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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5015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머리
추천 : 38
조회수 : 7999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28 10:37:12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28 01:35:55

안녕하세요 평소에 오유를 즐겨보는 여고생이예요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어 익명으로나마 오유에 글을 올려봅니다

필력이 없어서 앞뒤가 안맞을 수도 있어요..

글도 정말 길지만 꼭 읽어주시길 바래요..

 

우선 저희 가정 분위기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자면

아버지께서 매우 가부장적이시고 이기적이세요

다잡은 물고기엔 미끼를 안준다는 말이 딱 저희 아버지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와 결혼하신 후로 20년이 다되가는 지금까지

어머니를 고생만 시키면서 살아오셨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가놀기를 좋아하던 저희 아버지

저희 어머니께 진통이 오셨을 때도 밖에서 친구들과 당구를 치고 계셨다고 해요

어머니 혼자 택시를 타고 산부인과에 갔다고 해요

그렇게 태어난게 저구요.

5년 후에 제 남동생이 태어났어요

 

사실 저희 아버지는 어렸을 때 저희 할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한 이혼 때문에

다 클때까지 아버지의 사랑을 모르고 자라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집안 어른들께서 쉬쉬하셨기 때문에

저도 눈치채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었어요

 

아버지께서 노력을 하셨는지 안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전 어렸을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어요

신혼때부터 제가 태어나고도 손에 물한방울 안묻히셨대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 다른 가족들은 제 딸 손잡고 나들이 나갈때

저희 아버지는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술마시러 다니고..

어머니는 그렇게 힘들게 절 키우셨어요

 

직접 어머니의 입으로 듣진 못했지만

어머니 서랍 깊숙한 곳에 있던 일기장을 보고서야 알게됐었어요

 

난 내가 좀더 애교있지 않고 사랑스럽지 못해서

우리 아빠와 친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다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되고 한동안 정말 우울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저희를 자주 혼내셨고

왜 혼내는지 이유를 알려주시기 보다는 그저 왜 혼나는지 모르겠냐며

밤에, 새벽에 절 쫓아내시곤 했어요

그때마다 위층에 숨어 덜덜 떨면서 아빠한테 들킬까봐 숨죽여가며 울었던게 아직도 기억나요

어린 저희들 때릴데가 어딨다고 때리셨고

 

밖에서 안좋은 일이 있으면 집에와서 화풀이 하곤 했고

기분이 안좋을 때 반찬이 마음에 안드시면 밥상을 자주 엎으셨어요

바닥에 엎어진 반찬들, 깨진 그릇들 주우시면서 눈물 흘리시던 엄마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저와 제 동생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자주 때리셨어요

어머니께서 이혼을 결심하시고 친정에 가시면 어머니 앞에서 무릎 꿇으며 내가 미쳤었다고 사랑한다고

그런 말로 마음약한 저희 어머니를 살살 달래어 데려오신 것이 몇번인지 셀수도없어요

게임도 너무 좋아해서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보내기는 커녕 놀러가거나 피시방 가시구요..

 

제가 중학교 2학년 한창 반항할 때는 그런 아빠가 너무 미웠어요

어느 날도 아버지께서 밖에서 안좋은 일이 있으셨는지 제 동생에게 짜증을 부리시더라구요

게임 로그인해두라고.. 동생이 자꾸 실수하니까 성질을 부리시길래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무서운 아빠한테 반항을 했어요

왜 겨우 이런걸로 승질이냐고.

와.. 진짜 아직도 기억나요.. 엄마 때릴 때 눈빛으로 눈이 확 돌아갔다가 참고 밥먹는데

신발 신다말고 성질이 뻗치는지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더니

집으로 들어와서 제 머리칼을 잡고 온몸을 주먹질로 발길질로 때리셨어요

꼭 엄마가 맞았던 것처럼 저도 맞았어요

온몸이 떨리고 가슴은 찢어지는데 집을 나갈수도 없었어요

돈도 없고 갈곳도 없고 용기도 없고.. 저도 엄마처럼 이 집안에서 기가죽고 있었을 지도 몰라요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안아픈데만 골라서 때렸다고. 어쩌면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나요...

 

가장 기억나는 일은,

아버지께서 가장 친한친구가 하나 있는데 초등학교 동창이시래요

그 동창분도 아니고 동창새끼와 밤마다 놀러다니곤 했는데

어느 날은 여자들을 끼고 놀았던 걸 저희 어머니께서 아시게 되셨나봐요

저희 아버지께서 정말 이기적이시라

엄마는 절대 늦게까지 못놀게 하세요

남편있는 여자가 늦은 시간까지 밖에서 뭐하냐는 사고?

그런 자신도 아내있는 남편이 날까지 새가며 밖에서 노는 사람이라는 걸 알긴 알까요.

