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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리탕의 어원에 대한 짤막한 생각
게시물ID : cook_499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3
조회수 : 4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7/01 14:24:24
 
'닭도리탕', 예로부터 말 많은 단어였습니다. 뭐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니 바꿔야 하니, 왜 볶는데 탕이니 뭐니 등등등.
 
그중에서서도 역시 이름이 닭도리탕이라서 까이는 이상한 음식입니다. 아니 닭도리탕이 어째서?
 
그래서 제가 한 번 어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보겠습니다. 가급적 비전문적 지식과 알량한 상식을 동원해서!
 
 
 
 
 
생각을 해 봅시다. '닭'을 다루는 전통적인 조리법이 어떤지를 말입니다. 뭐 있잖습니까, 백숙, 통닭, 삼계탕 등등...
 
뭔가 생각을 하다보니 대체적으로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다 닭이니 비슷하지 않냐구요?
 
잘 보세요, 저 닭들이 최종적으로 요리가 되어 상차림에 나왔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죠?
 
모두가 통짜 한덩어리지 않습니까?
 
흔히 사극이나 고전, 혹은 옛 만화에서 흔히 그려지는 '닭 먹는 모습'은 통짜 닭을 뜯어서 먹는 겁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양념통닭을 왜 양념통닭이라고 하는거죠? 애초에 다 분해가 되서 나오는데?
 
제 추측이지만 이전부터 한국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잡힌 개념은 '닭=갈라놓지도 분해하지도 않은 순수한 도축한 그 모습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닭의 특정 부위를 취급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만, 우리는 옛날 기준을 잡아야하죠.
 
고기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높다고 하지만, 그거야 돼지나 소 같은 거대한 몸뚱아리에서난 가능한 일이고, 닭같은 조류들은 유난하게 튼실하게 눈에 띄는 다리와 살코기가 가장 많이 집중된 가슴살, 삼국지에서도 언급되긴 하지만 실생활에는 아무도 신경 안쓰는 계륵, 그리고 주면 쌍욕먹을 각오 단단히 해야 하는 닭목 외에는 딱히 부위를 지정하고 갈라놓질 않았죠. 왜냐? 크기도 작은 놈을 거기서 세세하게 구분지을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었을테니까요.
 
중요한 건 이 땅에 살던 조상들은 닭을 통짜로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말입니다.
 
닭 한마리, 어디 빼돌릴 겨를도 없이 완벽하게 도축 그 상태의 통짜 닭고기. 통닭이 바로 한반도의 닭 인식이었을 겁니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전통적인 닭요리는 한 마리의 닭을 통째로 조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통째로 조리한 뒤, 그걸 상 위에서 터프하게 뜯으시는거죠. 우적우적!
 
그런 조리법들 사이에서 닭도리탕은 이질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닭을 조각조각 내다니! 하지만 조리하기엔 자른 닭이 더 편하죠. 조리시간이 더 짧아지고 오랫동안 솥 앞에서 죽치고 앉아 요리가 되나 숯이 되진 않나 지켜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조리법과 명칭의 상관광계에 대해선 생략합니다. 왜냐? 일단 그러기엔 존나 귀찮기도 할 뿐더러 음식을 만드는 건 제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니거든요. 전 잘 먹는 분야에 속합니다.
 
그럼 밑에 어원에 대해 따지는 건 잘 아는 분야냐구요? 헤헤 그것도 몰라염!
 
 
 
 
(1) 닭+도륙+탕
 
도축 뒤에 속을 긁어낸 뒤에 고대로 요리하는 것이 옛 사람들의 닭을 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음식은 그 통짜 취급을 해 드리심이 옳으신 닭님을 처참하게 쪼개고 조각을 내버립니다. 그 모습이 마치 오체분시, 사지를 잘라내는 것과 흡사하죠. 그래서 닭을 도륙내서 탕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닭도륙탕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지금 단어와는 많이 차이가 나지만, 언어에 대해 조금 뒤적여보면 불과 50년도 안 되서 단어가 변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단어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변형되기 쉽고, 변형되는 말은 더 발음하기 좋거나 그 시대의 발음규칙을 따르는 법이죠.
 
