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작/팬픽] 우정은, 정말 마법이구나. -1-
게시물ID : pony_385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뉴-Lv1
추천 : 8
조회수 : 32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3/31 19:59:47

또 다시 그 날은 나에게 다가왔다.

이젠 겨울이 지날 때면 항상 나에게 찾아오는 그 날.
그 날은 모든 포니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Winter wrap up 행사를 성황리에 마치면 항상 시작되었다. 

항상 변함없이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는 분명히 쌓여 있었던 새하얀 눈들은 어느센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고,
바람은 이제 더 이상 차가운 냉기를 담지 않고 꽃의 기분좋은 향기와 따스한 공기를 머금고 있으며, 
호수 위를 뚜껑처럼 덮고 있던 빙판이 이미 모두 자신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는 아침이 시작되는 그 날이.

그런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던 나는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창틈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 빛과 내 몸을 감싸듯이 불어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기 전에 나는 바깥에서 먼저 일찍 일어난 부지런한 동물들이 봄을 마음껏 만끽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을 수 있었다.

사실은, 아직도 잠에 취해 있던 나에게는 그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 날이 왔구나 하는 실감을 느꼈다.

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 소리를 즐기며 눈을 떴다.
대견하게도 아직까지 자신의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소파에 있었던 나는 닫아놓지 않고 있었던 창문이 부드럽게 
바람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이제 곧 스스로 알아서 떨어질 것 같은 경첩 부분이 내는 비명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 안쓰러운 모습을 본 나는 나도 모르게 조금은 상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아."

나는 한숨을 한 번 푹 쉬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팟' 하는 평화로운 봄날에는 어울리지 않는 약간 요란한 소리와 한 순간의 빛이 번쩍한 뒤에는 내가 의도 한대로 걸쇠는 
 그 시절의 걸쇠에 있던 모든 흔적을 마저도 가진채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완벽하군."

그런 창문의 모습에 나는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입에 살짝 웃음을 머금고는 기지개를 피며 소파에서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굳어있는 몸을 움직이며 나는 이제 활기찬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로 했다.

다만, 예전의 내가 즐겼던 혼돈의 아침은 아닌 그저 이제 겨울 잠에서 일어난 동물들을 돌봐주는 '그녀'가 즐겼던 평범하며,

그녀들이 말했던 조화롭고, 아름다운 아침을.


내 이름은 디스코드.

나는 지금과는 달리, 예전부터 내가 태어날 때 부터 가지고 있었던 마법의 힘으로 여러 가지 많은 혼란과 불화를 일으키고
그런 절대적인 혼돈 속에서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녀석들을 보며 웃고 지내며 지내던 혼돈과 불화의 정령으로써,
자신의 역활에 충실했던 아주 성실한 정령이였다.

지금은 이젠 그런 악당같은 역활에서 은퇴를 하고는, 

"자, 나의 귀여운 아가들아 너희들이 깨어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단다."

"찍찍찍! 찍 찍찍찍!"

"오, 그건 정말 미안하게 됐단다. Mr.tar. 나도 너희들을 직접 깨워주고 싶었지만…."

"찍?"

"실수로 변신 마법이 풀려서 아주 한바탕 난리가 났었단다."

"찍찍…."

"오, 이런. 네가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단다. 난 너희들 마음 다 이해한단다. 다음 Winter wrap up 행사 때는 꼭 참여하기로 할게"

"찍!"

"고맙기는! 하하, 오히려 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는 너희들에게 아주 감사하단다. 자 이제 어서 집으로 가자꾸나." 

이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 장소에서 동물들과 함께 시간의 흐름 속에 나를 맡기며 그들이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동안에 
안 좋아 질 수도 있는 건강 상태를 살피고, 다치거나 건강이 안 좋아진 애들을 돌봐주거나 하며
학자들의 책 속에서 혼돈과 불화의 정령이자 제왕인 디스코드 정도로만 남아 있을 뿐인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어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내가 직접 아이들을 깨우러 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아침을 보내고 있다. 

"모두들 정말 미안하게 됐구나."

나는 다행이 밖으로 나온지 얼마 걸리지도 않아 나의 모든 아이들에게 사과를 빌 수 있었고, 조금전의 Mr.tar를 끝으로 
나의 아이들은 모두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될 수 있었다.

내 아이들은 다들 나의 사정을 잘 이해해주는 덕분에 모두들 마지막으로 나의 사과를 듣고는 화내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나를 오랜만에 보는 것이 반가워 시종일관 웃음을 짓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물론 그런 아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였고, 겨울잠을 끝낸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꿈과 현실 사이를 헤매고 있는 잠꾸러기 녀석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다들 나의 사과에는 모두가 각자의 울음소리로 확실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모두들 괜찮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들을 해주었다.

