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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사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facebook
게시물ID : sisa_3758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Jo
추천 : 3
조회수 : 85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4/01 00:20:35

진주의료원 문제 때문에 시끌시끌합니다.

대다수의 의료이용자들은, 그리고 얼마전에 방송되었던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방송을 본 사람들은 아무리 적자가 나더라도 '공공의료'를 포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사태에는 이러한 문제도 같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진짜 '공공의료'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는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단지 북유럽의 많은 나라들처럼 공공병원의 비중을 늘리기만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그 전에 우리나라의 공직사회에 만연한 무사안일주의부터 뿌리뽑혀야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까요?





< 홍준표 깡다구 >

진주의료원 폐업문제가 지역(경남)문제에서 전국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나도 최근 어떤 의료원(공공병원)에서 두달정도 알바의사로 일했다. 터져나오는 구역질을 참으면서. 게으르고 고집스럽고 오만한 의사들 때문에. 아마 진주의료원은 경영성과표를 가지고 페업결정을 내렸겠지만 그처럼 초라한 경영실적표의 이면에는 게으르고 방만한 조직문화가 원인이다.
.
내가 최근에 일했던 병원원장은 개혁성향이 강한 대학선배인데 부임한지 얼마안됐다. 나보고 ‘함께 개혁’하자고 꼬드겼지만 난 안넘어갔다. 구조적으로 개혁 불가능할꺼 같애. 폐업하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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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돈이 좀많아서 의료원 바로 옆에 종합병원 지으면 장사가 잘될거 같았다. 페친중에 투자할 듯이 있으신 분은 연락주시도록.(ㅋㅋㅋ) 그러면 그 ‘의료원’망하게 할수있으니. 그 지역의 단체장은 합리적인 사람인듯 했다. 그 단체장의 철학은 ‘공공의료’의 수행을 꼭 ‘의료원’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같은 예산을 의료원의 적자 보존에 쓰는 것보다 민간병원에 지원을해 ‘공공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훨씬 더 정책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의사들의 게으름은 집요하고 기술적이었다.
1) 절차를 많이 만든다. 
새벽 4시에 타병원에서 환자 전원요청이 들어왔다. 응급실을 책임지는 나는 (물론 임시지만) 전원을 허락하고 입원 결정을 내렸다. 다음날 아침 내과 과장이 전화가 왔다 “당신이 입원시켰으니 당신이 환자봐!” 거의 JR수준. 입원 결정이 부당한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도 안하고 왜 자기 허락받지 않고 입원시켰냐고 만 반복한다. 나의 행위를 병원내 무슨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한다. 
‘좋다 잘됐다’고 위원회가 열릴 날을 기다렸는데 한차례 연기하더니 흐지부지 됐다.
알고 보니 그병원 꼭두새벽의 입원 결정은 원래 없었다. 응급실에 타병원으로부터 전화가다음날 걸러오면 “날이 밝으면 보호자께서 소견서를 가져와 각과 과장과 상의를 하고 입원 허가를 먼저 받아야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보호자나 환자를 지쳐 나가 떨어지게해 입원을 포기하게할 심산인 것이다. 밤중에 신속히 입원 결정을 못내리는 응급실. 그게 응급실이냐? 응접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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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과장은 책을 썼다. 수술하는 과인데 병원서 함부로 수술받지들 말라고... 언론에도 북(book)기사가 실렸다. 물론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하는 짓은 그게 아니었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도 거부다.
한밤중에 68세의 화농성 관절염 환자가 체온 38.6도의 고열환자가 왔는데 입원시키지 말랜다. 얼른 항생제 주사도 주고 관절에 고름도 세척해내고 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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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T는 128채널짜리 최신 고급기종이다 웬만한 대학병원을 능가한다. 
어깨골절이 긴가민가 해서 CT를 찍으려했는데 못찍는단다. 담당 x-선 기사가 어깨 등 팔다리 CT찍는 방법을 모른다고. 아마 진주의료원도 이런 기계 사놓고 놀리고 있으니 적자가 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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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풍환자가 왔는데 뇌속을 잘들여다 보게하는 조영촬영도 안된다고 한다. 밤중에 사고 나면 골치 아파진다고. 에이 그러는게 아니지. 사고가 무서우면 엉덩이 주사도 놓지 말지. 

