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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하면서 있었던 클레임 처리 Ssul
게시물ID : humorstory_3720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퇴근하고싶다
추천 : 3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29 18:20:12



어 .. 그냥 편하게 음슴체 씀. 제 글재주는 똥이니까여.


님들 전국 꽃배송 업체 XX플라워 이런거 많이 들어보셨을꺼임.

지금 꽃배송업체 고객센터에서 콜받는 업무 한지 1년 좀 넘어가는 린간인데.. 생각나는 썰 하나 풀어봄.




아시다시피 5월은 꽃업계가 호황을 맞는 달임. 특히 어버이날이나 스승의날이면 

꽃집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정신없고 하루종일 전화가 끊이질 않음. 

평소 고객센터에 3-4명이 근무하는데 그때! 마침! 일하던 사람이 그만둬서 지옥의 어버이날을 나랑 팀장님, 둘이서 맞게 됨.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보통 일주일이나 하루,이틀 전 예약주문을 해놓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이건 정말 내 실수가 맞음.

고객이 배송 시간을 오전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오전으로 바꾸는걸 잊고 오후 7시로 그대로 냅둔거임.. 아 ...아나스타샤ㅜㅜ....

결국 일이 터짐. 5시쯤 전화가 왔는데 녀성이었음 그것도 아주 앙칼진 목소리의..


"우리 아빠가 꽃을 못받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거져?!"

"아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XXX요."


확인해보니 배송시간이 오후로 되어있음.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는 이러저러해서 실수로 시간을 어쩌구저쩌구 하며

설명을 함. 보통 이렇게 설명을 해드리면 엥간해선 보상을 해드리겠다 하면 넘어가줌. 우리 업체는 본사나 화원의 실수로 클레임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고객이 주문한 상품 가격의 2-3배에 해당하는 다른 상품으로 보상을 나가게끔 되어있음.

....물론 나도 저렇게 말씀을 드림. 물논 죄송하다고 골백번은 얘기하고 보상 얘길 함.


"보상?ㅋ 우리 집 농사지어서 주위에 그딴 풀 얼마든지 있어요. 그딴거 필요 없다구요."

"정말 죄송합니다만 그럼 저희가 어떻게 보상을 해드리면 좋을까요."

"다 됐구요. 시간 돌려놔요. 오늘 아침으로"

"......?"


뭐,뭥? 겁나 벙찜. 마치 바야바가 오함마로 내 머리를 가격한 듯, 빅풋에게 오버헤드킥을 맞은 그런 느낌이었음. 

보상은 필요없고 시간을 되돌리라고 하니 순간 할말을 잃음. ㅠㅠㅠㅠ내가 시간 돌릴 능력이 있으면 주문 입력하기 전으로 돌렸지 ...


"시간 돌려 놓으라고 이 미친년아아아아아 !!!!!!"


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함;;; 으와으엉어헝허어 엄마야 마이 하트!

일단 내가 할 수 있는건 죄송하다고 하는거 뿐임 내 실수가 맞으니까, 첨엔 정말 진심으로 너무 죄송해서 싹싹 빌었음.

그렇게 한 10분을 온갖쌍욕을 먹다가 그 여자분이 드디어 다른 얘길 함.


"그럼 우리 아빠한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해요."

"네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 드려서 저희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마 보내는 사람이 적힌 리본메세지를 보니 자매가 부모님께 보내는 것 같았음. 일단 그래 아버지면 어른이시니까 좀 낫겠거니 싶어서

전화를 걸었음. 어떤 남자분이 받음.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오늘 꽃바구니를 보내드리기로 한 꽃배송 업체인데요. 정말 죄송하ㄱ..."

"당신 병X이야?"

"네?"

"병X이냐고."


진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저랬음.

아 나는 내 2n년 인생 최초로 온 가족에게 욕을 들어먹은 그런 몹쓸년이 되었음. 그렇게 또 10여분을 아빠라는 사람한테 욕 들어먹음.

쨌든 다시 주문한 그 여자에게 전활 걸어야 했기에, 다시 전화를 걸었음.

