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고3이 해야하는 일은 모두다 했다
나는 작년 겨울부터 재수생활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계속해 왔고
친가와 친할머니가 우리엄마르 괴롭히는 상황에서도 나는 우리엄마를 보호하며 공부를 했고
파주에 살지만 1년 내내 신촌까지 주말마다 학원을 갔다
9월 모의고사 전날 우리엄마는 꽤 큰 수술을 받았었고 수술회복기간이라 집에서 쉬고 계셨다
그런데 할머니는 잠이나 처잔다면서 지팡이로 엄마를 때렸고
엄마는 앉아았다가 발목에 맞아서 뼈에 금이갔다
나는 참을 수 없었고 혼자 온갖 욕을 해대며 소리를 꽥꽥 질러댔다
그러자 아빠는 내가 그동안 널 키운게 아깝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다음날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렀다
물론 평소에 비해 못봤지만.
그래도 공부는 곧잘 하는 줄 알았다
담임선생은 나에게 sky도 써볼만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욕심부리지 않고 중상위권으로 썼다(학원선생님 말씀을 듣고)
같은 반 아이들은 나를 부러워했다
나는 공부하는 시간만 공부를 했고 시험은 항상 반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과 함꼐 이야기 되었다.
고2까지만 해도 공부를 잘하지 못했는데 막상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카운트다운이 다 되고 수능날
그닥 떨리지 않았다 교문앞에서 엄마가 도시락을 너무 많이 싸줘서 도시락통이 담긴 종이가방이 찢어졌지만
일찍 들어가 친구들과 몇마디 나누니 긴장이 풀렸다
시험도 잘 본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수시는 얘기할 필요도 없고 대학은 저 멀리로 가게 생겼다
저 멀리가야하나? 나름 알아준다던데 뭘 알아준다는건지도 잘모르겠다
좋은 대학 나와도 취업도 잘 안된다던데
재수를 해야하나?
생각하니 고민이 시작된다 정말 이지랄을 또 해야하나?진짜 하기 싫다
문과는 경영학과빼면 시체라던데 가서 뭐하나? 경영은 너무 쎈데..
내가 하고싶은 걸 알아야 한다는데.. 나는 여행다니고 책읽고 맛있는거 먹고싶다
아 연애도 하고싶고
나는 내 젊음을 뭘 하는데 써야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