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저녁에 추워서 떨면서 귀가하던 중에
호수길에 길고양이가 있었어여
너무 귀여워서 쪼그려 앉으니까 야옹 울면서 가까이 오더니
머리를 제 손아래에 놓더군요
그리고는 제가 쓰다듬는 걸 눈을 감고 즐겼어요......
추운 날에 고양이가 걱정되긴 하지만 자취방에 제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또 룸메분이 동물을 안 좋아해서 데리고 갈 순 없었어요..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가려고 돌아서니까 고양이가 앞발을 제 발목 위에 올려 놓더군요....
정말 눈물이 났어요.
데려가 줄 수 없다는 미안함이랑 이 추운 밖에서 벌벌 떨 걱정이랑
또 길고양이를 만지고 그 손이 더려워 졌을까봐 집에 가서 씻을 생각하는 제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쏟아져서...
집에 와서 손 씻고 따뜻하게 앉아 쉬니까 정말 그 고양이한테 미안햇어여 정말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