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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하고 싶은데.. 인생선배님들 제발 도와주세요...
게시물ID : gomin_6455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깜표
추천 : 0
조회수 : 1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3/30 22:10:35

안녕하세요. 저는 23살로 그냥 평범한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학생입니다.


저는 어린시절부터 공부만 해왔습니다. 공부 말고 다른 길로 나가면 큰일날 줄 알았습니다. 


부모님은 저에게 공부 말고 다른 길은 전혀 알려주지 않으셨고, 공부해서 출세하는것이 최고다 라고만 하셨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저는 꿈이라는게 없는 인간이였습니다. 그냥 태어나서 지금까지 봐왔고 여태 주위에 있던 건 오직 공부하는 사람들 뿐이였으니까요.


성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평범하게 공부 열심히 하고 고등학교 졸업해서 재수한번 하고 괜찮은 4년제 대학 금융관련 학과에 수석 장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 밴드동아리에 보컬로 가입했습니다. 그냥 해보고 싶었어요. 무대위에서 노래부르는게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음악을 공부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내 적성은 이거구나'


그동안 봐온 로피탈 정리와 베이의 공식, 각종 경제적 현상과 용어 등을 배울때와는 달리 정말 너무나도 즐겁더라구요.


적성이라는게 단순히 음악적으로 타고난걸 말하는게 아닙니다. 음악을 공부하고 있으면 정말 즐거웠고, 일반적인 학생들이 도대체 이걸 지루해서 어떻게 하냐는 화성학, 음악사를 배우면서도 저는 너무 흥미진진했습니다. 


교양으로 음악사를 듣는데.. 다른학생들이 퍼자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이 재밌는 과목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미적분을 공부하면서 느끼는 지루함을 저 학생들은 여기서 느끼는구나... 저 친구들은 음악에 관심이 없으니깐 저러는구나.. 


그전까지는 그냥 '너무나 재밌다' 수준이었지만, 별 생각이 없었던 저도 나이가 23살이 덜컥 되 버리자 고민이 생겼습니다.


저는 동아리를 한다고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병역을 해결한다면 사실상 25살인 셈이죠. 물론 젊은 나이이지만, 앞으로의 진로를 확실히 잡고 그쪽으로만 노력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걸 느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게 확 느껴졌습니다. 음악과 공부, 둘 중에 하나를 확실히 택해야 할텐데 말이죠.


솔직히 마음같아선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럼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현실이 녹록치가 않더군요


부모님은 일단 절대 반대하십니다. 너에게 23년간 공부로 들어간 돈이 얼마인지 아느냐... 음악같이 딴따라같은거 해서 절대 등따시고 배부르게 못 산다... 너 음악할거면 나랑 연을 끊을 준비를 해라... 정신 못차렸는데 군대나 갔다와라..


얘기를 계속 해 보고 알았습니다. 제 부모님은 제 인생을 제가 원하는대로 사는걸 원치 않습니다. 부모님 보기에 흡족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부모님의 바램입니다... 제가 주인공인 일종의 육성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두분다 학력이 꽤나 좋고, 집안 분위기 자체가 공부만 해온 집안이기에 더더욱 반대하는걸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일단 공부를 하고 있긴 하지만, 모 가수분의 공연을 보고 크게 감동받아서 그분을 찾아가 현재 노래를 계속 배우고 있으며, 동아리에서 노래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께는 비밀로요.


그러나 저 스스로 이러한 현실이 매우 싫습니다. 왜 나는 마음에도 없고 보기싫은 미적분 그래프나 보고 있어야 하지? 이시간에 음정 연습하면 훨씬 좋을텐데... 내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통계 그래프가 아니고 화성학이라면 난 A+ 받을 자신이 있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본격적으로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다면, 일단 집안에서의 지원이 끊어집니다. 네.. 솔직히 사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23살입니다. 부모님 지원 없이 꿈을 쫓아 학교를 자퇴하고 알바와 학자금대출로 돈을 마련해서 음대를 다닌다..? 너무나도 막막합니다... 설득하라는 소리 하지 말아주세요.. 보수적이고 공부만 해온 집안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음악계통의 인맥은 지금 절 가르쳐주시는 가수분 외에 아무도 없습니다. 23년간 공부만 해왔죠. 너무나도 미래가 불확실하고 그것이 두렵습니다. 무난하게 졸업해서 무난한 직장 들어가고, 괜찮은 여자 만나서 이러쿵저러쿵 살다가 무난하게 죽겠죠.


압니다. 무난하다고 마구 써놓긴 했는데, 학점 좋게 졸업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좋은 직장 가지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부모님의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한국사회에서 비주류인 음악으로 먹고사는만큼의 가시밭길은 아닐 듯 합니다. 


음악이 너무나도 하고 싶으나, 당장 음악을 전공하는것의 어려움, 그 고생을 해서 음악을 전공하고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 이것이 제가 주저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 이것이 과연 지금 저에게 옳은 일일까요?




인생 선배님들, 제발 도와주세요. 여러분의 한마디가 제 인생을 결정지을지도 모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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