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포함한 4대 도시 지하철 노조가 21일부터 일제히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 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직원들의 평균연봉을 비롯한 운영현황과 노조 요구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주요일간지에 두 회사는 “현재 한달 19일 근무에 연봉 4,500만원을 받는 서울 지하철, 파업이 과연 옳습니까?”, “앞으로, 한달 14일 근무하겠다고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이유, 들어줘야 합니까?”하고 파업중인 지하철 노조를 겨냥,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이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연봉이 서울 지하철공사는 4,480만원, 도시철도공사는 4,095만원이다. 지하철공사의 경우 직급별 평균 연봉이 가장 적은 8급(31세)은 2,917만원, 5급(41세)은 4,400만원, 과장급(50세)은 5,400만원, 차장급(53세)은 6,369만원으로 명시돼 있다. 노조간부의 경우는 평균 4,147만원, 최고 5,519만원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공사도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는 또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인력충원 1,684명(지하철공사) 2,252명(도시철도) △임금 5.4%인상(지하철공사) 8.1%인상(도시철도) △주당근무시간 31.6~33.5시간(동일) △월 근무일수 12.9일(지하철공사) 14.5일(도시철도)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조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242만원(지하철공사 기준)의 인상액이 더해져 지하철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4,722만원에 이른다. 일당으로 계산하면 현재 20만 7000원에서 28만원이 된다. 시간당급여는 4만원으로 환산된다. 결국 지하철 근로자의 시간당급여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시간당급여 2,500원의 무려 16배나 높고, 공공부문 아르바이트의 시간당급여 3,750원에 10배나 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양 공사는 지난해 적자가 각각 2,690억원과 3,540억원이라고 밝히고 “시민 세금으로 지난해 1조 2000여억원을 보조받았는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인건비로 연간 1,976억원이 추가 지출돼야 한다'고 자금 압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질타의 목소리가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지하철 노조 게시판에 줄을 잇고 있다. 한 시민은 “나는 한 달에 반은 밤을 꼬박 새서 일하지만 이들 연봉의 2분의 1정도만 받고 있다”며 “이 기회에 연봉 4,000만원이 보장되는 지하철로의 전직을 심각히 고민 중”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아이디 ‘지하철’을 쓰는 네티즌도 “머리에 둘린 빨간띠만 보아도 진절머리가 난다”며 “공공노조는 더 이상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아니라 국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덩치만 키우는 이기주의자들”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한편 지하철 파업 이틀째인 22일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업무처리에 일손이 달려 애를 먹는 등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는 가운데 갈수록 시민들의 짜증과 불편이 가중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