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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小食) 논란과 유전자 관련 뉴스를 대하는 방법
게시물ID : diet_11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말보로한보루
추천 : 4
조회수 : 58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04 21:13:42

이번에 제가 놀라운 건강법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잘 하면 책 내고 공중파 방송까지 나가서 대박을 칠 것 같습니다.

 

- 남성호르몬을 확 낮춰서 심장병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 여성호르몬을 엄청나게 떨어뜨려 여성의 유방암과 난소암, 자궁암 공포에서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 인슐린치를 바닥까지 떨어뜨려 체지방 형성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 성장호르몬치를 낮춰서 암의 발병과 진도도 늦출 수 있습니다!

 

이쯤이면 놀랍지 않습니까???

.

.

몸에 관해 조금이라도 공부한 분이라면 [비싼 밥 먹고 이게 무슨 X소리냐???]고 하실 겁니다.

예, 맞습니다. 분명 X소리입니다. 모든 호르몬은 장단점이 있고, 그 중 단점만 쏙 찝어내면 저런 괴변(궤변이 아니고 괴변....)이 나오니까요.

 

이 생각은 작년이었나, 제가1일1식에 관한 일본의 자료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땐 [웬 듣보잡 일본인 의사가 또 약장사하는군] 하면서 내던졌습니다. (편견이라 하셔도 할 말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상업적 대중서는 그리 신뢰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주류 학계는 노벨상 수상자를 줄줄이 낼 만큼 세계적 수준이지만 한편 특유의 상업성과 결탁한 사이비 과학이 난무하는 변두리(?) 학계의 천국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올해 우리나라의 공중파까지 뜨더니 요즘 너도나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도 아니고 공중파 다큐멘터리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기분 되게 나쁜(?)건 차라리 그런 뉴스가 10년 전에 나왔다면 모를까 이미 외국에선 수많은 반론의 폭격(?)을 받으면서 유행이 한바탕 지나간 것이 이제사 우리나라 방송을 타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냐는 거죠. (이전에도 언급했던 'X배엽'론처럼 말이죠.)

 

워낙 많은 분들이 소식이나 단식, 1일1식에 관해 제 견해를 요구하셔서 이번엔 좀 길게 배경부터 현재 학계 분위기까지 올려봅니다.

 

일단 전제하고픈 건, 개인적으로는 환경을 생각한 인간의 식이조절과 식량윤리에 관해서는 저도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의견에도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고요. 하지만 그건 다분히 정치적인 문제이고, 학술적인 연구는 별개의 차원입니다.

 

 

 

1. 소식 관련 연구들.... 기타 등등~~

일단, 소식에 관한 과학적인 논의가 제일 먼저 등장한 건 미국에서 최초의 동물실험이 있었던 60년대입니다. 그 이전에도 식사를 많이 하지 말라는 주장들은 있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좋다]는 수준에 불과했죠. 당시 쥐와 미생물 실험에서 사료를 마음껏 먹게 한 쥐보다 식사량을 제한한 쥐가 장수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소식과, 채식, 검약을 통한 장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당시 유행하던 히피족 문화를 중심으로) 서구에 급격히 퍼졌죠. 그렇지만 이제와선 소식하는 사람은 별난 사람들의 별난 생활 스타일 가십거리 정도로 취급받고 있죠.

 

