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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나도 모르겠어 ㅠㅠ - 마음을 만나는 법(인사이드아웃 스포有)
게시물ID : psy_5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웨리퓨
추천 : 10
조회수 : 140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03 15:00:17
오늘 기분 어땠나요?
고민이 있나요?
왜 모든 일은 꼬이고
내 마음은 내 마음 같지 않을까요?

저는 일찌기 홧병이 났습니다.
과거를 잘 돌이켜보니 
기질이 우선 대범한 편은 아니었고
가정환경을 봤을때, 조부모님과 주로 살았고
부모님은 부모님 알아서 지내셨습니다.
주 양육자인 할머니는 늘 걱정이 많으셨죠.
자기전에 이부자리를 살피고 함께 어두운 방에 누워있으면
할머니의 아이고 어쩌고를 자장가 삼으며 잠들었습니다.
늘 할머니는 '내가 이랬으면, 이렇게 안됐을텐데'라던지
'아이고 그때 그랬으면 이렇게 됐을텐데.. 하며
과거지향의 걱정을 하셨더랬죠
무의식중에 그 영향을 아주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성격도 쾌활하기보다 조용히 혼자 노는게 참 좋습니다
뭔가 문제가 생기면 맞서서 해결하기보다 그냥 피하거나
시간이 해결해주겠거니 묻어놓는 편이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 심장이 너무너무 갑갑했습니다.
상담치료도 받았고 조금씩 호전한듯 했죠.
하지만 눈으로 보는 직접적 치료가 없으면 
다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럴때마다 난 왜 이모양인걸까 하며 자책했습니다
과거를 원망하기도 했구요
그때 이렇게 했다면 .. 하는 회상에 사로잡혀
제가 정말 닮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할머니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마주 한것까지는 발전이 있다고 볼수도 있겠으나,
거기까지 였습니다. 
상황을 늘 부정적으로 보고 
내가 가진 장점들을 뿌듯하게 여기기보다
왜 난 이것밖에 안될까 → 내가 노력을 안해서 그래, 내가 모질지 못해서 그래, 그 사람이 그랬기 때문이야 → 왜 난 만만한 사람일까, 모자란 사람일까 → 다 내탓이구나

이런 무한루프를 반복하는 거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피해의식, 자기파괴가 겉잡을수 없이 번져갈때쯤
몸으로도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성 신경증이라는 병들이 있죠
정밀검사에도 구체적 병명이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아프다는 진단이 나오게 됩니다.
그럼 그 스트레스라는 건 뭘까요?

나를 괴롭히는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저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직장을 잡아야 하는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전혀 생각이 없진 않았지만
심각하게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졸업이 다가왔지요.
사정이 된다면 자기개발시간을 좀더 가지며 사회인으로의 시작을 좀 유보할수는 있겠지만
당장 졸업하자마자 모든 지원은 끊기고 
혹은 학생때의 수입으로는 생계가 어려워진다면
직장을 잡는게 맞겠죠
저는 그 직장을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내가 좋아하는것,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채 졸업을 했습니다.
제일 제 발목을 잡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첫 직장이 평생직장 된다. 
정답은 아니지만 아주 틀린말도 아니더군요.
그 때에서 몇년이 훌쩍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으이구 뭐든 해보지 그랬어' 싶지만
지금 다른 직장쪽을 알아보니 경력직이 아니라면 채용하지 않더군요
막연한 미래였던 장래희망이 당장 일년후, 조만간 이라면..
그 조급함이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다른 힘든일 있으신 분도 정말 많지만
제가 마음의 골병을 얻은 아주 큰 계기가 직장문제였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갑갑해지자 아무것도 제대로 할수 없었어요
기분이 괜찮은 날은 그나마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았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내 마음에 들수 없고
내가 예측한 내일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고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가고 있는데 .. 나는 이게 뭐지라는 불안함, 걱정, 따라오는 우울함 .. 
그것들은 마음의 문제였다는것.
누구나 맞닥뜨릴수 있는 현실이지만
힘든일이 닥쳐올때마다 막힌 가슴 부여잡으며 
난 안돼라는 비명만 지를순 없으니까요