이런 사례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루는 병원간부들 모아놓고 회의가 열렸다. 
병원장이 뭔가 결정된 사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내가 질문했다.
“저는 오늘 첨듣네요. 그런 사항이면 우리 응급실 수간호사도 액팅 간호사도 의견을 미리 제시할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없었네요?”
. 
병원내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런 질문을 ‘원장한테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했나보다. 
그런데 병원에서 소문이 잘못난게 있었다. 나를 원장이 데러왔다고. 난 그저 알바 의사구함 공고보고 온것인데. 
어쨌든 이 질문 사건이 있은 후 원장의 개혁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나를 자기편으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원장을 씹어대는데…
그야말로 ‘반동’ ‘개혁저항세력’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나야 그래봤자 나는 알바니가 조용해 있었지. 그들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그밖에 말은 차마 옮기지도 못하겠다. 
어쨌든 지금 그병원은 위로부터의 한사람의 개혁이 시작되고 있지만... 잘될지 모르겠다. 그 선배 파싹 늙을까봐 걱정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사람이 아니다. 조직이 문제지. 

‘우리나라 문화는 어쩌다고 공공=게으름이 되었나’ 그런 문화적인 배경이 무엇때문일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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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원근무기간을 마치고 나올때 쯤 간호사들에게 장광연설을 했다.
“이 병원 끝내 주는 병원이야. 환자도 별로 없잖아. 당신들 밤새도록 인터넷만 하는 날도 있고. 게다가 뇌물 같은 것만 받지 않으면 절대 안짤리지. 당신들 중 액티브한 현장을 좋아할 사람은 답답하게 느낄지도 모르겠어. 그치만 인생은 길게 보는 거야. 헛바람 들지말고 잠자코 여기서 근무해. 솔직히 말해 당신들 지금 이 실력으로 민간병원 가면 ‘그동안 뭘 배웠냐’고 구박 엄청나게 받을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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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내부사정이야 내가 어떻게 알겠나. 그렇지만 안봐도 비디오다. 최근 2년간 내가 경남 부산지역에 과장 및 병원장으로 일했을때 진주의료원 소문은 나한테 까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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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의 보건당국도 진주의료원 때문에 골치아파한다는 애기도 많이 들었다. 경영정상화 조치에 대해 사사껀껀 노조가 반발했다고. 
담당공부원은 노조가 수고꼴통이라고도 했단다. 
이미 진주의료원은 김두관지사 그 이전에 김태호 지사때부터 문제 였다고한다. 마산의료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새로 부임한 원장은 노조때문에 6개월도 못넘기고 사표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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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홍준표다. 깡다구다. 전임지사들이 후폭풍이 두려워 주저주저한 사한을 뚝심좋게 밀어부치고있다. 다른 일은 맘에 안드는데 이건 잘한다. 

내가 최근 근무했던 그 병원에는 종종 민간병원 관계자들이 찾아온다. “여기서 처리하기 힘든 환자가 오면 보내달라”며 민간병원 원무과 직원들이 온다. 컵라면도 사오고 밀감도 사다주고 그런다. 그런데 이들의 행태가 조금 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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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수간호사의 말.
“전에는 돈되는 환자를 보내달라고 했어요. 보호자가 없거나 의료급여환자는 안받을라고 하고 . 지금은 행여(거지)환자도 보내달래요. 그만큼 불황이 심해졌나봐요. 근데 마음이 편치 않아요. 저런 환자가지 다가져 가면 우리병원에 입원시킬 환자가 없어져서. 그럼 (지자체에서) 무슨조치가 내려올거 같기도하고"
그가 또 말한다. 
“간부회의 때는 이런애기 꺼내기가 어려워요. 주의깊게 듣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무슨일 있겠어하는 심정으로 듣고 있고. 저 또한 원장편으로 찍힐지도 모르고. 직원들끼리 인간관계가 절단 날까 두렵고. 저도 입다물고 있어요.”

진주의료원 폐업은 잘한일이다. 수십억 적자를 안고 있을게 아니다. 공공의료의 수행을 민간에게 맡기면 수억으로 줄일수도 있다. 
폐업조치?
그래봤자 전국의 의료원이 조금 정신이나 차릴까 말까 하는 정도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이고 이 개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폐업이라도 시켜야한다. 폐업반대논리는 다분히 프레임시각이고 진영논리다. 
자신과 이웃이 내는 세금이 게으른 사람들의 자리보존을 위해 쓰인다는게 화나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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