그런데 최근 소식과 관련된 초기 실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고 있죠. 하나는 초기 수명에 관련된 실험은 단세포동물이나 쥐와 같은 단명동물을 위주로 실시되었는데, 과연 그들의 수명체계가 인간이 속한 영장류 같은 대형 장수동물에게 적용되느냐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장 원숭이만 해도 수명이 20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출생부터 죽음까지 실험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처음 소식 관련 논란이 등장했을 때 시작했던 실험이 이제야 결과를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런데 세부적인 사항들에서는 걱정대로(?) 쥐실험과 미생물 실험들이 인간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죠. 1일1식에서 주장하는 소위 [장수유전자]라는 시르투인이라는 것도 쥐 실험을 근거로 한 소수견해일 뿐 인간에게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이젠 진짜 인간의 친척인 원숭이의 임상실험 결과가 남았는데, 가장 먼저 발표된 게 2009년에 위스콘신대학에서 발표한 원숭이실험이었는데, 식사량을 제한한 원숭이가 자유식이를 한 원숭이에 비해 오래 살면서 [소식=장수와 건강]은 과학적으로 확인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은 몇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자유식이를 한 원숭이들이 야생 원숭이에 비해 당분(사탕수수) 위주로 굉장한 과식을 했고, 그 결과를 [소식을 한 원숭이]와 비교했다는 겁니다. (인간도 밀폐된 공간에 둔 채로 옆에 항상 음식을 놓아둔 채로 내킬 때 자유롭게 먹게 하면 십중팔구 자제하지 못하고 비만이 될 겁니다.) 애당초 실험 설계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실험 도중 죽은 원숭이의 사망원인에 관해 발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결국 거기서 밝혀진 건 [과식이 소식보다 나쁘다]이지 [소식하면 장수한다]는 아니었다는 거죠.

 

그런데 지난해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다른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원숭이를 출생부터 죽음까지 25년간 연구한 미 국립연구소의 결과입니다. 이번엔 [정상량 식이를 한 원숭이]와 [30% 소식을 한 원숭이]를 비교한 것이었죠. 이번 연구는 실험기관과 발표한 학술지(네이처)의 공신력도 공신력이고 규모도 훨씬 컸는데, 여기선 양쪽 원숭이 집단에서 수명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We report here that a CR regimen implemented in young and older age rhesus monkeys at the National Institute on Aging (NIA) has not improved survival outcomes.)

결국 [소식=장수]를 옹호하던 세력들(책을 낸 사람들, 각종 단체들...기타등등 약장사들까지)이 멘붕이 되었습니다. 양쪽은 수명이 다른 게 아니고 질병이 생기는 유형이 다를 뿐이었습니다. 소식을 한 원숭이들은 심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했고, 일반식을 한 대조군에선 당뇨와 종양의 빈도가 높았죠.

 

결과적으로, 소식이 정말로 장수를 불러오는지의 논란은 아직 진행형이고, 확인된 바 없습니다.

이미 그런 판국에 이제와 우리나라에서 6,70년대 실험을 들먹거리며 1일1식이 장수의 길이라는 이야기가 뜬금없이 뒷북 유행하기 시작했으니 황당할 수밖에요.

우리나라에는 소식해서 장수한다고 주장하는 일본 같은 지역들만 잘 알려져 있지만, 지중해나 북유럽, 일부 고산지역들처럼 좋은 음식을 잘 먹어 장수한다고 하는 지역도 많습니다. 국가나 지역별 수명통계를 보아도 소식 문화와 장수가 꼭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 몰라도, 다식을 하면서 장수하는 지역은 소식하면서 장수하는 지역보다 노년의 삶의 질이 높은 것 같습니다.)

  

 

2. IGF-1이 낮아서 암이 안 걸린다고? 코미디하냐?

제가 이전에 데드리프트와 스쿼트에 관해 포스팅하면서 다룬 내용이, 다관절운동을 통해 성장호르몬과 남성호르몬치를 끌어올려 전신의 근성장을 자극한다는 것이었죠. 거기서 말한 성장호르몬이 바로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과 그 전구물질입니다. 근육을 만들고, 세포를 성장시키고, 복구하는 호르몬이죠. 이걸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고 운동인은 피똥싸게 스쿼트하고 데드리프트를 합니다.