하지만 이런 나름의 견해를 내놓는다 할지라도 도륙탕이 도리탕이 되는 걸 쉽사리 납득하기는 힘듭니다. 만일 닭도륙탕에서 출발했다면 닭도루탕이라는 단어가 완성될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도륙탕->도류탕->도루탕 식으로 말입니다. 잠깐, 여기서 더 나가면 도리탕이 될 수도 있잖아? 말 되네.
 
인터넷 쪽에서 뒤져보니 '어르신들은 닭도륙탕, 아낙네들은 무식해서 닭도리탕으로 불렀는데 닭도리탕이 살아남았다'라는 의견도 있던데, 차라리 그것보단 제 의견 쪽이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아무튼 이걸로 가설 하나 완성.
 
 
 
 
(2) 닭+도리다+탕
 
여기에서 우리는 '왜 도리라는 단어가 일본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방사능국에서 직수입한 방사능에 쩔은 두뇌들아'라는 의혹을 한 번 정도는 제시해줘야 합니다. 왜냐면 말이죠, '도리'라는 단어가 분명 우리나라 말에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동해바다까지 건너가서 그 단어 끌고왔어야했냐는 거죠. 와, 씨 존나 재패니즈세요?? 두유라이크 버네너?? 우끼끼해봐
 
자, 일단 우리말에서 '도리'가 쓰이는 가장 존나 흔해빠진 예시를 들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찌질거리는 벌레쉬끼들은 인간의 도리를 벗어났다.'
'야 쉬불놈아 내 윗도리에다 존나 큼지막하게 스키드마크를 내놓으면 내가 눈깔 사시라서 모를 줄 알았냐?'
 
납득? 오케이, 납득했다면 컨티뉴.
 
이미 우리들은 저 두가지 단어를 어디 정의의 전장에서 스킬 한번에 쌍욕 한 번 쓰는 어느 쉬끼마냥 능숙하게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 단어 냅두고 굳이 현해탄 건너서 단어 직수입을 하셔야 했을까??? 하여간 사람들이 의혹을 품고 끼워맞추려면 진짜 딥 다크 판타지 너머에 있는 뭔가라도 끌고와야하나봅니다그려껄껄껄껄
 
 
 
아, 물론 여기에 대한 반론이 있는 거 압니다. '역전 앞'이나 '족발'같은 예제 말씀하려고 하신 거죠?
 
헌데 그것들은 중첩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둘 중에 하나만 짤라서 붙인다고 해서 의미가 틀어지거나 확대.축소되진 않습니다. 
 
해볼까요? 돼지족/돼지발, 역전/역 앞. 그거나 그거나 쌤쌤이죠. 납득?
 
 
일본어로 '도리'는 '새' 를 가리킵니다. 현해탄 이론을 밀고 나가시는 분들의 말을 따르면 닭+새+탕이 되는거죠. 그럼 여기서 둘중에 하나를 빼면?
 
닭탕이 되거나 새탕이 되는거죠. 이래서 역전 앞이나 족발이랑 같은 형식이라고 말을 못하는 겁니다. 달라지거나 틀어지면 다른 분류사항에 들어야죠.
 
 
납득? 오케이 컨티뉴.
 
 
 
아무튼 간에 닭이야기로 돌아갑시다. 저 두 가지 예시 중에서 '닭도리탕'에 걸맞는 건 어느쪽일까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른 길을 닭을 재료로 한 탕으로 표현해낸 음식.'
'닭을 여러 부분으로 나눈 뒤에 탕으로 만들어낸 음식'
 
...어, 우리 조상들은 닭에 대한 예의가 넘치고 흘러서 닭예절, 혹은 계도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닭은 곧 인의충지예며 공자도 닭을 좋아했으니 이건 유교사상과 도덕철학에 걸맞...겠지? 그렇지? 아 씨바 모르겠다 그럴거야....' 라는 생각으로 저 이름을 지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야, 앞으로 닭먹을때마다 한 입 베어물고 절해야겠어요.
 
