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무서울지도 모르지만 제 실화예요.
음슴체로 갈게요.
우리 가족은 5층이 끝인 아파트에 사는데 5층이 우리 집임.
옆집은 비어 있고 5층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우리 가족 정도밖엔 없음.
우리 집 개는 누가 4층에서 안 멈추고 5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하나라도 밟으면
쪼르르 현관으로 달려 가서는 어떤 불한당이냐는 듯이 멍멍 왈왈 컹컹 짖어댐.
어느 날이었음.
오빠는 야자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푹 퍼져 지 방에서 자고 있고
부모님은 거실에서 tv 보시고 난 내 방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음.
옆집에는 사람도 없고 가족도 다 집에 있고 5층에 올라오는 사람도 없겠다
개는 안 짖고 걍 조용한 밤이 되어가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온 집안이 울리도록 고 조그만 꼬마개가 멍멍 왈왈 컹컹 짖어대는 거임.
4층에서 민원 들어올까 얼른 방에서 나가서 보니 개가 현관문에 찰싹 달라붙어서 짖는 거임.
현관문에서 떼어내려 해도 계속 달라붙어 짖어대면서 내 손을 물려고 하고
아빠 화내실까 엄마가 그만 해라 달래려 해도 엄마를 잠깐 바라봤다 다시 멍멍 왈왈 컹컹 짖어댔음.
혹시 밖에 누구 있나 해서 내다봐도 아무도 없고 센서도 얌전했음.
어찌어찌 내 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는데, 고 쪼끄만 게 뭐가 그렇게 거슬리는지 어르고 달래도
계속 으르르르르르르릉 커르르르르르르릉 거리며 현관으로 달려가려 몸부림치고 성질내고 하는 것임.
그래도 결국엔 고 조그만 걸 겨우겨우 달래고 어르고 해서 조용하게 만들었고,
개가 얌전해지니 나도 안심되고 해서 슬슬 잠이 몰려와서 잠들었음.
근데 이 날 딱 꿈을 꿨음.
배경은 까맸고 내 앞에는 창살이 있는 낡고 붉은 문이 있고 엄마인 것 같은 가족 한 명이 내 뒤에 있었음.
그리고 얼굴이 굳은 어떤 아저씨가 창살 사이로 나를 잡으려는 듯 손을 내밀어 휘적대고 있었음.
휘적휘적 휘적휘적.. 기계적인 손놀림이었고 얼굴이 굳어서 그러니까 배는 무서웠음.
잡히지 않고 꿈에서 깼지만 꿈결에서도 이 아저씨가 무척이나 무서웠고 소름끼쳤음.
깨어났을 때 그 느낌이 그대로여서 다시 잠드느라 고생 좀 했고...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보니까 혹시 우리 집 꼬마개가 뭔가.. 나쁜 유령? 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내 꿈에서 나온 얼굴 굳은 아저씨처럼 나쁜 존재가 집에 못 들어오게 으르렁 거렸던 게 아닌가 함.
어쩌다 보니 내가 꿈을 꾸게 된 거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