이 수치는 너무 낮으면 근손실, 노화, 기력 저하, 성욕저하등의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호르몬이라고도 하죠. 반면 너무 높으면 위에 적은대로 암이나 당뇨의 진행을 촉진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낮은 게 문제이지 높은 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때문에 일부 운동선수들이 불법투여하기도 하고, 서구에선 부유한 노년층이나 헐리웃 스타들이 회춘 호르몬(???)이라면서 불법적으로 처방받기도 합니다. (얼마 전엔 배우 실베XX 스XX이 외국 세관에서 적발되어 망신을 당했죠.) 일부에는 항노화로 성장호르몬요법(!!!)을 쓰기도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논란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걸 일부러 낮춘(!)답니다. [성장]호르몬이다보니 암세포의 [성장]까지도 촉진하기 때문이죠. 상처치유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고, 활력을 높이고, 근육을 성장시키는 이 '거의 흠잡을 곳 없는(?)' 호르몬이 몸에 일으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부작용중 하나입니다. 

제가 문제의 자료를 처음 봤을 때 제일 황당했던 게 바로 이거였는데, 이게 낮아진다면 기겁을 해야 정상이지 [암이 안 생긴다]고 해석하는 그 깜찍발랄함에 의자 뒤로 뒤집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남성호르몬 낮춰서 심장병을 막고, 여성호르몬을 낮춰서 여성암을 예방하고, 화재 피하려고 노숙자로 살아야 합니다.

 

참고로, 노화의 일반론에 관해선 [노화의 생물학적 원인 : 서울대 김광일 교수] 자료에 쉽게 정리되어 있네요.

 

 

2. 유전자가 나를 얼마나 결정할까?

굳이 장수 문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매스컴에서 남발되는 건강과 유전자 관련 뉴스를 볼 때 최소한 갖춰야 할 필터링 기준이 있습니다. 이번 1일1식 약장사의 밑바탕에도 [장수 유전자?]라는 귀가 확 뚫리는 내용이 들어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과연 [XX유전자]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XX이 장수이든, 비만이든, 항암이든...좀 더 나아가 큰 키나 잘생긴 외모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현실에서의 유전, 특히 인간처럼 고등동물의 유전은 중고딩때 생물 시간에 배운 멘델의 실험처럼 분명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분자생물학자들은 멘델이 [쭈글쭈글한 콩]과 [동그란 콩]을 택한 것부터가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농담을 하죠. 현실에선 특정 유전자가 특정 형질을 1대1로 완벽하게 결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만약 멘델이 밀알의 형태 혹은 인간의 심장병 같은 다른 형질을 실험으로 택했다면 앞뒤가 하나도 안 맞아 몇 세대만에 연구고 나발이고 내동댕이쳤을 겁니다.

 

현실에서의 유전은 수백, 수천 그 이상의 유전자가 합쳐져 한 형질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특정 유전자 상태를 안다고 그 사람이 어떨 것이라 예상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죠. 눈 색깔, 피부색, 키, 머리카락, 비만 등등 마찬가지입니다. CSI같은 프로에서 유전자 검사를 척척 뽑아내는 것을 보면 피 한 방울이면 주인의 외모까지 다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에선 외모는 고사하고 인종 혹은 민족을 알아내기도 어렵습니다. 그저 하플로그룹이라는 통계에 근거해 [XX민족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정도가 한계죠.

심지어 여기에 유전자의 후천적인 변덕질인 DNA의 메틸화까지 합쳐지면 이건 뭐 답이 없어집니다.

 

 

3. 장수 유전자? 비만 유전자?

장수와 노화를 예로 들면, 그것에 관련된 유전자가 얼마나 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잘 알려진 텔로미어 이론부터 시작해 산화이론 기타등등 수백 수천개의 이론이 있지만 (사람을 바로 죽이는) 치사유전 정도를 빼면 어느 특정 유전, 특정 요소가 한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장수유전자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건 수천 수만 가지의 장수 관련 유전 요소 중 하나일 뿐이죠. 모든 사람은 각각의 요소에서 장수하는 설정(?) 단명하는 설정(?)를 모두 별개로 갖고있을 테고요, 유전적으로 장수하는 가족력이라면 그 중 장수에 관련된 더 많이 물려받았을 확률이 높을 뿐입니다. (그 말은 장수가문에서도 단명하는 운 없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는 뜻이죠.)