하지만 저는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다 먹고 한 나흘간 허리통증에 시달리긴 싫으니 예의와 존중과 인간의 존엄성따윈 없고 그냥 닭을 무자비하게 쪼개서 만든 탕 쪽을 선택하렵니다. 아, 여러분들이 위쪽 걸 선택하신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고른 뒤부터 님들은 치킨 먹으면서 백팔배를 해야 합니다. 번뇌를 치킨과 함께 날려버리세요!
 
 
 
 
(3) 지방 사투리이자 지역 전래음식
 
 
해동죽지(1925)에서는 평양 특산물이자 개성 북부지방의 음식으로 나오고,'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52)에선 송도 요리로 나옵니다. 아, 저기 북쪽 지방 송도 말하는겁니다. 아무튼 공통점은 저 글귀가 나온 두 곳이 죄다 현 부카니스탄 지방 쪽, 북녘이라는 소리죠. 애석하게도 우리들은 부카니스탄 말에 대해 접근할 권한도 없고, 접근하려다가 자칫 요즘같이 쌀벌한 시대에 코로 닭도리탕 궁물 드링킹을 해야할지도 모르니 멈춥시다. 아무튼 간에 이로서 '그냥 북쪽 사투리인갑다'정도로 의심해보죠.
 
아, 저 요리책들 나온 시기가 일제 강점기이기 때문에 일본의 영향을 받았을거란 의혹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명심하세요. 그 때 당시에 경성천리통신이라도 개설해서 이타내라는 전기귀신이 신묘한 술수를 부려서 이곳저곳 소식을 뿌리는 그런 신묘한 기술이라도 개발되지 않는 이상 새로운 음식이 생겨나고 그 이름이 정착된데다 지방 명물이 되기까진 존나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얼마냐구요? 아구찜도 수십년 걸렸습니다. 대충 50년 즈음 되었죠. 헌데 그보다 더 이전 시대에 그렇게 이름이 퍼지고 명물 취급까지 받는다?
닭도리탕을 인민의 비룡이 만들어서 김파마 수령이 한 입 물고 '우오오오! 에미나이의 살결같은 닭살이 혓바닥을 간질고있기라! 이거슨 아바이의 숙원이신 핵폭탄이 내 위장을 흔들고 있지 않갔네!!' 같은 말과 함꼐 부카니스탄의 상징음식으로 만들라는 '천리닭 운동'이라도 벌이지 않는 이상에는 힘들걸요?
 
하지만 그시절엔 김파마도 그 아들내미도, 아무튼간에 돼지3형제가 있었던가? 아, 김파마는 있었겠지만 아무튼 걔네들이 짱먹진 않았을테니 그런 슈-퍼 파급력따윈 없었겠죠.
 
 
 
....어, 거기 국정원아저씨 눈팅하는거 아니까 말씀드리는데 저거 김파마 삼부자 조롱하는거에요. 찬양 아니에요.
아니, 님들 대가리가 딸려서 비꼬는 거 못알아보실까봐서여..... 헤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님들 코로 닭도리탕 궁물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드릴까여? 제가 해 봐서 아는데 말이져.....
정확히 말하면 당해봐서 아는데 말이져........
 
어, 아저씨 잘못했어여 살려주세여 안말할게여
 
 
 
 
 
(4) 지명, 혹은 요리를 만들어낸 이름을 본따 지어졌을지 모른다?
 