너덜너덜해진 자존감을, 이 답답한 마음을 해결하기위해
제일 먼저 한것은 매일매일 사소하게라도 규칙적 생활을 하려 시도했던것 같아요.
그게 가장 우선한 다음
가만히 있는 시간에 뭐라도 하고 싶단 마음이 들었어요
책도 읽고 영화도 보다가 
컬투쇼를 주로 팟빵으로 듣는데
여러가지 채널이 있다는 걸 알게됐어요.
마음이 답답하니 심리쪽이다 싶어 
심리해부 토크쇼:살려는 드릴게 를 들었습니다.
박성웅씨 대사로 유명하죠
살려는 드릴게 .. 라니
어떻게 살려준다는 거야? 반신반의 하며 들었습니다
설거지 하다가, 청소하다가, 집안일 하며 틈틈이 들었죠

그리고 심장답답증이 나았습니다!


... 하면 너무 영업사원같으니 
어떤 점이 제게 도움됐는지 써보고 싶네요

2015073110130039574_4.jpg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다섯가지 감정이 나옵니다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 .. 
불교에서도 희노애락 생사고락을 설파하잖아요
희,락이 기쁨이면 슬픔이는 애 겠군요
기쁨이가 온통 노란 구슬들로 라일리의 세상을 기쁘게, 행복하게 하려 애쓰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 즈음의 라일리 속엔 자기도 모르게 컨트롤할수 없는 슬픔이가 자꾸만 개입합니다.
오죽하면 기쁨이가 '너 여기서 나오지 마'라며 경계까지 그어주죠

우리 세상에서도 지나치게 긍정, 기쁨, 행복을 강조합니다.
불안이, 슬픔이, 디스토피아적 관점이 올라와도
그런거 좋은거 아니야
부정적인 사람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요
긍정적이어야지 무조건 긍정! 
긍적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감정은
컨트롤할 대상, 억누를 대상이므로 가급적 나오지 않게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불안할때마다 이 불안을 없애려 애쓰죠
기분전환하려 노래를 듣거나 영화보며 울거나 억지로 좋았던 기억을 되짚어 보거나
아얘 '불안하지마.' 혹은 '아니다, 난 행복하다, 괜찮다.' 자기 최면을 겁니다
한시적으로 아무렇지 않아질수 있습니다
그럼 감정컨트롤에 성공했다고 생각하죠.

기쁨이가 슬픔이를 계속 부정했을때 
둘 사이의 갈등과 위기들이 드라마가 됩니다
결국 기쁨이가 깨닫고 슬픔을 인정하자
라일리의 위기일발 상황에서 슬픔이의 컨트롤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옵니다.
감정도 소용없는 아이디어(전구)가 끼워졌을때
그 아이디어를 이루기 위해서 정진하는 동안 
우리는 마음을 컨트롤 할 대상으로 여깁니다
공무원 시험에 붙을때까지, 토익 900 넘을때까지, 수능 몇등급 나올때까지, 승진시험 붙을때까지, 자격증 취득 할때까지, 차를 살때까지, 대출을 다 갚을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돈벌어서 이루자! 하는 아이디어 아래에
수많은 감정 (심지어 지나치게 기뻐도 집중력저하가 오므로)은 성공을 이룰때까지 미뤄지는 입장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디어에 초집중하는 동안은 괜찮다 여깁니다.

그런데 뭔가 이건아니다 싶은 일이 생기거나 마음의 계기가 올때.
그럼 그때 느끼는 불안과 초조, 실망과 좌절등은 
초반에 어렴풋이 짐작됐을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파워로 역공격을 시작합니다.
나도 너의 감정인데 그동안 나를 하대했다.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냥 느낌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쳐봐도,
그렇게 외면당해온 사람은 그 속이 얼마나 상할까요.

인사이드 아웃에서 감정을 이미지화하여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로 자신이 집중하는, 더 치중하는 감정이 컨트롤 타워의 주조정사가 되지요
라일리의 경우는 그간 기쁨이 주된 감정, 
라일리 엄마의 경우는 슬픔이 중앙에 앉아있습니다.
(영화 리뷰에서 처음 언급되었는데 글쓰며 찾다보니 없네요 제보해주시면 출처수정하겠습니다.)