 

많은 분들의 관심사인 비만도 마찬가지입니다. 몇몇 분들은 비만을 유전 탓을 하는데, 프레드윌리 증후군처럼 일단 걸리면 비만을 피할 수 없는 희귀병도 몇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희귀병입니다. 비만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수백, 수천가지입니다.  A비만 유전자에서는 [비만]으로, B비만유전자에서는 [날씬], C유전자에서는 [중립]......이렇게 무수한 작은 설정들이 합쳐져 지금의 내가 되었을 겁니다.

그 분포가 비만해질 확률과 감량의 난이도를 결정할 뿐 나머지는 내 노력과 생활습관이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뚱뚱해지기 쉬운 체질을 타고났다 해도 [마르기는 어렵다] 정도이지 뚱뚱해진 것에 핑계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한편 이 말은 뚱뚱한 사람의 유전자에서 어느 한 유전자의 발현이 기적적으로(?) 바뀐다고 해서 돌연 날씬해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장수도 마찬가지. 어느 특정한 방법이 장수 관련 유전자를 깨운다고 해서 내가 팔자에 없는 장수를 하게 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4. 1일1식, 단식...당장 살빼기는 쉽습니다.

장수니 뭐니 하는 문제를 떠나서, 최소한 감량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1일1식 혹은 간헐적인 단식은 감량을 굉장히 [쉽게] 하는 한 방법입니다. 사실 1일1식으로 건강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자세히 보면 그건 1일1식 때문이 아니고 식사를 줄여 총 열량이 감소한 결과일 뿐입니다. 간헐적 단식도 1일1식처럼 극단적인 건 아니어도 결국 총 열량을 제어하는 쉬운 방법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어설프게 소량 먹는 것보다 아예 굶는 게 차라리 쉽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의 믿음과는 달리, 조금씩 자주 먹는 것보다는 아예 안 먹는 게 허기를 덜 느낍니다. 사람이 가장 허기를 강하게 느끼는 타이밍은 소화가 막 끝난 식후 3,4시간, 그리고 몸의 에너지 대사가 바뀌는 단식 3,4일이기 때문입니다. 배고픔은 빨리 식량을 찾으라는 몸의 신호인데, 허기와 무기력으로 줄곧 괴롭혀 정작 식량을 찾는 활동을 훼방놓아선 안 되니까요. 신호는 한두번이면 충분합니다.

 

실제 감량을 할 때 가장 힘든 식사법이 [조금씩 3끼니]를 먹는 것이죠. 비만인 분들은 애당초 식사량이 많은데, 일단 시작한 식사를 (무려 하루 3번이나!!) 포만감도 없이 중단하는 건 고문이니까요. 게다가 그 후 세 번의 강한 허기를 모두 버텨내야 하는,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분명합니다. 근육량과 대사량을 지킬 수 있고, 감량이 끝난 후에도 이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적습니다. 문제는 실천이 어려워 실패하기 쉽습니다.

  

반면 1일1식이나 단식은 한 끼니나마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허기도 식사 후 찾아오는 한 번만 버텨내면 나머지 시간은 도리어 허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지력 부족으로 다이어트를 매번 실패한 분들께는 아예 굶는 게 분명 쉽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몸에서 글리코겐 저장량도 바닥 상태가 되기 때문에 체중도 초기에 엄청나게 잘 빠집니다. 매력적으로 보이시죠?

 

문제는 장기간 식사를 끊는 건 이미 1일3식에 적응된 현대인의 소화기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또 하나는 결국 의지력이 약한 분들은 1일1식이 아니고 1일1폭식이 되어버리거나, 한 끼 잘 먹고, 나머지 시간은 군것질을 달고 사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실천은 쉽지만 장기적인 결과에서 실패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보니 다이어트에서 식욕에 무릎을 꿇었던 분들이 [마지막 비상구]로 단식이라는 쉽고도 극단적인 방법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식사를 거르는 것이 나쁘다는 최소한의 공감대가 있어서 그런 나쁜 선택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번 1일1식 소동으로 [식사 거르는 게 좋은 거였어???]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그나마의 심리적인 장벽까지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가 되었습니다. 

