격을 보여주는걸로 대충 넘어가고 마크의 생존을 위한 고독한 분투를 보여주기보다 나사의 구출작전을 보여주는걸로 만족하는 영화에 불과했죠. 


물론 영화적으로 아주 졸작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만약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만 봤다면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였을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분명 흔히 비교되는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에 비해서는 함량이 많이 떨어지는 작품이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리들리 스콧감독은 전작이었던 <프로메테우스>의 후속편이나 얼른 연출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보나 <마션>보다 영화적으로 뛰어난 작품이었죠. 특히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감독이 공을 많이 들인 태가 나는 작품..그런데 <마션>은 쩝...여튼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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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7 02:15:59추천 5
저는 우주에서 피보는 영화가 하도 많다 보니 오히려 위기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낙천적인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다만 본문에도 언급하신 이유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회자될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착하고 밋밋한 영화...
댓글 1개 ▲
2015-10-27 02:28:07추천 1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묘사한것까진 좋다고치는데 주인공이 그럼에도 그곳에서 얼마나 힘들고 치열하게 생존투쟁을하는가하는 장면들을 좀더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았을걸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말씀대로 그냥 밋밋한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졸작까진 아니더라도요.
2015-10-27 09:26:25추천 0
저는 그래서 비슷한이유로 그래비티를 가장 높게 평가합니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과 생존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하게 표현되었기때문입니다.
그래비티는 영상미만 있으며 내용이 없다고 평가하는 분들이 종종 보이는데 전혀 동의할수 없더군요
댓글 1개 ▲
2015-10-27 11:26:24추천 0
그래비티를 영상미만으로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만한 영홥니다) 본다는건 그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볼수밖에요. 그 영화를 보면 영화의 씬마다 매우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한 인간이 내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에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세가지 변신의 과정 즉, 낙타-사자-어린아이로의 변화과정을 암시하는 장면들이 대표적이죠. 장면장면마다 생각해볼 요소가 많은 영홥니다. 그래비티는..영화사적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작품이라고 봐요..
2015-10-27 10:08:57추천 0
막연하지만 공감합니다. 비록 원작을 읽어 본 적은 없으나(이건 중요한 문제네요...)영화의 초중후반을 재미있게 보았고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잠깐 망설였습니다. 내가 뭘 놓쳤나? 아니면 못알아듣고있나?하구요. 원작에선 이게 정말 재미있었겠지?- 떠올리는 순간부터였어요.  그러고나니까 미치겠더라고요. 그 부분이 지나간 뒤엔 빠르게 안정을 찾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자꾸 그 중반부분에 미련이 많아 남습니다. 그래서 또 보고 싶어요 ㅋㅋㅋㅋ (한번만 더 보면 재밌을 것 같아!) 원작 안읽은 탓인게 크죠. 조금 의문은 들어요. 감독님이 왜 그랬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리들리스콧인데! 각색을 이정도로 하지 않을 수 있나...싶다가도 했다면 또 이상할수도...했다가 오락가락해요.  원작재현도가 높다고는 들었는데 거의 다 같은 말을 하시네요. 원작재현이 높다. 끝.
빨리 디비디든 나왔으면 좋겠어요. 각본가든 감독이든 원작자든 누가 직접 설명 좀 해줬으면 ㅎㅎ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얘기도 있겠죠.

전 그래피티와 마션은 다르게 봅니다.(인터스텔라는 안봐서 제외)그래피티는 윗분이 말씀하신대로 두려움과 생존의 의지를 말한다면 마션은 생존을 위한 분석과 조합, 실천의 과정을 보여주는 어드벤쳐, RPG 게임 요소가 눈에 띄게 느껴졌습니다. 두려움보다 호기심요. 거기에서 나오는 생존을 위한 긴장과 사건들.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은 그를 위한 장기말 같아요. 전 두 영화 모두 너무 좋았고 사실 비교하고싶지 않아요. 따로보고싶네요. 쟤는 쟤고 너는 너야. 이런거요. 글 감사합니다. 비록 원작을 읽지 못했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감사합니다. 댓글로 고해성사 하는거에요. 중간부분 모르겠어요!!
정말 개인적인 상상인데, 리들리감독이 프로메테우스 이후의 작품을 위해 제작사와 모종의 계약이라도 했나...최근 몇년간 나왔던 작품들의 평이 꽤 좋지 못해서 노년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구한게 아닌가. 실적이 안나와서 타협한거요. 아니, 아닙니다. 괜한소리에요.
댓글 1개 ▲
2015-10-27 11:40:20추천 0
영화자체가 원작의 내용을 몇가지 씬을 제외하고 거의 복사하다시피 따라갑니다.  그런데 원작의 내용자체가 번역본으로 600페이지정도 될만큼 짧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말까지 보여줘야될 내용도 많았죠. 그래서 스토리적으로 휙휙 지나가게 묘사된 부분도 많습니다. 중반부분 이해되지 않은 장면들이 있으시다면 영화를 다시보시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소설을 보시면 훨씬 도움이 되실겁니다. 작품자체가 워낙 재미있게 쓰여진 소설이라 순식간에 읽으실수 있으실거에요.  말씀처럼 이영화는 감독이 애정을 가지고 찍었다기 보다는 프로메테우스같은 영화을 찍기위한 징검다리정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자신의 예정에는 없었으나 어떻게하다보니 우연히 자기손에 쥐어진 영화라고나 할까..일설에 의하면 이 영화의 원래 감독이 각본을 쓴 분이었는데 사정이 있어서 갑자기 스콧감독으로 교체됐다라는 이야기도 있고.. 내년에 프로메테우스 후속을 촬영한다고 하니 한 내후년쯤 볼수있겟네요. 연세가 많으신데 계속 건강하게 많은 작품 남기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5-10-29 01:27:09추천 0
저도요. 마션은 긴장이 안되더군요.. 잔잔한 소설 보는기분이었는데.... 오히려 그 평범함...?이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우주영화하면 우주미아... 죽음에 대한 공포... 이런게 많이 있는데... 이 영화는 화성에서 정말 살아가는 이야기... 처럼 담담하게 풀어나갔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마지막에... 몰아치는 주인공의 그동안의 외로움 슬픔.. 그리고 재회의 순간의 기쁨..이 감동으로 와닿는... 좀 특이한 우주영화같아요. 맨 위 댓글 쓰신분 말처럼 착하고 밋밋한...?
근데, 원래 원작에서도  주인공의 성격이...단순했었다니. 그랬군요...  심리묘사가 적은 책이었군요... ㅠ
이것도 나름대로 재밌었어요 ㅎㅎ 뭔가.... 그래도 살아간다! 하는 느낌.  물론 제 취향은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 쪽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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