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페이스북, 자주 오는 오유까지.. 국가적 재난에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관련된 수많은 논란이 부각된다. 어린 생명들을 버리고 무책임하게 달아난 선장과 승무원들.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틈을 타 정치적 이슈들을 묻어버리려는 정치인들. 어떻게든 화제가 되려고 캐물어대며 기사를 남발하는 기자들. 타인의 슬픔을 기회로 삼아 한 몫 챙겨보려는 자들. 관심 한 번 받아보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피해자들을 비참하게 만드는 사람들.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정당을 허위로 비방, 선동하는 사람들. 비관론에 빠져 국가와 세상을 욕하는 사람들.
이를 본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이 미쳤다고. 이 나라는 답이 없다고. 하지만 말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 급박한 상황에도 자신이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는 박지영 승무원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고, 자신도 무섭고 떨릴텐데 더 연약한 존재를 위해 위해 용기 낸 학생들이 있다. 자기 이익과 무관함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에 동참한 어선들이 있었다. 밤새도록 슬픔과 걱정에 잠겨있을 가족들을 위해 노력한 김민혁 군이 있다. 국가재난에 앞뒤 안가리고 지원에 나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있다. 하등 무관한 일임에도 자신의 일상을 팽개치고 구조에 뛰어든 정동남씨도 있다. 늦은 밤까지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고통에 같이 아파하고, 걱정해주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
잘못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염세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 세상을 삭막하게 만드는 일부는 분명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단면만을 보고 비관하거나 낙담하지는 말라. 세상은 원래 이런 진흙탕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관심조차 끊지 말라. 불의에 맞서 돌을 던져라.
세상은 너와 나, 우리가 구성하는 삶의 터이다. 우리의 행위에 따라 세상이 정의된다. 염세주의자가 되어 세상에 대한 관심조차 놓아버릴 때, 불의와 불신이 세상을 잠식한다. 우리가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수호하며 정말로 숭고한 가치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존경하며 실천함으로써 세상은 제대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