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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1주년기념/팬픽] 아직 , 여기 있습니다 .
게시물ID : pony_501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헤르트
추천 : 18
조회수 : 5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8/11 15:56:30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7fc0O
오유-포니게-1주년.jpg



[ 포니게시판 1주년 기념 축전 팬픽 ]



아직 , 여기 있습니다 . 










by 슈헤르트 












 내주위는 늘 어두웠다 . 늘 혼자였던 학교 생활은 날 사람이 아닌 
그들의 그림자로 만들었으며 , 유일한 피신처인 집 조차 가정불화라는 
하나의 어두운 불길로 나의 목을 죄어왔다 .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마냥 그저 죽지못해 살아가는 하나의 비루한
회색빛 인생만이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고있었다 . 



 하루하루가 똑같다 , 잊혀지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외면하는 가정이 
나를 맞이한다 . 제일 무섭고 두려운건 , 이것이 익숙하다는것이다 . 
무언가가 익숙하다고 해서 다 좋은것이 아니다 , 빠져나갈수 없다는 뜻이다 . 
그 고통속에 잠식되어 자신이 고통받는지도 모른채 고통에서 나갈수가없다 . 



 오늘또한 학교에서 돌아와 방문을 닫곤 컴퓨터를 켰다 . 그리고 늘 하던것처럼
로그인을 한뒤 팀포트리스2라는 게임의 아이콘을 누른다 , 게임은 나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 하지만 그 긍정은 재밌어서 , 중독되서가 아닌 내 우울한 생각들을
그 게임으로 돌릴수 있게되어 긍정적이라는 것이였다 . 



 그리고 그 게임을 하다가 , 자꾸만 ' 포니 ' 라는 스프레이를 뿌리는 
' 브로니 ' 의 존재를 알게되었다 . ' 마이 리틀 포니 ' 라는 유아 대상의
외국 만화를 오히려 어른들이 좋아하게 되버려 생겨난 집단이라 하던가 . 



 " My . . Little . . Pony . . " 



 한국으로 치자면 뽀로로같은 수준의 애니지만 , 중독성이 짙다 하여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 내 고통을 잊게 해줄 다른것 일수도 있다 . 
네이버에 이름을 검색해서 한편 한편 보기 시작했다 . 



 " 이런게 뭐가 재밌다는거지 . . . " 



 난 1편을 보며 중얼거렸지만 , 1시간뒤의 나는 곧 1시간전의 나를 무시하게되었다 . 
포니는 또다른 중독체의 이름으로 내안에 들어왔다 . 아니 , 이건 평범한 중독체같은게
아니였다 . 내안에 새롭게 들어왔다 . 보면 볼수록 귀여운 모습들과 개성있는 캐릭터 , 
그리고 그 애니의 내면에서 나오는 교훈들이 내맘에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 



 난 그걸 거부할수 없었다 . 그 애니를 보고있으면 늘 회색분자로 잊혀져있던
나를 따듯한 태양빛이 품어주는듯한 그런 감동이 밀려왔다 . 내가 이룰수 
없고 , 할수 없는것들을 그 애니속 인물들은 서로 품어주고 사랑하며 이루었다 . 
그 애니의 세상은 내 세상과 180도 다른 이상세계였다 . 



 하지만 그 애니는 곧 나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 
마약이 좋은것만 주지 않는듯이 , 3기가 끝나자 나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 
내 인생의 어떤것보다도 빠져들었던 마이 리틀 포니를 오랫동안 볼수 없게되자
난 갈망하기 시작했다 . 불지옥속에서 물한방울 원하듯이 애타기 시작했다 . 



 내 인생이 끝난듯 공허함와 우울함이 남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은 오직 
이퀘스트리아에서 살고싶다는 헛된 희망만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 
포니가 되어 그들과 어울리는 꿈을 꾸었지만 , 달콤한꿈은 아쉬운 절망만을
주었고 난 하루하루 점점 초췌해지기 시작했다 . 



 그러던 어느날 , 난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의 포니게시판을 발견했다 . 
포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포니에 대한 창작을 하는 그들의 거대한 모임터 . 
그리고 그중엔 나처럼 가슴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어두운 이들또한 있었다 . 
그들은 날 이해했다 . 날 감싸주었다 . 아픔을 공유했다 . 



