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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다친 어린소녀에게 들려주는 아저씨 이야기(스압주의)
게시물ID : humorbest_5017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카피동암쌍
추천 : 62
조회수 : 6362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28 14:13: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28 07:18:20

바빠서 글도 제대로 못쓰고 집으로 갔다가 댓글보고 도저히 맘이 안편해 피씨방을 왔네요

돈을 많이 번것도 아니고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30대 중반이지만 작게 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제 이야기를 한번할까 합니다..

 

다치기 전의 이야기는 뺄께요

30살때 하고싶은 공부가있어 자금으르 모으느라 지인의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전날 사랑니를 빼고 잇몸이 너무 부어서 쉬려는데 사정상 출근을 했죠

느낌이 정말 나가기 싫더군요

 

정비를 하려고 손을 넣었는데 먼가 욱신하더군요..별일 아니거니 했습니다

갑자기 여기 저기 비명이 들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왼쪽 손이 아예 걸레가 되있더군요

처음에 한 오분은 아무통증도 없고 멍하더니 그후부터 정말 아휴..진짜 징그럽게 아프더군요

너무 아프니까 눈물도 안나오고 이만 악물게 되고 ..

119에 실려 중간중간들러 몰핀같은걸 맞았습니다..약 안들어요 정말 아픕니다..비명도 안나오고..피를 너무 흘리니 춥고

 

그렇게 대구에있는 병원에 실려가 대학병원에 갔더니 입구에서 인턴이 다른병원 가라더군요

119대원분들이 응급처치좀 해달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안죽잖아요 ..지금 죽어가는 사람도 많으니 다른병원가세요"

119대원아저씨가 인턴멱살잡고 싸우고(아저씨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습니다) (인턴 이해는 하지만 ㅆ ㅂ ㄹ ㅁ)

 

그렇게 대구에있는 미세접합전문병원으로 갔습니다..

붙이는건 바로 수술이 되는데 자르는건 동의서가 필요하더군요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안받습니다..3시간쯤 후에 통화가됐습니다

그냥 조금 다쳤는데 좀 오셔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차마 손 잘라야한다는 말은 못하고 그냥 오시라고만 했습니다

원장님이 전화기를 뺐어서 말씀하십니다...아버지께서 무조건 붙여달라고 갈때까지 자르지말라고 하시는게 들립니다

원장님이 그러시더군요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못붙입니다..수술합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말이 조금 원망스럽긴하지만 너무 아파서 차라리 잘라버리면 안아플고 같아 수술해달라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아침 8시반쯤 다쳐서 오후 3시반경 수술을 했습니다..

그렇게 전 3급 지체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절단인지라 재활도 없고 머 한 2달 입원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여기까진 제 이야기고 다리다친 어린소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절단환자한테는 환지통이라는게 따라와요..저같은 경우는 없는 손가락이 아프다거나 소녀의 경우는 발이 아플거예요

기분 정말 드럽죠..간지럽고 쥐가 나는데 막상 긁으려고 해도 주물러보려고 해도 그 대상이 없으니

 

비오고 날씨 궂으면 미칠거예요 ,아파서  전 다친지 5년됐는데 아직도 아픕니다

피가 잘안돌아서 여름에도 차갑고 겨울되면 감각도 별로 없고 동상도 잘걸려요.

그리고 아마 항상 지릿한 기분 나쁜 아픔이 계속될겁니다..평생 안고가야하는 거니 어쩔수없어요

그래도 진통제 자주 드시지마세요.버릇되면 약 달고 살게되요

그리고 병원에서 주는 약들 독해서 속다버리니 끼니 거르지마시고

전 한달 약먹고 다 버렸습니다..아픔에 익숙해지세요..익숙해지면 괜찮아요..몇달간은 진짜 죽고싶게 아프더니

적응 되더라구요..

 

의족을 하시겠죠? 아마 1년이나 지나면 다시 해야될거예요..살이 빠집니다.절단된 그부위만 ..의족착용하실때

꼭 짓무르지않게 천같은거 잘 덛대시고...

