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에 녹조 현상이 나타나자, 환경청이 수천만원을 들여 녹조 덩어리 제거 작업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영산강 상류인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동 서창교 인근에서 1700만원을 들여 용역회사를 통해 초록색 식물 플랑크톤인 녹조 덩어리 제거 작업을 20차례 벌였다.
광주의 ㅎ용역회사 직원들은 하루 6~7명씩 영산강에서 녹조 덩어리를 건져내 쓰레기봉투에 담아 옮겼다. 용역비엔 1인당 하루 7만원씩의 인건비와 쓰레기봉투, 구명조끼 등의 비용도 포함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지 않아 영산강 전체적으로 조류 발생의 원인이 되는 클로로필 에이(a) 수치가 많이 올랐다"며 "녹조 덩어리가 서창교 부근에 몰려 미관상 좋지 않아 걷어냈다"고 말했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을 보면, 클로로필 에이의 수치가 지난 5월 광주 2-1구간(서창교 부근)에서 물 1㎥당 133.4㎎으로 측정돼 2009년 5월 34.2㎎보다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예보제는 호소의 클로로필 에이 농도가 물 1㎥당 70㎎ 이상일 때 발령된다.
최지현 '4대강사업 중단을 위한 광주·전남공동행동' 사무국장은 "보 건설 이전에는 녹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서창교 인근에서 조류가 발생한 것은 강이 썩고 있다는 증거"라며 "막대한 국고를 쓴 4대강 사업의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성기 조선대 교수(환경공학)도 "흐르는 물에는 녹조가 나타나지 않는데, 보를 건설한 뒤 물 흐름이 지체되면서 녹조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녹조 덩어리를 걷어내는 것은 국민을 속이려는 눈가림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