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고백'
개봉과 동시에 일본에서 청소년보호법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그 해 일본의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등등을 휩쓴 영화
혹시 아직 안 보신 분들 있으면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영화 보실 분들을 위해 스포를 최대한 자제한
예고편이나 다름없는 영화 소개 글입니다.
어느 중학교 종업식 날
선생님이 있거나 말거나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운 학생들과
그 와중에도 전혀 동요하는 기색 없이 정갈한 어조로 자신의 할 말을 해나가는 담임교사 요코
이날 요코는 자신이 교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음을 밝히며
에이즈에 걸린 교사 약혼자와의 어쩔 수 없었던 이별로 인해
미혼모가 되어 혼자 아이를 키워 온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아이들은 "에이즈"란 말에 잠시 멈칫 했을 뿐 여전히 담임의 말은 안중에 없이 문자와 장난 중...
그 와중에 에이즈 약혼자가 있었단 사실에 담임교사의 손길에 경기를 일으키는가 하면 숨을 참는 학생들
아이는 아는 집에 맡겨두고 퇴근 후 찾으러 가지만 수요일은 직원회의로 퇴근이 늦어 아이를 양호실에 잠시 머무르게 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양호실에서 사라진 아이가 학교 수영장에서 익사체로 발견.
애가 죽었다는 데도 여전히 딴청 중이던 학생들에게 돌직구 아닌 돌직구!
"앙? 나니?"
심지어 담임인 요코는 범인을 알고 있음!!!
살해 동기도 알고있음!!!!
이 녀석이 주모자 A군.
요코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지만 범인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주어 반 학생들이 뻔히 알 수 있게...
예전에 요코가 A군을 불러 범인임을 지목했을 때에도 이렇게 티 없이 맑은 표정을 보여주던...
B학생의 집으로 찾아가 어머니와 셋이 만나 전말을 이야기했을 때 학부모 반응 ;;
A군의 전기쇼크 '발명품'으로 쓰러진 아이를 학교 수영장에 손수 집어던진 B군
하지만 요코는 경찰에서 사고사 처리한 뒤로 신고나 고소를 전혀 하지 않고
종업식 날까지 1년여간을 모른 척 살아왔던 것.
자신의 아이를 죽인 두 학생이 포함된 자신의 반을 가르치면서 말이죠.
그 이유는...
우리와 비슷한 체계의 일본 청소년보호법
형법상 책임이 없으므로 고소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종업식 날까지 상냥한 담임교사로서 살아온 것
그리고 이어지는 요코의 인 to the 실 to the 조또마떼 ;;
교사는 자신의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책임이 있다..... 는 드립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깨우칠 기회를 주시는 살아있는 교육의 선구자 요코 센세이~
A군
B군 두 학생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짐.
여기서 요코의 고백이 끝나고 화면이 넘어가길래
난 무슨 옴니버스식 구성인 줄 알았음.
나름 잘 짜여진 단편소설 한 편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시종 상냥하던 요코 센세이가 마지막에 직쏘로 환생하는 반전이 섬칫하기도 하고
근데 여기까지가 이 영화의 인트로였다는거...
진짜 사건 전개는 이제부터
새학기가 시작되고
종업식에 그런 엄청난 사실을 들었음에도 아이들은 무척이나 활달함
모두가 감추고 있는 진실
그것을 스스로에게조차 숨기고 싶어 더더욱 발랄함을 가장하는 아이들
아무것도 모르는 새 담임만 신났음.
이후 두 살인범 학생의 서로 다른 변화 모습과 요코의 재등장 뿐 아니라
조그만 중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보여주는 소름끼칠 정도의 도덕불감증, 집단폭력, 그리고 야비함들.
살인사건 자체는 사이코패스적인 주인공의 성격에 기인한 점이 많아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A군이나 B군과 딱히 다를 것 없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을 보면
순수하고 발랄함을 기대하던 마음을 일종의 섬찟함이 지배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코의 복수는 '악마를 보았다'에서처럼 광기에 사로잡힌 복수이기도 하고
스스로 자처하는 교사의 책무로서 두 학생을 삶의 밑바닥까지 끌어내린 뒤 비로소 갱생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너무나도 교육적인 복수극인데 심하게 하드코어함.
문제는 감독이 CF계에서 약빨던 분이라 영상은 심하게 아름다움.
결론은.....
이거 내용 길지만 스포한 거는 에이즈 딱 하나 쪼끔이니까
찾아서들 보세요. 두 번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