우울증같은거 올수도있고 대인기피증같은거 올수도있어요

전 다치고 부모님 우는 모습 보기 싫어서 억지로 웃었습니다..너무 밝은 티 내고 다니니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받으라더군요..억지로 웃지마세요.힘들면 그냥 울고 떼도 쓰고 소리도 지르고 그러세요

억지로 밝아지려고 하면 병생깁니다..그런데 부모님 생각하셔서 빨리 털어내세요

아직도 우리 아버지는 술 드시면 제손을 잡고 차라리 아버님 손을 붙여주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소녀님은 다리 하나를 잃으셨을지몰라도 부모님은 팔다리 다 잃으신 기분이실테니...

소녀님이 강해지셔야 부모님이 덜힘드세요

자존심이 더 쎄지고 성격이 모나게 변할지도 몰라요..남들이 손가락질하는거같고

쉽게 흥분하고 자격지심 같은거 생기고..사람들이랑 친해지기 힘들고

 

 

 

아 글쓰다 보니 우울해지네요 이제 제 자랑좀 해볼까요?

 

장애인되도 못하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전 다치고 운전면허땄어요..1종보통 ..따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한손으로 땄습니다

살면서 처음접한 캐드 한손으로 배워서 장애인기능경기 나가서 지방대회 금상 ,전국대회 은상도 땄구요.물론자격증도

예전에 초딩과외 시키면서 배운 던전앤파이터란 게임 한손으로 잘합니다..만랩 ㅡ.ㅡv(이건 자랑이 아닌가?)

그리고 연애 못하실거같죠?

저 35입니다..168에 48키로 긴생머리 22살 여친이랑 1년반째 교제중이고요..그동안 사귄 여친중 젤 이쁩니다 하.하.하

13살 차이나니 도둑놈이라 하지말고 대도라고 생각해주시길..

 

별거 아닌 것들이고 남들이 볼때는 우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냥 정상인이랑 다를바없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부끄럽다는건 죄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나 느끼는 감정이예요

장애는 자랑할것도 아니지만 부끄러워할건 더더욱 아닙니다.

 

 

의수를 끼고 다니면 주의깊게 안보면 잘모릅니다.의족도 마찬가지..

얼굴부터 보지 팔다리부터 보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데 그러다 장애인인걸알게되면 서먹서먹해지고 분위기 이상해집니다

전 의수 안끼고 다녀요(사실은 더워서 ㅎㅎㅎ).첨부터 나 장애인일세 오픈하고 웃으며 다가갑니다..

이미 다친건 다친거고 잘린건 잘린거고 못붙이는건 못붙입니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잘할수 있는걸 찾으세요

다리가 하나인데 남보다 빨리 뛰길 바란다면 그건 미친짓이겠죠

 

글만 길어졌지 별 내용이 없네요

마지막으로 장애인이 받는 혜택 잠시 쓰고 마무리 할께요

 

1.3급까지 KTX.국내항공 50프로 할인됩니다(동반1인)

2.전기세 할인됩니다

3.드폰요금 할인되고요

4.국공립 공원 공짜입니다

5.극장 할인되고요..아마 제일 많이 될듯..할인카드 갖다버려!

6.자동차 사시면 항상 자리 완비

7.기름값 비쌉니다.가스차 두둥...특소세 등 세금 감면.도로비 50프로 감면!

8.에버랜드 가세요.줄안서고 바로입장 두둥!

9.공무원시험에도 유리!!

10.임대아파트 우선순위라고 들은거 같기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새로운 길을 찾을수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말버릇처럼 "장애인이냐?" "애자같은 새끼" 이러는 멘탈쓰레기 꼬꼬마 색히들

세상일은 모르는거란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에게 제일 불필요하고 장애인을 제일 약한 존재로 만드는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인것같아요

불쌍하다 여기지말고 그냥 나와는 조금 다르다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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