 

그 날도 마찬가지로 어머니께선 저희와 집에 있다 그 사실을 알게되셨고

아버지가 그때 어디계셨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집에 계시진 않으셨던 날에

어머니께서 그날 새벽 옷을 갈아입으시더니 나가려고 하시더라구요

울면서 따라가겠다고 우겨서 새벽에 택시를 타고 갔는데,

아빠 동창새끼의 집이더라구요

 

제가 그때 다섯살이었는데 들어가서 어머니가 따지셨던게 기억나요

동창이 여자를 소개해줬었던 것 같아요. 집에 뻔히 아내랑 새끼들이 있는걸 알면서도.

(그때 그 동창새끼 딸이 제동갑이었죠 지금도 잘 크고있어요 ^^공주처럼)

그러니까 그새끼가 저희 엄마한테 의자를 집어던지시고

마구 때렸던게 기억나요

제가 막 우니까 조용히 안하냐고 소리지르고 곧 자기 딸이 깨니까 달래주더군요

엄마는 그렇게 집으로 저와 돌아오셨어요

 

저희 아버지는 그 일을 다 알아요.

근데 그거 아세요? 지금까지 그 친구와 잘~ 지내요 ^^

아직도 밤늦게 놀러다니고 엄마는 절대 나가지 못하게 하고 집안일엔 손하나 안대구요

딱 아내보고 효도시키라고 하는 격으로 혼자 사시는 저희 할머니 저희 엄마가 다챙기게 해요

돈도 엄마가 아빠의 두배는 벌어오고 집에오면 바로 집안일 시작하는데

그때 아빠는 술마시러 놀러다니고

( 오해하실 수 있는데 저희집 진짜 가난해요..아버지 술에 쓰는 돈만 빼도 가족휴가는 가겠어요..)

근데 더 슬픈게 우리엄마는 그게 익숙해져버려서..

아빠가 청소기 한번이라도 돌려주면 그거 하나에도 그렇게 행복해서 웃고..

아빠가 사랑 담긴 문자하나 카톡하나 보내지 않아도 작은것 하나에도 그렇게 좋아했는데

 

한달 전 아버지 핸드폰에서 여자랑 사랑이 담긴 카톡 내용을 어머니께서 발견하셨네요

엄마랑 10년넘게 단둘이 데이트 한번 한적이없는 사람이 카톡한번 사랑스럽게 보낸적 없는 사람이

심지어 딸, 아들한테도 그런적 없는 사람이..

다른 여자한테는 어쩜 그렇게 친절한지..

알고보니 그여자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 혼자 키우고있는 술집여자더라구요

옆옆집에 사는년

 

그때 엄마 3일동안 회사도 못나가시고 알아누우셨어요.

또 아빠는 빌고 엄마는 이주일 정도 후 풀어지시고..

한 이틀정도 엄마한테 잘하다가 원상태로 돌아가더군요

그 후에는 큰 깨달음을 얻었는지 카톡 비밀번호도 걸어놓고 ^^

집에 들어오기 전엔 뭘하는지 집 앞에 서서 핸드폰을 10분정도 만지다 들어오세요

제 생각엔 통화기록 지우는 듯해요.

 

그러다 일주일 전에.

그 날도 여느때와 같이 엄마는 집안일 하시고

아빠는 일 끝나자마자 놀러나갔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전화를 하셨어요. 어디냐고. 언제 오냐고

근데 아빠가 전화를 끊는다는게 종료버튼을 제대로 안누르셨나봐요

어머니께서는 계속 듣고 계셨는데

제가 어머니 심각한 표정 보고 같이 방에 들어가서 함께 듣게 됐어요

노래방 소리. 여자들 콧소리가 엄청 들리네요

도우미들 불러서 놀고 있었어요.

어쩜 말투가 그리 다정하고 따뜻한지..

나오면서 팁까지 십만원을 챙겨주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고나서야 통화가 안꺼진걸 알았는지 전화를 받는데

당황하나 안하고 능청스럽게 다시 전화를 걸더군요

결국 이 일로 엄마가 다음날 따지고 드셨대요. 우리엄마 진짜 순한 사람인데

이번에는 큰맘먹고 따지셨나봐요.

저희가 학교가고 없는 시간에 우리엄마 얼마나 맞았는지

온몸에 멍이들고 알아 누우셨어요

그날 저녁부터 또 아빠는 살살 거리면서 달래고..

 

엄마 진짜 오랫동안 울고 이혼 결심 하셨는데

저런 아빠 밑에 우리들만 두고 갈수가 없다면서

내가 성인이 될때까지만 참겠다고 엄마는 지금까지 너희만 바라보고 참아왔다고 하시는데..

우리 엄마... 너무 불쌍해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더라구요..