 

5. 스모선수들은 1일1식을 한다.

1일1식에 몸을 적응시키는 건 당장은 마음 편하게 체중계 바늘을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이후 고도비만으로 넘어가는 급행열차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1일1식이 결국 1일1폭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단식자 중 상당수는 거식증, 폭식증 등 식이장애로 넘어가게 됩니다. 가장 쉽지만 가장 위험한 방법입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결국은 몸이 1일1식에 적응하면서 기초대사량이 낮아질 겁니다. 결국 이후 1일3식으로 돌아갔을 때 급격히 살이 찔 겁니다. 실제 제 주변에도 1일1식을 한 분들의 대체로 몸이 차가워진다고 호소하더군요. 바로 대사저하의 대표증상입니다. (실제 현대인은 영양개선+1일3식에 적응하면서 같은 근육량, 같은 체격에서도 과거 사람들보다 기초대사량이 높아졌습니다.)

과거 사람들이 1일1식을 했다고요? 평균수명 30대~40대였을 때야 뭐가 문제입니까? 그때면 이 글 쓰고 있는 저도 하루 지금처럼 10킬로를 거뜬히 뛰고 매일 바벨을 들기는 고사하고 이미 쭈글쭈글해져 관에 누워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고도비만인들 상당수가 1일1식을 합니다. 스모 선수들도 체중을 불리기 위해 1일1식을 하죠. 1일 1식을 하면 인슐린 체계가 심하게 들쑥날쑥하면서 근육과 지방이 함께 급격히 늘어났다 줄었다 하기 때문이죠. 스모선수들은 먹지 않는 시간 대부분을 잠자는 것으로 때워 근손실을 최대한 막습니다. (우습게도, 쉽게, 급하게 살빼고픈(?) 많은 분들이 바로 이렇게 적게 먹고 나머지 시간은 자는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합니다. ㅋㅋㅋ)

 

고도비만인도 그1식이 폭식이라서 고도비만이 된 분들도 있지만 그1식이 정말로 일반인의 1식과 같은데도 고도비만인....믿기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고도비만인들을 숱하게 보아 온 제 입장에서는 1일1식 혹은 단식으로 당장 살을 빼고 좋아하는 모습이 정말로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남은 평생 하루 한끼만 먹거나, 단식을 하며 살 분이라면 몰라도 단식이든 1일1식이든 식사를 거르는 방식으로 살을 빼는 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덧 : 많은 분들이 간헐적 단식에 관해 덧글로 물으셨는데, 제가 적은 단식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겠군요. 단순히 특정 기간의 총 열량을 맞추기 위해 한두 끼를 거르고 다른 식사를 정상복귀하는 정도라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전 포스팅에 여러 번 적었듯, 우리 몸에는 충분한 여분 단백질과 글리코겐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한두끼 거르는 정도로 근손실이나 대사저하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도 회식 등에서 너무 많이 먹었나? 싶은 때는 한두 끼 거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것도 '권하지까지는 않는' 건 주기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게 실상 섭식장애의 전형적인 식사패턴이라는 점입니다. 하루이틀 식사조절을 하다가 어느날 폭식한 후 죄책감에 한두끼 고스란히 굶고, [굶었으니 괜찮겠지]하는 생각에 합리화하고 이후에 다시 같은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한쪽은 식사량이 제어가 되는 것이고, 한쪽은 완전히 제어력을 잃었다는 차이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른 때의 과식을 일시적인 굶기로 해결(혹은 합리화)하는 것이 결국 습관이 될 수 있기에 말리지는 않지만 [생활화하는 것]을 권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kiltie999 [수피의 健-강한 운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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