그곳은 마치 , 자그마한 인간들의 이퀘스트리아였다 . 



 그리고 난 그 게시판을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을 배웠다 .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들과 나의 사이가 오히려 부담을 줄여주었고 , 나도 다른 사람들과 
친해질수 있을까 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건 효과가 있었다 . 난 더이상 학교에서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 
포니게시판에서 배운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훈을 실생활에서 적용해 내 주변엔
점점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 난 더이상 외로운 회색분자가 아니였다 . 





포니게시판은 나에게 사랑과 우정을 주었다 . 










 " 어째 팬픽은 별로 없네 . . " 



 포니게시판에서 빈둥빈둥 댄지도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 그들과
소통하며 4기가 나오기 전까지 그려지는 다른 브로니의 창작물을 보며
포니에 대한 갈망을 조금이나마 덜게 할수있었다 . 그중에서도 난 팬픽이
제일 좋았다 , 항상 밝은 마이리틀포니의 캐릭터들을 어둡고 진지하게 
표현한뒤 , 그걸 이겨내는 이야기들은 나에게 좀더 현실적이고 가깝게 다가와
아쉽지만 달콤한 여운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 



 하지만 포니게시판의 브로니들은 아쉽게도 지루하게 글을 쓰는것보단 살짝 어렵더라도
재밌는 그림을 선택했고 , 그러기에 내가 읽을만한 팬픽은 몆개 없어 아쉬웠다 . 



 " 흠 . . " 



 나는 포니게시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 이내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키곤
자리에 앉았다 . 그리고 시작버튼을 눌러 메모장 하나를 띄웠다 . 



 " 만약 내가 읽을만한 팬픽이 없다면 . 내가 써보면 되지 않을까 . " 



 난 무언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창작해본적은 없었다 . 나에게 창작이란 
그냥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하는것이 전부였다 . 그러기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 



내가 정말로 팬픽을 쓸수있을까 ? 



 " . . . 한번 , 해보자 . " 



 어차피 이판사판이라는 마음을 갖고 키보드에 손을 갖다댔다 . 예전부터 
마이리틀포니 에피소드중에 이런게 있었으면 ~ 하면서 생각하던 개인적인
스토리가 있었다 . 그 스토리를 , 그리고 그 스토리의 배경을 , 그리고 
그 스토리를 가상으로 만들며 상상했던 주인공 하나하나의 감정들을 다시한번
메모장의 까만 글씨로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전체적인 소설을 생각해내며 나오는 표현들을 빠진 퍼즐 채우듯이 
채우기 시작했고 , 약 두시간이 지나 나는 ' END ' 라는 단어를 적어넣을수 있었다 . 
사실 , 두시간이 지났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 전혀 시간이 흘러가는지 몰랐다 . 
내가 한거라곤 팬픽을 쓴것뿐이다 , 평소라면 지루해했을 전형적인 글쓰기 .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새로운 글쓰기였다 . 나는 한편의 에니메이션을 만들었고 
나만의 또다른 평행 세계같은 이퀘스트리아를 만들어냈다 . 난 그 이야기 중심에서
그들 모두를 바라보았으며 그들 모두의 감정을 나 자신과 공유했다 .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정말 놀라운 재미로 다가왔다 . 내가 했던 어떤것보다 재밌었다 . 
마치 내가 원하는 모든 내용이 담긴 한편의 4D영화를 엄청나게 리얼하게 느끼며 본것같은 . 



 나는 곧바로 포니게시판에 팬픽을 올렸다 . 그들이 내가 만든 하나의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생각할까 , 그 반응이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F5가 닳아버릴
정도로 조바심내며 내 글을 확인했다 . 그러다 하나 둘 씩 내 글에 추천이 
달리기 시작했고 , 칭찬과 격려 , 조언 , 비판들을 담은 리플들 또한 올라오기 시작했다 . 



 난 비로소 그자리에서 이렇게 말할수 있었다 . " 행복하다 . " 
포니게시판의 브로니들은 나에게 글쓰기를 계속 할수있는 희망을 주었다 . 
날 웃게 만드는 칭찬과 격려를 주면서도 나 자신이 발전할수 있는 조언과 비판또한 주었다 . 
그들의 성원에 힘업어 난 계속 마이리틀포니의 팬픽을 썼다 . 가진 소재는 많았다 . 