난 진짜 우리엄마가 얼른 이혼해서 아직 예쁜 우리엄마 좋은 남자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엄마가 없으면 정말 못살것 같아요.. 저 정말 이기적이죠?

엄마 없으면 나도 살아갈 이유가 없는데.. 엄마가 이혼을 한다면 더이상 이집에서 못살것같아요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서 나까지 데리고 사실 수도 없고..

결국 이번에도 화해하고 넘어가셨어요.. 정말 이것만 생각하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요..

아빠는 지금 제가 글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밖에서 놀고있네요..

 

남동생도 아빠랑 정말 닮았어요..

아빠는 정말 무서워해서 존댓말 쓰며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면 말 잘듣고..

하지만 유독 엄마와 저에게만은 꼭 아빠처럼 행동해요

어렸을때부터 아빠가 엄마와저에게 막대하는것만 보고 자라와서 그런지

똑같이 행동해요.

 

어렸을 때는 자주 동생과 싸우곤 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난 절대 아빠처럼 되지 않겠다

내동생 다시는 때리지 않겠다 결심하고 참으니

이젠 얘도 나이먹고 자라면서 제가 우스워졌나봐요

꼭 아빠처럼 기분 좋을때만 잘해주고

기분 조금이라도 안좋으면 들어오자마자 욕부터하고

그런말하는거 아니다. 하면 어쩌라고병신아 부터 들려와요

 

뭘 해라. 하면 내가 왜그래야하는데? 누나일인데 누나가해.

이런식? 얘가 언제부터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게 됐는진 모르는데

자신의 잘못을 남의 잘못을 들어서 정당화를 시키는 버릇이 생겼어요

누나도 저번주에 그랬잖아 이런식?

거실에 아빠 돌아오면 주무실 이불을 까는데 모기텐트도 쳐야해서 힘들어 도와달라고 했더니

귀찮다네요. 누나도 귀찮은데 우리 아빠가 잘곳이니까 하는거잖아 도와줘 하니까

그렇게 피고싶으면 누나가 피면 되잖아. 하길래

너무 화가나서 너진짜 자꾸 아빠 닮아갈래? 하니까 침대에 누워 피식 웃더니

누나, 지금 하는것처럼 아빠한테 똑같이해봐 못하면서 나한테만 난리야.

언제부터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정말 애가 어쩜 이렇게 비뚤게 자랐는지

기분좋을때는 정말 천사같다가도 조금만 피곤하고 기분나쁘면 바로 다른애가 되버려요..

기분좋을때는 누나누나. 기분나쁠때는 야.병신아 저번에 동생이 운/지라고 소리친걸로 보아 일베를 하고있는것도 같아요...

 

지금 일만으로도 충분히 피곤한 엄마한테 동생과의 일을 말해봤자

신경써주시지도 않아요.. 섭섭하긴 하지만 이부분은 조금이라도 더 일찍이 고쳐야하는데..

아빠한테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대화하기도 싫을 뿐더러

말한다고 하면 제 동생이 사지 멀쩡하긴 힘들것 같아서..

2년전에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쇠로된 등산지팡이로 종아리를맞아 종아리가 허벅지만하게 부은적이있거든요

이런이유로 제선에서 그냥 자꾸 넘어가다보니

제가 너무 만만해졌나봐요..

아직은 나보다 작지만 이제는 키도 커지고 장난을 치다가 알게됐는데

아기일 때보다 너무 힘이 세져서 남자애다보니 다섯살 차이라도 이제는 받아쳐주는게 힘들더라구요..

 

지금 제가 훈계한다고 나가라고 소리치는걸 듣고 나와서 쓰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내 동생이 아빠처럼 클까봐... 앞으로 더 커서 고등학생이 되면

그때는 정말 내가 막을 수 없게될텐데.. 그러면 아빠처럼 나랑 엄마랑 때리는 아이로 자랄까봐..

나중에 결혼하면 똑같이 할까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우리아빠 기분좋을 때는 너무 잘해주고 우리 데리고 어디 놀러다니진 않았어도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이라도

우릴 정말 사랑한다는 게 느껴질만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을 걸어주고 장난쳐줄때면

그동안 화가났던게 눈녹듯 사라질만큼 아빠가 너무 좋아요..

어느새 나도모르게 바보 엄마랑 같아져버린 걸지도 몰라요

 

가뜩이나 집에 돈이없어 나와달리 동생은 제대로된 학원,과외도 받아보지 못한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아빠가 밖으로 노는게 살갑지 못한 딸때문인것만 같아 요즘 자주 문자 카톡도 하고 그랬는데..

제 주변 아무도 몰라요.. 제 집안 사정을.. 말할 사람도 없구요..

위로를 받을 곳이 이곳 밖에는 없네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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