"그것 참 고맙구나!"

나는 그런 아이들의 반응이 안심이 되어 나도 환하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사과를 끝내고 정말 오랜만에 모두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향기로운 꽃들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에 휘날리는 꽃들의 향기에 이끌려 
투명한 햇살에 비치는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나비들이 모이는 들판을 가로지나가는 길이였다.

올때는 나 홀로 지났던 그 길을 다림쥐와 새들과, 그리고 토끼들과 함께 지나가며 나는 모두와 마치 
봄소풍이라도 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조만간에 가질 봄소풍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바람에 부드럽게 몸을 맡기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내 손가락에 올려놓고는 막연히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그런 생각이 드니 오늘 날의 따뜻한 바람과 싱그러운 봄날의 햇살과 분홍색의 나비들이 그저 아쉬울 뿐이였다.

오늘은 봄소풍을 갈 시간이 없으니까.

나는 들판을 걸으며 생각한 봄소풍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 두고는 얼마걸리지 않아 우리들의 정겨운 집으로 도착 할 수 있었다.
이젠 많이 낡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예전에 풍기던 그 냄새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추억이 간직되어 있는 우리들의 집.

"돌격!!!!!"

나는 그런 집 앞에서 손을 힘차게 높이 치켜들며 이 말 한마디를 큰소리로 질러냈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우르르 몰려가 집으로 달려갔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웃음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겨울 내내 잠을 자고 있으면서도 아이들의 재치는 여전히 넘쳐나고 있었다.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은 나는 눈물이 나올 것 같을 정도로 웃은 다음에서야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나 동물들과 잘 지내고 있다니.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봤다면 입이 쩍 벌어졌을 것이다.

"이건 말도 안돼! 내…내가 얘들하고 이렇게 지낼 수 있다고? 너 무슨 최면이라도 건거 아냐?"

예전의 나 였다면, 분명 바닥까지 벌어진 턱을 당기고 눈도 한번 비비고 나서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하긴, 옛날의 내가 보일 저 반응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포니도 아니면서 염소 수염과 사슴과 염소의 뿔과 길다란 송곳니에 뱀의 혀, 사자와 독수리의 손, 페가수스와 박쥐의 날개, 
염소와 도마뱀의 다리, 마지막으로 용꼬리 같은 뱀의 꼬리를 가진 존재는 자연속의 완벽한 돌연변이나 마찬가지인 나.

사나운 동물이 아니라면 나의 이런 모습과 시도때도 없이 악의가 가득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고 겁을 안 먹고 
도망가지 않을 동물들이 없었으니 말이다. 

뭐, 그런데 지금은 잘도 이런 생활을 보내고 있다. 
모습과는 관계없이, 나는 이제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으니까.

이게 전부 다 나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첫 친구, 플러터샤이의 부탁 덕분이다.


참 예전의 일이였다.

내가 돌 되서 깨어났다가 다시 돌 됐다가 다시 풀려나고 한 일이 있었고 그녀와 내가 친구로 지내기로 한지 
한달이 넘어가던 날, 우리는 둘이서만의 작은 티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 날은 오늘처럼 참 날씨가 좋아서 밖에 나가서 봄소풍이나 피크닉 티파티를 하면 최고일 날이였지만, 아쉽게도 
내 덕분에 그런 건 꿈도 못 꾸고 얌전히 그녀의 집에서 홍차나 마시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다른 조화의 원소를 가진 포니들이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느라 사사껀껀 
내가 하려는 평범한 행동에 태클을 거느라 피곤했던 그 시절에 그녀와 서로 참 사소한 이야기들만 하며 보내는 시간은
참으로 안락하고 즐겁기 그지 없었다.

"저기, 디스코드. 당신은 동물들을 좋아하나요?"

"동물들? 그런건 갑자기 왜 묻는거지?"

"엄…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조금 궁금하기도 해서요…또…그러니까…."

"그러니까뭐? 플러터샤이."

"디스코드, 제 생각이지만 동물들이 당신을 상당히 무서워 하는 것 같아서요."

"뭐, 그렇지. 날 무서워 하지 않거나 의심하지 않는 포니는 너뿐이고 의심만 하는 알리콘은 셀레스티아와 루나 뿐이니까.
동물들이 날 무서워 할 수도 있는거지."

"음…그래서 그런데 말이죠 디스코드. 동물들이랑 친해질 생각은 없나요?"

