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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소소한 매력을 가진, 내가 사랑하는 한국 영화 10선
게시물ID : movie_498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왕동석미니
추천 : 11
조회수 : 2107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5/10/28 1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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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zQNT7



나의 결혼 원정기.jpg

1. 나의 결혼 원정기

그 어느 때보다 결혼이 어려운 시골 총각들의 이야기를 이토록 가볍게,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그저 생물학적(?)인 목적으로 결혼 원정을 위해 동남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가
진정 가슴 뛰는 사랑을 발견하여 새로운 행복에 젖어드는 모습도 귀엽고,
정재영과 유준상의 조합도 신선했고, 수애 특유의 청초한 매력도 인상깊었다.

아무튼 영화의 모든 면모가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하게 만든다.









미운 오리 새끼.jpg

2. 미운 오리 새끼

이 영화는 곽경택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친구>라던지 <똥개>라던지 <사랑>이라던지 하는 영화와 맞물려 그에게 가지고 있었던 편견,
스크린을 통해 남성들을 거칠게 표현하는데만 능한 '마초' 감독이라는 편견을 쉽게 벗어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 속 곽경택 본인이 투여된 7,80년대 등장인물과 주변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순박하고 마음을 전하는데 서툴고 다소 철이 없다. 
특히 3,40대라면 더더욱 공감하여 크게 웃기도 자연스레 눈물을 훔칠 수도 있는 그런 숨은 보석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박하사탕.jpg

3. 박하사탕

설경구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영화로서
영화의 높은 완성도는 설경구 본인이 얼마만큼 배우로서 출중한 역량을 가졌는지 잘 드러내준다.

시대에 따라 그는 순박한 대학생이 되기도 하고, 겁에 질린 군인이 되기도 하고,
냉혈한 경찰이,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퀭한 눈빛의 사내로 마침내 달리는 기차 앞에 손을 벌려
절규하는 사내가 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모든 면모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은 필경 아무 배우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변호인.jpg

4. 변호인

<박하사탕>의 설경구처럼 <변호인>의 송강호도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모습을 통해 큰 감동을 준다.
<박하사탕>의 그가 변화를 통해 보다 더 타락 지향적인 인간으로 나아가는 반면,
<변호인>의 그는 변화를 통해 보다 밝은 세상으로 껍질을 깨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오르는 그 순간까지도 끝이 아닌 시작이다.
그리고 그가 이끌어낸 작은 변화의 물결은 아직도 그치지 않았다고 믿는다.








손님은 왕이다.jpg

5. 손님은 왕이다

"내가 왕이요!" 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손님이 매일같이 찾아온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매일 찾아와 영업을 방해하고 왕의 권리를 천천히 포기하는 대가로 돈까지 요구한다면?
아마 점주는 이 손님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이런 상상을 잘 담아낸다.
흑과 백으로 대조되는 인물들과 미쟝센의 배치도 매우 흥미롭고, 놀라운 반전을 이미 암시하는 대사들은 알쏭달쏭한 매력을 날리며,
줄거리들의 맥은 서로 잘 짜여져 탄탄하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특유의 '감정 호소'가 없이 '쿨'하다.
이 영화를 미워할 이유, 그래서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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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체가 돌아왔다

한바탕 시원하게 놀고 싶을 때, 나는 마치 락 콘서트 장을 찾는 기분으로
맥주 한 잔 옆에 두고선 이 영화를 틀어 보곤 한다.

너무나 멋진 영화다.
정말이지, 뒤끝이 전혀 없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 영화들은 천만 관객을 넘어간 작품들조차도 실망스러울 때가 적잖다.
울리고 웃기고 울리고 웃기는 데 거의 사활을 걸다시피 매달리는 영화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과잉돼 있다.
(가장 좋은 예시로 우린 <7번방의 선물> 혹은 <국제시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영화야말로 그런 영화들보다 이만배 정도의 가치가 있다.
모든 사람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반전에 이르러 손가락을 하늘고 치켜들고 승리의 세레모니를 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라,
단연컨대 쿨하기로 쳐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의 보물이며 눈물의 똥꼬쇼를 연출하려는 영화 감독들의 거실 TV에 24시간씩 재생시켜야 할 표본이다.








오아시스.jpg

7. 오아시스

지적장애를 가진 한공주(문소리 분)가 갑자기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여성으로 돌아와 홍종두(설경구 분)와 아무렇지 않게
사소한 일로 투닥거릴 때 나는 그만 울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인어공주.jpg

8. 인어공주

야, 너, 임마, 뭐해, 등으로 점철되는 험한 말과 함께 우리네 어머니가 우리의 등짝을 스매싱으로 갈긴다 하더라손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가족은 참, 이런 면모가 매력 있다.
서로 싸우지 않는다 하여 서로 사랑한다 말할 수 없고, 서로 싸운다 하여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는
그런 한국적인 사랑의 모습, 말하지 못한 여전히 덜 여물지 못한 사랑을 간직한 우리들, 소소한 모습들.

이 영화는 이토록 사랑하는 우리네 가족이 탄생하는 그 근본으로 찾아가
더욱 깨끗한 색채로 풋풋한 사랑을 노래한다.








파송송 계란탁.jpg

9. 파송송 계란탁

약간은 촌스러운 제목에 보길 꺼려해 개봉일이 다 지나고 먼 나중에 되어서야 찾아 보았던 영화다.
하지만 '일찍 찾아볼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물결을 타고 이 영화는
명과 암의 굴곡으로 굽이친다.

나는 남자가 변화하는 영화를 퍽 좋아하는 편인데, (왜냐하면 남자란 동물은 여간해선 바뀌지 않으니까)
이 영화의 등장인물로서 임창정이 보여주는 변화도 박하사탕의 설경구나 변호인의 송강호 못지 않게
설득력있고 또한 가치가 있다.

비슷한 영화로 <가족의 탄생>을 추천한다. 이 둘 다 너무나 멋진 영화다.








하녀.jpg

10. 하녀

'소소한 매력'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기엔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너무나 치명적이다.
비록 지나친 표현주의로 치우쳤을런지는 몰라도 등장 인물들의 연기력, 의상, 음향, 전반적인 색채,
그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빠지는 부분 없이 황홀하리만치 완벽하다. 

게다가, 무겁기 그지없는 메세지까지 담뿍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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