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주립대를 나와 현재 대치동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있습니다.
학위 욕심이 나서 논문준비도 하고있어 편의 때문에 서울에 오피스텔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연락이 되지않던 중학교때 친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제 번호를 물어 물어 연락을 했다는데,
중학교때 정말 절친했던 친구고 마음도 잘 맞았던 친구기 때문에 그래 한 번 만나서 밥도 먹고 못 나눴던 얘기도 나눠보자 하며 친구와 만났습니다. (이게 약 5달 전 이야기입니다.)
친구와 만나서 근 10년간의 얘기도 나누고 밥도 먹고, 영화도 봤습니다.
(친구는 아직 취직을 못 한 상태라고 하여 제가 못 낸 취직턱 지금 내겠다며 다 제가 지불했습니다. 어쩌면 이게 실수였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10년만인데 이렇게 가기는 아쉽다고 술 한잔 하자고 하니 갑자기 친구가 길 한복판에서 울기시작합니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우선 근처의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코코아 한잔을 시켜주며 눈물이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친구가 임신했다고 합니다.
놀라서 되물으니 클럽에 가서 마음이 맞는 남자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됬는데 아이가 덜썩 생겨버렸다.
지우려고하니 돈도 없고, 지우고싶은 마음도 없다며 가족에게 말 할 수도 없고, 그 남자는 번호도 모른다합니다.
친구는 예전부터 충실한 크리스찬이였으니 그런 마음 다 이해한다고 힘내라고 어깨를 토닥였습니다.
너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너가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보면 넌 아이를 마냥 사랑할 수 만도 없을테니 충분히 생각한 후에 결정하라고 말하고 친구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친구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집에 왔습니다.
그 다음 날 친구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만날 수 있냐길래 오늘 수업이 늦게 끝난다고 하니 학원 앞으로 오겠다고 합니다.
수업을 다 마치고 허겁지겁 나가보니 친구가 웬 케리어를 하나 끌고와있습니다.
이게 뭐냐니까 집에 아이를 낳겠다고 말하니 그럴거면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고,
갈 곳도 없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고 얼마동안만 신세지자고 합니다.
그 말에 마음이 짠해지기도 하고,
어차피 혼자 살기에는 넓고 외롭기도 하여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화근이였습니다.
어느 날 집에 들어가보니 술이 난장판을 쳐있습니다.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세상살이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술을 마셨다길래 아이 생각해서 자제하라면서 올려보내 재우고 다 치우고 잠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온 이후로는 침대가 싱글이기 때문에 저는 1층 소파에서 담요 한 장 덮고 자고있습니다.
물론 겨울에도 그랬습니다.
또 어느 날은 제가 옷을 입으니 옷 허리부분이 튿어져있었습니다.
혹시 이 옷 입었어? 라고 물어보니까 또 엉엉 웁니다.
미안하다고. 그래서 제가 괜찮다고, 어디 다녀왔냐니까 배도 불러지고 살도 나날이 쪄가고 제가 차려입고 예쁘게 하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 입어봤다고 합니다.
또 괜찮다고 넘겼습니다.
지갑 속에서 수표가 한 장 사라져서 봤냐고 하니까 못 봤다고 하길래 제가 잃어버렸나 싶어 뒤져봤는데 친구가 자던 제 침대 위 친구 잠옷 밑에 수표가 깔려있습니다.
제가 이걸 여기다 놓았을 리는 없고 친구가 돈을 벌 수가 없으니까 그랬나보다 하고 그냥 두고 나왔더니 그 날 밤에 십만원만 꿔달라합니다.
그냥 꿔주려다가 너 오늘 아침에 내 지갑에서 돈 가져가지않았냐고 하니까 또 웁니다. 우리 아이가 너무 배고파하길래 꺼내썼다.
어차피 너 돈 많지 않냐.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계셨습니다. 친구도 잘 알고있어 저 하나 돈 안 벌어도 저희집 안 죽는다고 항상 그 말을 입에 붙이고삽니다..ㅋㅋㅋㅋㅋ)
그래서 너 온 이후로 냉장고에 먹을 것 다 채워놓았는데 뭐가 그렇게 먹고싶어서 썼냐고, 앞으로는 말없이 꺼내쓰지말고 찬장위에 오만원씩 두고다닐테니 모자란 거 있으면 써라 했더니 거의 이틀에 한 장꼴로 사라집니다.
