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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 성소수자 게시판 개설을 지지합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6738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슬
추천 : 3
조회수 : 55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02 00:41:56

운영자님께서 쓰신 공지글에 짧게 찬성한다는 댓글만 달았는데, 

반대한다는 분들의 의견을 보고 

좀 더 길게 적을 필요성을 느껴서 다시 올립니다. 


반대 의견을 내신 분들 말씀도 맞는 부분이 많은 것은 압니다.


첫째, 호모포비아들의 집중 포화를 받을 것이란 것. 

둘째, 노골적인 혐오 글이 아니더라도 무위적인 폭력이 드러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올 수 있다는 것.

셋째,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오유에서 성소수자 게시판을 따로 개설하는

      것이 그 자체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

넷째, 성소수자 게시판이 자체의 자정능력을 상실하여 성적인 드립이 난무하거나

      가벼운 만남의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


대충 반대 의견을 적어보자면 이정도군요. 다 일리있는 지적입니다. 


첫째 이유의 경우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오유 내의 호모포비아들 뿐 아니라

벌레 사이트의 테러도 걱정되고 ... 이 부분은 그저 관리가 잘 되어야한다는 말 밖에는

다른 대안을 내지 못하겠군요.


하지만 둘째, 셋째, 넷째에 대해서는 저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혐오가 아니라 장난스럽게 '나는 게이다!'를 외치거나 '여자친구가 안생기니 게이나

되어야지'와 같이 성소수자에게 직접적으로 모욕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간접적으로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을 앞서 말했든 '무위적 폭력'이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 심리 때문이라기 보다는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주된 원인입니다.

성소수자와 관련된 담론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고 이를 오유의 공적 영역으로

열어둔다면 성소수자에 대한 '무위적 폭력'을 가하게 하는 문화는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 게시판을 따로 만드는 것이 오유 내에서 성소수자들을 유배시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앞서 말한 것처럼 성소수자 게시판을 꽁꽁 숨겨두지 않고 (성공게나

성고민 게시판처럼) 추천 수 높으면 베스트, 베오베도 가는, 다른 게시판들처럼

'열린 게시판'으로 만든다면 그런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오유에는 성소수자들이

자기 고민이나 생각을 털어놓을 게시판들이 충분히 존재합니다만 관심을 받는 이슈들은

얼마 없습니다. 보통 다 묻힙니다. 성소수자들을 오유에서 특별히 차별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관심 갖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오해, 무관심을 타파하고 성소수자들만의 상처를 논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이

늘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담론의 장은 어디에 만들어져야 할까요. 성소수자들만의 커뮤니티가 있는데 뭣하러

오유에 그런 것을 만드느냐고요? 그렇게 주장하는 당신은 애초에 성소수자들을 그들만의

음지로 내몰고 있는 겁니다. 저는 오유가 이러한 담론의 장이 만들어지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모포비아들의 테러 물론 걱정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반박해줄 성소수자들과

양식있는 시민들이 오유에는 있습니다. 성소수자 문제에 무관심하던 이들도 글을 보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 게시판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은 역시 적극적인 게시판 관리로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성소수자 게시판이 공개 되어 있다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1. 성소수자 게시판을 개설하되, 성공게나 성고민 게시판처럼 숨은 게시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성소수자 게시판은 오유의 공적 영역에 개방되어 있어야한다. 

   성소수자 게시판은 성소수자들의 유배지가 아니라 그들의 광장이어야 한다. 

2. 호모포비아들의 공격은 물론 우려스럽다. 그들에게 성소수자들이 상처 받을 것은 당연하다.

   반면 이러한 테러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 이전에 게시판 관리를 통해 이러한 글들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3. 성소수자 게시판의 성격이 변질될 수 있는 우려 역시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성소수자 게시판이

   공적영역을 향해 열려있다면 자정능력이 강화될 것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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