저 위에 언급한 해동죽지에 나온 '도리탕'은 한문이 주가 되고 필요할경우 한글주석을 다는 식으로 쓰여졌습니다. 거기서 나온 도리탕의 한문표기는 '桃李湯'. 그냥 단어만 봐선 '북녘놈들이 존나 굶주림에 찌들어서 복숭아와 오얏나무를 탕으로 만든 건가?'라는 의혹이 샘솟기에 충분합니다만, 님드라 부카니스탄 생기기전이 조선시대에는 개성 쪽은 존나 잘사는 편에 속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뭐한다고 복숭아랑 오얏나무 쪽쪽 빨 정도로 굶주렸겠나요.
 
여기서 한 번 관점을 틀어봅시다. 위에 추측들은 그냥 존나 쓰잘떼기 없는 망상일 뿐이고, 정작 만든 놈의 이름이나 만들어먹던 동네 이름을 본따 지어낸 건 아냐? 젠장 그럼 삽푼거잖아
 
말이 되긴 합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음식이 만든 놈 이름을 따거나 어느 지방의 이름을 따오는 건 존나 흔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에 대해선 추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 왜냐? 유래지로 추측되는 지역이 부카니스탄이잖아. 세상이 위험한데 역사적인 문헌 조사하다가 콧구녕으로 닭도리탕 궁물 빨아먹을 일 있나요???
이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조금 더 안전했을 즈음에나 살펴보도록 하고 추측만 해봅시다.
이건 제가 조사하기 귀찮아서 그런 게 아니라 다 정부 탓이니까 정부를 욕하세요.
 
 
 
(5)그 외
 
 
의견 교환을 통해 많은 추측이 오갔습니다만, 굳이 세세하게 항목을 분류하진 않겠습니다. 왜냐?
 
 
 
닭도리탕을 조리하던 와중 도축될 때 버려졌던 닭목이 제 스스로 부리를 열어 '그 음식은 닭도리탕이렸다!'라고 외쳤다는 '계명설'
 
지나가던 외계인이 닭을 제멋대로 해체하고 온갖 괴상한 단어들을 외칠 때 '까쓰뚤락꿔낙튀시랴뮈뚜닭도리탕멤벱세렉겍튀탁깍따' 라는 소리 중에서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한 단어를 본따 만들어졌다는 '외계조리법 도입설'
 
20**년에서 왔다는 정체불명의 광인이 닭을 해체하여 졸여낸 음식을 보고 '이건 닭도리탕이야! 닭도리탕이라구!'라는 헛소리와 함께 닭볶음을 닭도리탕으로 만들어버린 '타임리프 설'
 
1***년 조선에 떨어진 운석에서 튀어나온 우주햄스터가 근처의 닭을 토막내고 손수 조리까지 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억지로 떠먹이려고 하자 사람들이 고개를 내저은 것에서 비롯된 '으어어싫어안먹을거야이쥐새꺄도리도리 설'
 
*조 **년 한 신하에게 음식을 하사한 **임금이 장난으로 '이 음식은 닭도리탕이니 어리석은 이들을 일깨우거라'라는 한 마디 말에 신하 ***는 죽을때까지 세상의 모든 ***을 닭도리탕이라고 알리고 다녔다고 하는 '갑을관계상에서일어난농담이부른대참사 설'
 
 
...비교적 멀쩡한 가설만 말씀드린겁니다.
 
 
 
(6)결론
 
 
닭도리탕 자체는 많은 의혹을 자아낼 수 있는 단어의 미스테리가 숨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가설은 저 미친 헛소리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충분히 그럴싸한 것들이 많습니다. 굳이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열도국 단어랑 엮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말입니다.
 
물논 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습니다.
 
후손들이 이 음식의 명칭이 무엇인지 뒤질때까지 싸우건 말건,
이미 그 이름 지은 사람들은 이 세상에 없으니 알아낼 길이 없으니까요.
 
 
 
그냥 쓸데없는 시간때우기용 추측일 뿐이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댕큐베리마치.
 
 
 
p.s 참고로 전 '갑을관계상에서일어난농담이부른대참사 설'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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