(이때 난 전국적으로 정전대란이 일어나서 통신망이 두절되었으면 하는 거지같은 희망을 잠시 품기도 함.)


전화를 걸었더니 그 여자분이 받음. 또 시간을 돌려놔라 죄송하다 실랑이가 계속됨.

그런데 갑자기 여자분이 울기 시작함.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우리아버지 .. 남들 꽃바구니 다 받는 날에 우리 아빠만 못받고오 ... 흐흑.."


아 .. 바야바에게 오함마로 머리를 맞은건 내가 아니라 이분인건가 그런건가 .. 

마치 만취한 사람이랑 전화 통화 하는 기분이었음.

그래서 한 10분간을 욕을 먹다가. 옆에서 듣고계시던 팀장님이랑 과장님께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하셨는지 

그럼 정식으로 클레임 제기 하시라고 함. 


아, 참고로 우리가 그때 어떻게 주문을 받았냐면 지마켓이나 옥션, 이마트같은 곳과 제휴를 해서 일정 수수료를 주고 주문을 받는

그런 시스템이었음. 그렇기 때문에 이 고객이 이마트에서 정식으로 (말하자면 법적으로?) 클레임을 제기하면 

그냥 어쩔수 없이 3배 가격에 해당하는 화분 받고 그걸로 끝내야되는거임. 하지만 우리 업체도 그렇게 되면 제휴사와 껄끄러워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우리선에서 처리하려고 함.


"그럼 고객님, 정식으로 클레임 제기하시면 저희가 절차에 따라 보상 해드리겠습니다."

"...보상이 뭔데요?"

"계약상 주문하신 상품 가격의 2-3배에 해당하는 대체상품으로 보내드리게끔 되어있습니다."

"우리집 시골이라 주위에 풀 많아서 그딴거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시간을 오늘 아침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 "


.....또 반복 반복 반복임 !!!!!!!!!!  그래서 결국 문화상품권으로 보상해드리겠다고 함.


"그러면 저희가 15만원상당의 문화상품권으로 보상 해드리겠습니다." 

"저 거지 아니거든요 ? 나 거지로 보여 ? 니가 날 만만하게 봤구나 지금? 시간이나 되돌려 놓으라고 !!!!"


그냥 나 티벳가서 오체투지나 할까.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모진 시련을 겪는건가.

나 죽고 화장하면 몸에서 사리가 나오지 않을까.    결국 그렇게 30분간 또 실랑이 함. 


그래서 어떻게 해결됫는지 아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 시골이라 풀떼기따위 필요 없다던 그 분은, 거지가 아니니까 물질적인 보상따위 필요없다던 그 분은.

시간을 되돌려 놓으라는 물리적 법칙과 시공간의 차원을 넘나들던 그 분은..


법으로 책정된 3배의 대체상품 보상이 아닌 현금으로. 현금으로 !!!! 현금으로 !!! 25만원을 계좌이체 받고 나서야 조용해지셨음.


난 아직도 계좌번호를 불러줄 때의 그 멀쩡하게 돌아온 목소리와

입금했으니 확인해보시라고 전화했을때 "예 알겠어요." 하고 고분고분하게 끊던 그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음 ...




이 외에도 황당무계 스펙타클 버라이어티한 리얼 169% 실화가 몇개 있음.

그러나 본인의 글재주가 공터에 구르는 개똥과 같으니 더 이상은 생략한다. 



 

*일곱줄요약


-클레임 발생함. 일단 욕먹음. 그집 아빠한테도 욕먹음.

-대체상품 보상도 싫다. 상품권 보상도 싫다. 내가 원하는 해결책은 단 하나. 시간을 되돌려 놓아라.

-우린 고객님이 원하는 보상을 해줄 수 없는것 같다. 정식으로 클레임 제기 하시면 된다.

-정식으로 클레임 제기하면 뭐줌?

-법적으로 2-3배에 해당하는 대체상품. 그걸로 끝임.

-...흐,흥 ! 딱히 내가 현금으로 25만원 받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라구!

-썰 몇개가 더 있으나 글재주가 똥이라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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