그녀가 내가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보는 것이 어떻냐는 권유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없어."

나는 처음에는 무리라고 딱 잘라 말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나를 피하기만 하였고 나는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몰라 어쩔 줄을 몰랐었고,
너무 어린 동물들은 내가 다가오면 울어버리고 말아서 그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다.

"왜요?"

"동물들은 날 무서워 해. 꼭 다른 포니들처럼 말이지. 지금 네 집안을 채우고 있던 녀석들도 없잖아."

"네? 그럴리가…."

플러터샤이는 그 때서야 동물들이 슬금슬금 빠져나간 것을 눈치 챈 덕분에 나의 말에 당황하며 주의를 둘러보다 
내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주인님을 버리고 가다니, 매정한 것들.
나는 플러터샤이의 당황하는 반응을 보고는 차를 마시며 나지막하게 생각했다.

"음, 그건 그렇네요."

그렇지만, 그녀는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래도, 내가 디스코드와 친구가 되기로 노력했던 것 처럼 시도는 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엔젤은 당신을 무서워 하진 않잖아요? 그럼 적어도 희망이 있는건 아닐까요?"

"아 걔는 그냥…."

성격이 시니컬한 녀석이여서 그런거 잖아라고 나는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플러터샤이가 마음 상해할까봐 그냥 말끝을 흘렸다.

"제발요, 디스코드. 제가 '친구로서' 부탁할게요."

나는 그냥 말끝이나 흐리며 어물쩡거리다 들려온 그녀의 말에 약간 놀랐다.

"친구로서?"

친구로서라니, 플러터샤이는 몰랐겠지만…참 치사한 말이였다.

"네, 친구로서요."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거절하기가…곤란한데 말이지. 너한테 빛을 진 것도 있으니 말이야."

"빛이요?"

"…네가 내 친구가 되준 빛 말이지."

나는 거의 혼잣말을 하듯이 작게 중얼거리며 말했다.

나는 플러터샤이가 내가 깽판을 치고도 나를 믿고 친구가 되어 준 것이 거의 은혜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를 부탁으로 그런 제안을 하다니.

나는 절대로 동물들과 친해질 수 없을거라고 참 옛날부터 단호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부탁하다니.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하나 찻잔도 놓고 고개를 숙이고 잔뜩 얼굴을 찌푸렸다.

아, 다시 거부하기에는 이제 마음이 편치 않은데…그래도 어차피 못할건데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것도 안 좋을텐데….

"음, 디스코드?"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를 그녀가 잠시 지긋이 보고는 내 이름을 부르자, 

"그래, 그래…어디 한 번 시도는 해봐야지."

에라, 모르겠다. 도전해보자!
그렇게 속으로 되뇌이고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부탁을 수락했다.
당연히 후회는 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것이였다.

어쨌든, 그 이후 부터 나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그 때, 나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 손사래도 치며 플러터샤이에게 대답하였지만, 
솔직히 지금와서 그 때의 심정을 말하자면…무서웠다.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것은 내가 직접 친구를 사귄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였다.

내가…나 이 디스코드가 친구를 사귄다니

이건 그녀가 나의 친구가 '되어 준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내가 플러터샤이와 친구가 되기 전까지 나와 다른 생명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오직 나의 장난질과, 그들을 조롱하는 말들 뿐이였다. 

애초에 나는 혼란과 불화를 담당하는 정령이여서 나는 그런 것 밖에 할 줄 모르는 존재였으니까. 
그래도 이제서야 남들이 다 하는걸 흉내내면서 친구를 상대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찰나에, 갑작스럽게 친구를 만들라고 하다니.

갑작스럽게 생겨난 막중한 임무에 나는 한 숨을 쉬고 싶었다.

나는 어쩌면 그녀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절대 그럴리는 없었지만.

그저 내가 너무나 어려워하는 그 일은 남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여서 
그저 아무리 배려심이 높은 플러터샤이라도 나의 감정을 모두 알아주지는 못한 것일 뿐이였다.

애초에, 나는 그녀에게 그런 것에 관하여 말을 꺼낸적이 전혀 없으니까.
그게…그런 건 얘기를 하기가 좀 창피하니까 말이다. 

나는 그 티파티 있던 날 이후로 무려 3개월 동안이나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시도를 해봤다.
동물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먼저 다가가 가보는 것은 기본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사해보고 
그 모든 것들을 구해서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거나 '친구 만드는 법' 같은 몰래 새벽 시간에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거나 
숲 속에서 잠복도 밥 먹듯이 했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