사회생활 하는 저보다 뭐가 그렇게 필요해서 쓰는지는 아직도 전혀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친구가 없길래 잠깐 산책이라도 나갔나 싶어 출근하려고 나가는데 차키를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안나고, 시간은 임박해오고 해서 서둘러 나왔습니다.
한 시간 쉬는 타임이 생겨 짬내서 잠깐 잠들어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옵니다.
잠결에 그냥 끊었더니 문자로 “ㅇㅇ아ㅠㅠ나 너무 답답해서 너 차 가지고 잠깐 애기 옷 보러왔는데 주차하다가 박았어..어떻게해?”해서 전화하니 안 받습니다....
일방적으로 박았습니다.
장롱면허인 친구가..그저 답답하다는 이유로, 얼마전에 마음 굳게 먹고 거의 구르는게 신기하다싶은 제 똥차를 버리고 산 제 차를 그렇게 박살을 냈습니다...
외제차라 수리비용이 꽤 나갔는데도 친구는 초지일관 미안해~~합니다.
그것도 웃으면서.
애교일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울고싶었는데 화내면 또 인정사정없이 울까 그냥 넘겼습니다.
친구에 비해 내가 돈을 잘 버니까 참자. 라는 마음이였습니다.
제가 미쳤었습니다 정말.
화장품을 써서 너가 썼냐 하면 넌 예쁘잖아 하며 울고
샤워하고 나온 후에 쓰려고 놔두었던 팩이 사라졌길래 너가 썻냐 하면 넌 피부 좋잖아 하며 울고.
나열할수도 없을 만큼 수도 없이 웁니다.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꼭 우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조곤조곤 혹시 너가 썼어? 라고 묻는데도 웁니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도 모르겠고, 학원에서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다 오면 피곤해서 바로 쓰러지기 직전인데 집은 항상 더럽고 친구는 항상 바라는 게 많아 집으로 바로 오는 날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지쳐 일주일 전쯤 친구에게 어머님이 연락안하시냐, 물었는데 왜? 라고 말합니다.
아, 그냥 나도 이제 여기 정리하고 다시 미국으로 갈까 생각중이야. 라고 물었더니 또 울면서 얼마전에 엄마가 들어오라고했는데 엄마가 너무 미워서 안 들어가고 너랑 같이 살고싶다. 합니다.
그래서 나도 내 인생이 있고 너도 니 인생이 있고 너 아이도 너 아이의 인생이 있는 건데 내가 언제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않아? 라고 말하니까 꺼이꺼이 울더니 침대속에 들어가서 억울하다는 듯이 웁니다.
그래도 일주일째 여전히 찬장위에 돈은 꼬박꼬박 쓰고 집은 꼬박꼬박 더럽힙니다.
아이를 가진 임산부인데 당장 내쫓으면 갈 곳도 없을텐데..싶어서 나가라고 하지도 못하고, 친구가 부탁하는 걸 거절하면 혹시나 친구나 아이의 몸에 피해가 갈까싶어 함부로 말도 못합니다. 미칠 노릇이네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 전 글입니다..
이걸로도 모잘라 이제 제 남자친구한테까지 칭얼대네요..
사실 제가 일이 꽤 늦게 끝나는 편이라 집을 청소할 시간도 없고 밥도 잘 챙겨먹지 못해서 남자친구가 항상 와서 집을 치워주고 반찬도 가져다주고했습니다..
(남자친구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라 일찍끝나면 4시쯤에서 야자감독을 해도 10시쯤에 끝납니다.. 그에 비해 전 일찍 끝나도 12시에요..ㅠㅠ)
근데 제가 그걸 미처 생각 못하고 친구나 남자친구에게 말을 못 했습니다..
근데 친구가 온 다음날인가 남자친구가 평소처럼 저희집에 왔나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친구가 속옷만 입고 있었다고 하네요.
놀라서 바로 문을 닫고 나갔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되나 밖에서 초조하게 발만 동동 구르고있는데 제 친구가 속옷이 훤히 다 보이는 옷 한 장 대충 걸치고 나와서 누구시냐고 묻길래 “ㅇㅇ이 남자친구에요.”라고 하니까 들어오라고 했다네요. 그 옷만 입고..
