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파이팅하소서.
“아이고, 학생들이 발밑에서 유리창을 두들기며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데…. 5명 정도는 꺼냈는데, 남은 아이들은 다 죽었을 거예요.”
화물 기사로 배에 탔던 김동수 씨(50)는 옆으로 기운 배 위에서 헬기의 호이스트(물건 사람 등을 끌어올리는 장치) 구조 차례를 기다렸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학생들이 유리창을 있는 힘껏 두들기고 있었다. 생존자들이 피난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기자와 만난 김 씨는 “미처 못 구한 남학생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미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승객들이 힘을 합쳐 다섯 살배기 여아를 구해내기도 했다. 3등칸 플로어룸에 묵었던 김모 씨(59) 등 4명은 침몰이 시작된 뒤 권모 양(5)이 혼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닥으로는 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이들은 권 양을 안은 채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기울어진 배 내부를 올랐다. 간신히 출구까지 오른 뒤에는 먼저 빠져나가 있던 여학생들이 권 양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