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바람이었다.
골목을 돌아나가는 어귀진 귀퉁이에 피어난 새싹이 알려준 시간의 소중함은 오늘을 알게해줬다.
자라난 그늘의 크기만큼 성장한 나는 마주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기억들을 추억하며 채워 나간다.
피어난 아지랭이는 돌담 속에 스며있는 이슬처럼 오늘이 지나기도 전에 체 사라지며,
문득 생겨난 과거의 생각과 같다.
어둑어둑 땅거미진 길의 끝에 있는 건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고민들 처럼
그 어둠을 머뭄고 사라져간다.
기다림이란 알 수 없는 이정표처럼 흘러간 시간의 야속함은
서운해서인지 혹은 아쉬워서 인지 모르고 당도한 곳은 이내 나를 깨우며,
목적없는 것에 대한 상실감으로 채워 나간다.
상실의 시대를 살아나가는 나는 오늘도 느낀다. 계절은 바람이었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잇는 계절은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