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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모양 보석 한개
게시물ID : diablo3_1220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kawkfl
추천 : 9
조회수 : 117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4/03 09:37:32

입술모양 보석  한개

 

내가 공방에서 본 일이다.

저렙 부두 하나가 거래창에서 떨리는 손으로 입술모양 보석한개를 올려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보석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1.08패치를 기다리는 사람같이 채팅창을 본다.

 

공방고렙은 저렙 부두를 무끄러미 내려보다가, 보석을 클릭해보고 "좋소."하고

내어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보석을 받아서 인벤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고렙을 찾아 갔다.

인벤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보석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에메랄드로 만든 입술모양입니까? 하고 묻는다.

 

다른 고렙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보석 허디서 훔쳤어?" 저렙 부두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큰 보석을 빠드립니까? 떠러지면 "띵" 소리는 안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부두는 손을 내밀었다. 고렙유저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클릭해서 인벤속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보석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마우스가 인벤위로 그 보석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거러가다가 어떤 대장장이 으슥한 곳에 찾아들어가더니

제련소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보석을 인벤창을 열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나눔 합디까?

하고 나는 물어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인벤창을 닫았다

그리고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해킹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나눔을 줍니까? 유황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레어템 주시는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않습니다.

나는 하나 하나 폐지를 팔아서 사각모양 보석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사각보석으로

온전한 사각모양 보석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러기를 여러번 하여 겨우 이 귀한 입술모양 보석 한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보석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빰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보석을 만들었다 말이오? 그 보석으로 렙업할려고?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보석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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