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무조건 싫다고 하시는 분들, 대지진 참사가 인과응보라고 하시는 분들, 지진 피해자들을 애도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어떻게 생각하던 개인의 자유고, 굳이 제가 뭐라고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것은 님들을 보면서 이차대전 당시 독일 국민들이 오버랩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과거에 우리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고, 지금도 사과하지 않고, 대다수 일본인들이 이에 동조하고, 한국인을 싫어하기 때문에, 일본국민 전체를 미워하신다고요? 지진 피해자들도 일본인이기 때문에 전혀 동정할 수 없다고요?
이차대전 전에 많은 유럽인들이 유대인들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 히틀러 같은 극단적인 인물이 있었고, 이에 동조하는 소수 극단주의자들과 암묵적으로 동의한 다수의 독일 국민, 그리고 동의하지 않았지만, 항거하지 못한 또다른 다수의 독일 국민들이 있었죠. 유대인들이 욕먹을만 했을까요? 충분히 근거가 있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것이 민족말살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겠지요. 유대인들에 대한 반감이 집단화되고, 정치적으로 악용되었을 때 그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 거죠.
과거 일본의 잘못과 일부 또는 다수 일본국민들의 혐한태도 때문에 일본국민 전체가 밉다고요? 대단히 위험한 생각 아닐까요? 입장을 바꿔서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때문에 어떤 국민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그 미움이 집단화, 정치화 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끔찍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는 의심합니다.
그렇게 일본을 미워하시는 분들... 한국은 그렇게 사랑하십니까? 한국사람들이 재난을 당한다면 진심으로 애도하고,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이것은 저의 순수한 느낌입니다만, 왠지 그러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재난당한 사람들이 정말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죽어 마땅한 사람들인지 부터 먼저 따지실 것 같네요. 심지어 가까운 사람이 재난을 당했을 때 조차 그 사람이 님들께 잘못한 일들부터 먼저 떠올리시지 않을까 싶네요. 너무 심한 말인가요? 죄송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잊지 말자구요? 그래야지요. 그러나 그것이 당한대로 아니 그보다 더 악랄한 방법으로 당한만큼 아니 그 몇배로 갚아주자는 뜻은 아닐거라고 믿습니다. 자연재난으로 환자들, 노인들, 어린아이들까지 속절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