남자친구와 데이트 후에 헤어지기 아쉬워 집에서 치킨에 맥주나 한잔 하자고 집으로 왔습니다.
친구는 제가 남자친구랑 같이 들어간다고 문자도 보냈는데 봤는지 못 봤는지 또 속옷만 입고 소파에 대자로 누워있대요.. 문자 못 봐서 그렇다고 칩시다.
남자친구 몸을 잽싸게 돌리고 가서 담요를 덮어주고 얼른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말하니까 그 상태로 일어나서 “00씨 왔어요?~~”하면서 또 훤히 다 비추는 옷 입고 나와서 치킨을 같이 먹습니다.. 어쨌든 제 남자친구한테 오빠 오빠 하고 제 남자친구는 부담스러워하지만 제 친구라는 명목하에 웃음으로 때워줬습니다.
근데 얼마전에 오빠한테 나 내 친구 때문에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하냐 물으니까 남자친구가 너 나랑 결혼하기로 했다고 하랍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다 싶어 친구한테 얘기했습니다.
“@@아, 내가 오빠랑 결혼하기로 했는데..”
“어머..축하해!!”
“그래서 오빠랑 내 직장 중간쯤에 집을 하나 구했어.”
“어..그래?”
“그래서 이 집을 다시 내놓으려고하는데..”
하니까 엉엉 울더니 제 남자친구한테 전화합니다.
“오빠, 그럼 전 어떻게하라구요!!!”
오빠가 언제까지 ㅇㅇ이랑 살수만은 없는 일 아니겠느냐, 너도 집에 들어가던지 그 남자를 찾던지 일이라도 해 월세방이라도 구하던지 해라. 거의 5~6개월정도 ㅇㅇ이가 아무 보수 없이 너 받아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고 대단한 친구다. 평생 감사하며 살아도 모자랄 판에 아예 평생 ㅇㅇ이랑 나한테 기대 살겠다는 거냐. 우리 결혼하면 신혼인데 우리가 피한방울 섞이지않은 너를 거두어 평생 등골빨아먹히며 살아야겠느냐 말했답니다.
“결혼 그거 조금 늦게 해도 되잖아요. 오빠도 아직 어리고 ㅇㅇ이도 아직 어린데 왜 벌써 결혼해요? 애기라도 생겼어요? 어? 애기라도 생겼냐고!!”
하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어이가 없어서 전화하고있는 친구 핸드폰을 뺏어 바닥에 던지고는 대충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와 오빠를 만났습니다. 오빠에게 계속 문자가 옵니다.
[오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적어도 우리 애기 세상빛 보게는 해줘야되는 거 아닌가요?]
[우리 애기 죽으면 오빠랑 ㅇㅇ이 탓이에요. 천벌 받을거에요.]
[오빠. 진짜 다시 생각해봐요.]
[결혼하지말아요. 아직 어리잖아요 둘다.]
[진짜 애기라도 가진거에요?]
[만약에 결혼하면 내가 집안 청소도 다 하고 요리도 다 할게요. 둘다 바쁘잖아요.]
[애기 낳으면 내 애기 ㅇㅇ이 애기 다 같이 기를게요. 내가 다 할게요. 네?]
[제발 나 좀 살려줘요..]
순한 양이였다가 저주하는 악마였다가.. 오빠랑 저랑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핸드폰을 꺼뒀습니다. 저 비슷한 내용으로 거의 2~30통은 온 것 같네요. 전화도 계속 왔지만 안받으니까 문자를 계속 보내더라구요..소름 돋는건 수신 확인? 메시지를 보냈나봅니다.
[오빠..읽은거 다 알아요. 오빠가 문자 내용 확인했다고 확인메시지왔거든요?]
[사람 하나 죽일셈이요?]
[아니네..둘이네..나..우리 애기..]
소름돋아서 오빠랑 저랑 집으로 차를 몰고 서둘러 갔습니다..
집 문이 잠겨있네요.. 도어락으로 아무리 열어도 안 열리는 것보니 밑에 문까지 다 잠구어놨나봅니다.
문 열라고 초인종을 누르니 나가라고 절대 이집에서 못 나간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문 열 방법이 없어 우선 전 주말이니 오빠네 집 남는 방에서 지내기로했습니다. 오빠 부모님께서는 저랑 잘 아시는 사이라 제 얘기를 듣고나니 그러라고 하셔서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고 화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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