 슬럼프또한 없지않아 있었지만 집필의 재미는 그런것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 소설내 캐릭터가 웃으면 나도 웃었다 . 
화내면 나도 화냈다 . 슬프면 나또한 울었다 . 나의 모든것과 그들의 모든것을
담아 글을 썼고 , 그들은 내 글을 좋아했다 . 그들은 날 발전시키며 동시에 웃게 만들었다 . 
그리고 난 , 앞이 보이지 않던 미래가 점점 밝아지며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 





포니게시판은 나에게 꿈을 주었다 .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 



 난 포니와 포니게시판으로 부터 시작한 나의 집필을 계속 이어간 덕분인지 
엄청 유명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나마 이름을 날리는 소설가가 되었고 , 덕분에 
난 하루하루 일에 치여가며 바쁘게 살아갔다 . 여유로우면서도 바쁜 소설가의
인생은 어느덧 예전의 멘토인 포니게시판을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 



 " 아 , 예 . 그들의 진실 3권이요 ? 아직 쓰고있습니다만 . 
   일주일뒤에 원고를 받아보고 싶으시다고요 ? 알겠습니다 . " 



 내 작품을 원하는 담당자의 말에 간단히 맞받아 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 
한숨을 내쉬곤 부엌에 잠시 나뒀던 커피잔을 들어 다시 내 작업실로 향했다 . 
꺼져있던 포니터의 전원을 키고 아까 쓰고있던 그들의 진실 3권 세이브 원고를 
찾기 시작했다 . 



 " 어 ? 이거 뭐지 ? " 



 폴더들을 뒤지다 , 이내 ' Pony ' 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폴더를 발견했다 . 
컴퓨터를 10년동안 바꾸지 않은건 아니였지만 바꿀때마다 전 컴퓨터에 있던
파일들을 그대로 새컴퓨터에 옮기기에 , 옛날 폴더또한 딸려들어왔다 . 
그러기에 옛날에 내가 뭐했는지 궁금했던 난 하던일을 제쳐두고 그 폴더를 열었다 . 



 그곳엔 내가 10년전 썼던 수많은 마이리틀포니 팬픽들이 있었다 . 
그것들을 보자 모든것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 내가 잊고있었던 과거를 . 
하지만 아마도 , 나는 그것들을 사실 잊고있지 않고 있었던걸지도 모른다 . 
내가 썼던것들을 보고 있을때 , 이미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아직 그것들은 내 마음속에서 기억되고 있었다 . 





포니와 , 포니게시판이 나에게 줬던 수많은 선물들을 어찌 잊었겠는가 ? 





 나는 당장이라도 다시 포니 팬픽을 써서 올리고 싶었다 . 
하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것은 마이리틀포니 마지막화가 
8년전에 끝났었고 , 8년동안 오늘의 유머는 멈춰있는 게시판을 그냥
가만두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말 오랜만에 오늘의 유머를 들어갔다 . 
예전과 달리 많은게 바뀌어 뭐가뭔지 하나도 이해할수 없었고 , 난 그 
복잡함 속에서 애타게 포니게시판을 찾기 시작했다 . 



 " 대체 어디있는거야 . . 젠장 ! " 



 그리고 계속 사이트속에서 헤매이던중 , 난 잊을수없는 자그마한 그림을 
찾아냈다 . 레인보우 대쉬가 도트형식으로 작게 박혀있는 마크 .
내가 원하던것을 찾아내자 , 다시한번 나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 





그들은 나에게 우정을 주었다 . 

그들은 나에게 사랑을 주었다 . 

그들은 나에게 배움을 주었다 . 

그들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 

그들은 나에게 꿈을 주었다 . 

그들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 





그리고 그들은 , 여전히 자그마한 우리들의 이퀘스트리아에서 살아있었다 . 





난 그들을 잊지 않을것이다 . 





나또한 , 그들과 같이 작은 이퀘스트리아에서 계속 살아있을것이다 . 






END 



-------------

본격 대사는 별로없는 팬픽아닌 팬픽 ㅋㅋㅋㅋ 
여하튼 포게 , 1년이고 10년이고 영원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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