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요즘 로트와일러 이야기가 나와서 쓰는 로트와일러 키웠던 썰.
게시물ID : animal_40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고라
추천 : 12
조회수 : 149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31 01:03:11

필자는 현재 25살입니다.


때는 고등학교 2학년때, 중간고사 기간이었어요.


친구와 같이 공부하려고 밤늦게 야자 끝내고 우리집으로 향하니, 현관문앞에 자그마한 박스가 있고 까만색 꼬리가 없는 주먹만한 강아지가 있었어요. 눈 위에는 갈색점이 2개. 


어머니가 동물 키우는거 냄새나고 털 날려서 싫어하신지라 동물을 키우지 못했었는데, 일하는데서 키우는 로트와일러가 새끼를 많이 낳아서 한마리 얻어왔다고 하셨어요.


이름을 어떻게 지어줄까~ 하면서 네이버 검색해서 쥬니버에 동물이름 짓기 라고 있길래 그거 보고 제시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제시는 날이 갈수록 덩치가 커지고 있었죠. 저는 처음 키우는 강아지라서 이것저것 검색해가며 


히틀러가 잘때도 침대밑에 두고 잘만큼 주인을 섬기고 공격성도 강한 개라는걸 알고 난뒤에 엄청 아끼며 돌봐주었어요(왠지 멋있었어요)


아빠랑 같이 집도 지어주고, 집 뒷마당에 텃밭이 있고, 차댈 주차장도 있고 한곳에 돌을 쌓아두었던곳을 시멘트로 포장하고, 새로 만든집도 놓았죠.. 물론 주변에 철조망 치는것도 잊지 않았답니다. 


조그마할때는 동네 뒷산에 같이 산책도 가고 강가에 나가서도 같이 산책하고.. 물론 목줄을 채우고 30cm정도만 거리주고 꼭 잡고 다녔죠. 


제가 사는곳이 좀 농촌 시골인데다가 주변에 어르신들이 조금 계셔서 6개월쯤 자라니깐 애가 몸무게가 40kg쯤되고, 앞다리를 들면 제 어깨에 다리를 얹을만큼 많이 자라서 밖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저는 아침 7시에 학교가서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생활을 반복하면서도 처음 키우는 강아지라서 이것저것 훈련 시키는 재미도 들고, 학교 저녁시간에 잠시 나가서 동물병원에서 개껌을 사다 주기도 하고.. 


처음 앉아! 를 훈련시키고 말을 들었을때 그 감동이란.. ㅠㅠ


덩치가 크다보니 먹는것도 많이 먹고.... 싸는것도 푸짐하게..... 하악.. 매끼니때마다 안쓰는 프라이팬에 사료를 가득 담아줘도 깨끗하게 해치웠답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또 이년이 지나고... 


암컷이었는데, 혼기가 온것이었어요.. 마땅한 짝이 근처에 없어서 다시 데려온곳에 문의를 하니깐 수컷 강아지를 찾아 주겠다고 해서 


다시 발정기(*-_-*)가 왔을때 데려 가서 2시간여 따로 보내고 있다가 다시 집에 데려왔죠.. 두달여가 지나고, 겨울이 왔어요.. 그리고 제시의 배는 많이 부풀어 올랐어요. 때가 왔구나 싶어서 집안에 이불도 넣어주고, 중학교 교복으로 입던 마이도 넣어주고.. 따뜻하라고 백열전구도 달아주고 많이 신경을 써줬어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 제시네 집에서 끼잉끼잉 하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배가 홀쭉해져 있고, 강아지 소리가 들렸어요. 


"와~ 강아지 낳았구나!" 하며 신나는데, 어른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는 새끼를 낳으면 과잉보호 한다고.. 사람 손타면 새끼를 물어뜯거나 잡아먹을수도 있다고 한게 기억나서 일부러 보러 가진 않고 밥만 넣어주고, 응아만 치워주었어요. 


그런데..... 이틀째 되던날,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겁니다.... 무언가 심상치 않아서 제시네 집을 들여다보니... 


집 바닥에 만들때 나무판자 사이에 틈을 두었었는데, 만약 집안에서 용변을 보면 밑으로 빠져나가라고.... 


그런데 그 사이로 새끼 9마리가 태반채로 미끄려져 들어가서 어미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얼어죽어 있는겁니다.. ㅠㅠ


아빠랑 같이 눈도 못떠보고 죽은 9마리의 강아지를... 뒷산에 묻고... 제시에게는 특별히 맛난 간식과 미역국도 해주고..... 정말 미안하다고 몇번을 사과 해주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제시는 충격이 강했던지.. 


밥도 잘 안먹고... 물도 잘 안먹기 시작하더니.... 


약 3달후.... 개나리가 필 즈음에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후로....강아지나 고양이를 싫어하시던 엄마도 애정을 듬뿍 주었던 제시가 허무하게 우리 곁을 떠나가자 우리 가족은 동물을 키우지 않게 되었어요.... 


그러던 제작년, 또 어머니가 친구에게 조그만 강아지를 얻어오셧는데, 너무 자그마하고 귀여운 Mix종의 강아지였답니다. 갈색점이 박힌.. 


초코우유색깔 털이라서 이름을 코코라 지어주었는데.. 

 

(개 풀뜯어먹는소리 ㄴㄴ해, 나뭇잎 뜯어먹는 사진)

이녀석은...... 일주일만에......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귀여워서 누군가 데려갔으리라 믿어요..

뒷마당 대문이 안이 너무 잘보이게 되어 있어서 지나가던 초등학생들이 귀엽다고 맨날 난리였거든요..

 

엉엉 이놈을 마지막으로......

 

저희집에는 아직 강아지가 없답니다! 이쁜 집도 있는데.......ㅠㅠ

 

전 현재 나와서 살고 있는데, 왠지 가면 또 한마리 얻어놓을거 같은 기분이 드는건 함정임 ㅋ

 

 

 

제시야~ 좋은데 가서 잘 살고 있지? 오빠가 너한테 큰 상처줘서 미안하다! 그곳에선 행복하길...

 

코코야! 넌 어디가있니? 함 보고잡다 ㅠ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