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은 공포의 테러집단으로 떠오른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베 저장소 이용자들과의 심층 인터뷰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일베'의 각종 사건 사고 이면의 의미를 살펴보고 '일베'의 정치게시판과 비정치 영역 게시판의 글을 분석하여 의미망을 찾아 수상한 놀이터 '일베'와 '일게이'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보이지 않는 공포의 테러집단,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 2012년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 A씨는 스토킹에 시달렸다. 늦은 밤이면, 자신의 집 앞에서 서성이는 남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일행은 아니었다. 그 중 몇은 초인종을 누르고 말을 걸기도 했다. '성 노예'를 보러왔다고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상한 전화가 빗발치게 걸려왔다. 유명 아이돌그룹의 매니저냐, 은행의 부장이냐고 묻는 전화, 변태행위를 원하는지 물어보는 이도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기분 나쁜 신음소리를 흘리는 남자도 있었다. 발신자들은 A씨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A씨가 공격받는 이유는 단순했다. 그가 일베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자, 일베 회원들이 A씨를 신상을 털고, A씨를 사칭하여 인터넷 여기저기에 A씨의 전화번호를 남겼던 것이다. 성인사이트에 A씨의 집 주소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일베' 회원들을 상대로 A씨는 200여건 이상의 고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다.
"메일로도 협박이 굉장히 많이 왔어요. 죽이러 온다... 지금도 불안해요. 얘네들이 언제 나한테 와서 해코지를 할까 불안하죠" -A씨의 증언 中
"그냥 가만히 있는 사람 욕하진 않아요. 일베 회원들이 그만 하라고 몇 차례 경고를 줬는데도 무시하고, 그게 하나의 떡밥이 돼 버린 거죠". -일베 이용자 D씨의 인터뷰 中- ◇'일베' 그들은 누구인가
2011 년 즈음 탄생한 일베는 현재 수십만의 회원, 동시 접속자 수 약 2만 명이 넘으며, 네티즌과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 인터넷 커뮤니티 중 하나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철부터 일베는 극우성향의 사이트로 주목을 받았고, 후에는 다양한 사건-사고로 항상 논란의 중심이었다. 자실이나 성도착증과 관계된 사진, 성폭행과 관련된 게시물이 올라오며 '일간베스트저장소'는 '쓰레기저장소', 일베 이용자는 '일.베.충(일간베스트저장소와 벌레 충蟲의 합성어)'라고 언론에서 불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이트에 작동하는 주요한 문제적 코드를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한다. 극우성향의 정치색, 소수자에 대한 혐오, 막장 문화 등이 그것이다.
호 남 지역에 대한 비하와 조롱은 수위가 높으며,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민주화'라는 표현을 '비추천, 혹은 반대'의 의미로 사용하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의 게시판 이용자들('일게이' / '행게이'는 '행동하는 게시판 이용자')과 제작진은 직접 만남을 시도했다.
그들의 놀이터인 일베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제작진임을 인증하고, 대화의 뜻을 밝혔다. 한 시간 정도 만에, 제작진이 쓴 게시글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지만, '일게이'들은 게시물, 전화, 댓글 등으로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고, 그 중 일부는 우리의 인터뷰에 진지하게 응했다.
"진짜 그런 말이 있어요. '일게이'들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일베 자체는 그냥, 놀이터라고 생각해요. 놀이터 개념이죠."
"새는 좌우 양 날개로 날잖아요. 대한민국도 한쪽 날개를 자꾸 잘라버리고 한쪽 날개로만 날려고 하지 말고 양쪽 날개로 같이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베 이용자들의 인터뷰 中-
수십만의 이용자가 오가는 인터넷 사이트 어디에서나 사건 사고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단순히 강력한 정치색 때문에 그들이 비난을 받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왜 끊이지 않는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며 그들의 교집합을 이번 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