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지먹고 음슴체를 빼겠습니다.
일단 제가 올린글이 베오베도 가고 댓글도 엄청 달려서 신기하기도하고 통쾌하다는 분들, 시원하다는 분들 보면 잘했다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씹선비논란이 일어나 마음 한켠이 무겁기도 합니다. 어젠 저도 흥분해서 말도 거칠고 글도 쓸데없이 장황해놔서 제가 쓰고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맑은 정신에 정리해서 글하나 올립니다. 아마 이 글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마지막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올리오며, 오유물을 흐린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 함께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짧고 비루한 소견이나마 몇자 적습니다.
일단 저는 제가 한 일에대해 결단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다는건 확실히 하고싶습니다.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민원이 자주 들어갔었다는 것, 그리고 제 동생이 먼저 목격했었다는건 저 또한 차도둑이 우리동네를 심심치않게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이 도둑에게 한 두 사람이 털린게 아니었다는걸 이미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에 적진 않았습니다만 저희 어머니도 이웃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고 온 날이면 가끔 차문단속 잘하고 다니라는 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네, 톡까놓고 그 새끼 한번 걸리면 잡아보고 싶었던게 제 솔직한 심경이었습니다.(군대 제대로 다녀오고 피끓는 이 나라 20대라면 누구나 그럴것이라 사려됩니다.) 실제로 저렇게 과감하게 들이댈 줄은 몰랐구요. 글에도 썼었지만 저 또한 미친놈이었죠 위험하게 - -; (저희 어머님한테 엄청 혼났습니다 몇몇 분에게 비판받은건 쨉도 안될만큼요 - -;) 고로 함정수사 운운하며 그냥 들어갔으면 되는거 아니냐는 분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님들이나 그냥 못본척 차 잠그고 방으로 들어가셔서 안도의 한숨 내쉬세요. 전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고 그렇게 하지 못했네요
또, 혹자의 말처럼 함정수사에 빚대어 그 상황에서 그냥 차키 잠그고 들어갔다면 고딩아이에게 평생의 짐을 짓도록 하지 않았을 꺼라는 말은 제 상식에선 납득하기 힘듬을 밝힙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가장 간과하시는 사실 하나는 이겁니다.
'제가 그녀석을 잡아 놓기 전까진 저는 그 녀석이 고등학생인지 20대인지 30대인지 40대인지 알길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이야기냐 잡아놓고 보니 고삐리 였습니다. 제가 잡아놓기 전에 그 녀석은 '도둑' 이었습니다. 그것도 상습범이었구요. 삐뚫어진 가치관을 가져 도벽이 생긴 고삐리를 잡은게 아니라 '차도둑상습범' 을 잡은겁니다. 원본 글에서도 썼듯 저 엄청 무서웠습니다. '도둑' 실제로 잡을생각하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훨씬 크고 무섭게 보입니다. 하지만 일단 잡아놓은 당시상황엔 그냥 앳된 어린놈이었고 조사하다보니 밝혀진 사실이 고삐리 였다는 겁니다. 슈레딩거의 고양이 같은거죠, 자 그럼 고등학생 빨간줄 그으면 쓰겠냐는 분들께 묻습니다.
"상습 차량절도범을 잡아 정의구현을 한 것이 잘못이라는 말씀입니까? 제가 고삐리 노려서 잡았습니까?"
거기에 추가적으로 몇자 적자면 법 앞엔 만인이 평등한겁니다. 왜 정치꾼들, 돈 많은 사람들, 검사들이 법 어기고 법 위에 군림하면서 비웃는건 미친듯 욕하고 비난하면서 저 고삐리는 왜 감싸는 겁니까?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적법한 처벌없이 관용을 베풀라는 것입니까? 단지 어리기 때문에? 그럼 돈이 많기때문에 법 안지키는 사람들 왜 비난합니까? 정치꾼이니까 법 안지키는 사람들 왜 비난합니까? 어른이니까 비난하는 겁니까? 재밌네요.
뭐 제얼굴에 침뱉기라 할말은 아니지만 저 또한 우당탕탕 10대를 보냈었습니다. 싸움도 많이하고 깽값도 많이 물고 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빨리 정신을 차린덕에 지금은 직장 잘 다니고 부모님 보시기에 남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성장했다고 자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10대 시절 어울리던 친구들 지금 뭐하고 사느냐 몇몇은 나이트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삽니다. 또 몇몇은 구치소 들락거립니다. 사기꾼되서 친구들 돈까지 다 들고 날라 어디 쳐박혀 사는지 알길이 없는 말종도 있습니다.
아, 물론 다 그런건 아닙니다 - -;;
번듯한 직장 다니며 잘 사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그렇게 사는게 지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살던 놈들은 정말 쭉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느분 댓글에서 이런 말이 있더군요 사람 변하는거 쉽지않다고... 맞습니다. 천성이라는거 살아오며 몸에 밴 습관이나 세월에 형성된 인격은 애지간한 계기가 아니면 바뀌지 않습니다. 저 또한 제가 저지른 잘못으로 저희 아버지가 쌩판 모르는 어린노무새끼한테 무릎꿇고 싹싹 비시는 모습에 정신차렸으니까요.
지금 저 마음 하나도 안편합니다 하나도 통쾌하지 않습니다. 네, 그 말종새끼 어머님 얼굴 떠올라서 마음이 안편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카뻘인 아무것도 아닌 소시민일 뿐인 저에게 자식 잘못키운 죄로 그렇게 빌고 울어대던 아주머니 얼굴 떠올라서 안좋고 제가 사고치면 수습하러 따라다니시던 부모님 떠올라서 마음이 미어집니다. 근데 반성의 기미가 없는 그 놈의 얼굴이 떠오르면 화부터 나는게 사실입니다. 엄마가 옆에서 그렇게 벌벌 떠는데 고개 꽂꽂하게 세우고 피식 쳐 웃던 얼굴 떠오르면 진짜 열불이 쳐올라서 호되게 두들겨 패주고 싶습니다.
법대로 한다고 하면 그녀석이 소년원에 들어갈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합의 본다고 한들 그 녀석은 이미 상습절도범이기 때문에 빨간줄 올라갈 수도 있겠죠 ( 이 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 집안 가정사를 알 길이 없기에 (엄마가 BMW탄다고 화목하고 좋은 가정일꺼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냥 그놈만 욕하고 죽일 놈이라고 하고싶진 않습니다. 그렇게 되먹은건 뭔가 이유가 있겠죠... 그게 뭐든 말입니다... 제가 바라는건 그 놈이 정신을 차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녀석들 정신을 차리게 하는 방법은 우쭈쭈 어리니까 봐줄께 라는 선처가 아니라 자기가 한 잘못은 자기가 '책임'을 지어야 하며 그 결과를 달게 받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으로 겪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합의 없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그 녀석 벌주고 정신차리게할 겁니다. 간단합니다. 이게 제가 이 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방법이고 처음이나 앞으로도 변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사족을 달자면 자꾸 인증을 요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못믿겠다 자작나무 탄다. 네, 저도 어제일 가만히 떠올려보면 진짜 황당하고 믿기 힘듭니다. 하물며 비루한 글솜씨만 읽어본 분들이 자작이라며 의심한들 제가 그 분들을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믿기 싫으시면 안믿으시면 됩니다. 믿을만하다 싶으면 믿으시면 됩니다. 모든 오유분들을 포용 할 만큼의 도량이 안되어 의심을 던지시는 분들까지 만족시켜드리진 못하겠습니다. 의심가시면 믿지마세요.
그럼 오늘은 금요일,
불타는 업무 보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본의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리며 좋은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생겨요
오유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