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저학력 대출자에게 낮은 신용평가 등급을 매겨 개인 신용대출 수만 건을 거절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학력 차별로 인해 대출 고객들이 부당하게 부담한 이자만도 수십억 원에 달했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공개문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개인별 학력을 직업이나 급여 이외의 별도 신용평가 항목으로 분류해 학력별로 평점에 차등을 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졸 이하는 최하 점수가 13점, 석·박사의 경우 최고 점수 54점까지 배점하는 식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상 개인별 학력 차이는 직업이나 급여 등 기존 평가항목에 영향을 미치는 데도 학력을 별도 항목으로 평가해 개인 신용대출을 거절하거나 대출 금리를 더 부담하게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개인 신용평가 항목 중 학력 차별을 없앤 후 개인 신용을 재평가한 결과, 2008~2011년 사이 개인 신용대출 거절 건수 4만4368건 중 학력 탓에 거절된 대출은 무려 1만4138건(31.9%)에 달했다. 대출 신청건수 가운데 1/3이 은행의 부당한 학력 차별로 인해 거부된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학력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게 평가돼 대출자가 더 부담한 이자도 1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건수 기준으론 개인 신용대출 15만1648건 중 절반 가까이(48.7%)에 해당하는 7만3796건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