2015070911325466916_1.jpg


다시 팟빵으로 돌아와서 ..
방송 초반에는 시즌 1으로 주로 인터넷 사연을 발췌하여 주제를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33살 중2병 여친, 엄마에게 상욕하는 아들, 진상 직장상사, 연애, 외모지상주의, 자존감, 학벌사회, 양육 방식, 사랑받고 싶은 마음, 악플러, 구원자 컴플렉스, 생각 중독, 소인격체, 회피 만렙 공략법, 자기개발, 다단계 심리, 공감 갈구, 나 다운 것은? - 의 여러 토픽을 다루고 있습니다.
1.5 시즌에서는 아들러 심리학을 토대로 토크가 진행되고요 + 미래사회 
2 시즌은 영화로 보는 심리학 입니다 ...

마음이 힘든데 왜 힘든 건지, 내 상황에 맞는 주제가 있다면 한번 들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가장 큰 틀은 '마음을 만나는 것'입니다.

제가 인사이드 아웃을 보며 울었던 장면은
기쁨이가 즐거웠던 기억구슬(부모님과 스케이팅 하는 장면)을 화면으로 띄우며
같이 스케이팅을 하고 널 늘 행복하게 해주겠다 다짐하는 부분입니다.
다음 장면을 제대로 못볼 정도로 엉엉 울었습니다
(이렇게 펑펑 운 영화는 처음인듯. 지금 생각해보니 쫌 머슥하네요)
늘 나는 문제다, 내 잘못이다 라며 지나친 자학으로 
몸까지 엉망으로 내몰은 제 자신도
그안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를 지키기위해, 행복하게 살기위해 노력해주는 또다른 자아가 있다는 것을
그동안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예요
울면서 속으로 간절히 사죄했습니다.
'네가 그렇게 혼자 힘든줄 몰랐어. 날위해 노력하고 있는줄 몰랐어.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지금처럼 외면하지 않을게 항상 감사할게 고마워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제 마음속 기쁨이가 활짝 웃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마음 한켠이 시원해지면서 든든한 기분이었어요.
나 혼자가 아니라 내가 나와 함께 있구나 늘 나를 위해 애써주는 누군가가 있었구나
그걸 모르고 나는 혼자 헤맨다고 생각했구나 
많이 깨닫고 많이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을 만난다.
말은 쉽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려하면, 어라 하실것같습니다.
저는 초반에 많이 헤맸습니다
도통 어떻게 하라는 건지 감이 안와서요.
하지만 말 그대로 입니다.

'살려는 드릴게' 소자아편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습니다.
트라우마를 치료해야 한다고 심리학에서 말하잖아요.
제 트라우마는 뭘까 생각했습니다.
기억을 거슬러 보니 특징이 잡히는 소자아 열댓명이 있었습니다.
늘 시무룩해 보이는 꼬마 아이,
교복을 입은 모습, 누군가를 몹시 사랑하던 나, 진로 문제로 괴로워 하던나 
갈피를 못잡고 헤매던 나, 영국 여행에서 즐거워 하는 나, 그 모든 과거들을 너무나 그리워 하는 나, 
더 세분화 하자면 수백명도 넘겠죠.
살다가 문득문득 스쳐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지요.
그리고 그 순간의 마음도 동시에 떠오릅니다.
그럴때마다 그 마음을 느낍니다.
'아, 불안했구나. 너 지금 불안하구나. '
앞으로 좋아질거야, 좋게 생각해, Look at the bright side. 하지 않아도
불안한 마음이 점점 전환됩니다.
그리고 다시 괜찮아지면 하던거 계속 합니다.

숨쉬는 매순간 느껴지는 마음을 그대로 온전히 느끼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예전과 비교해보면 분명 좋은 변화입니다.
저는 이 방송을 홍보해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무형의, '아 도움된걸 추천하니 기분이 좋구나'하는 만족감을 느끼려 쓴 것입니다.
그것이 지금 저의 마음이고 오유님들과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음때문에 너무너무 힘든데 방법을 찾는 분들
답은 내안에 있다고 하죠.
그말처럼 콱 쥐어박고 싶은 말도 없지만
그말처럼 말 그대로 맞는 말도 드문듯 싶습니다.
마음을 꾸준히 만나서 어느정도 친해지고 나면
다음 스텝도 보입니다. 선명하게 혹은 흐릿하게나마 .. 

행복하세요 좋은 하루 :) 
출처 구글이미지 서치 - 인사이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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