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고통을 공유할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
그들이 함께 걱정할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
그들이 보고 들을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
그들이 분노할 권리를 보장해주십시오.
부디, 그들로 하여금
야간 자율 학습 할당량을 채우는 시간보다
죽음에 직면한 다른 이들을 걱정하는 시간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당신들은 앵커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친구의 죽음을 묻고
기자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하며 가라앉는 배의 사진에 대해 물었을 것이니
학생의 의무인 공부를 제쳐둔 채 이름 모를 누군가들을 걱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고깝게 보였을지 모르나
그 아이들은 지금 인간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중임을
부디 알아주십시오.
또한 언젠가 당신들도 그 아이들과 같았을 것임을 기억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제발, 부끄러움을 알아주십시오.
인간의 의무보다 앵커와 기자로서의 의무가 더 중요한 세상
아이들이 고통을 공유하고 누군가를 걱정하기 위해 그 권리를 요구해야만 하는 세상
책임자들 가운데 홀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한 이가 그들 중 홀로 시신으로 발견되는 세상
그 세상의 어른이라는 그 사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