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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들 지리게 만들었던 썰
게시물ID : humorbest_504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악잦지
추천 : 27
조회수 : 7523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31 17:06:19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29 01:31:09

전역이 2개월 남았을때였음


그날도 어김없이 행정관이랑 작업을 하는데 그날은 함석판이라고 불리는 강철판을 자르는 작업을 해야했음

행정관이 조심하라고 했지만 이깟 철판 따위가 감히 병장을 상처입히겠냐는 오만한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음


근데 함석판은 평소 보관에 용이하게 둘둘말아서 보관함 

이걸 강제로 펴서 큰 돌을 이용해 고정해야지 안전하게 작업이 가능했음


분대장이지만 각종작업을 섭렵한 나는 이깟 함석판쯤이야 하면서

펴놓은 함석판을 한손으로 잡고 돌을 들어 고정하려고 했음 근데 이때 함석판이 

강렬한 기세로 튀어올라 내 새끼손가락을 강타함


처음에는 시발시발 거리면서 손을 봤는데 피가 조금씩 베어져 나오는걸로봐서 큰 상처가 아니겠구나 했음

근데 존나 무섭게 피가 나오는 자리를 기점으로 새끼손가락 살이 손가락에서 이탈하려는 듯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미친듯이 피를 뿜어대기 시작함(깎아치듯이 대각선으로 잘림)

부랴부랴 지압하고 있는데 미친 행정관이 옆에 병사보고 후시딘이랑 반창고 가지고 오라고함 

손가락살이 잘려서 덜렁거리고 허연뼈가 보이는데 ㅡㅡ


잘린 살에 후시딘 바르고 반창고 붙이는데도 피는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밴드를 붉게 물들였음 

행정관은 그걸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했는지 별다른 액션이 없었는데 상황은 그렇지가 않앗음

지나가던 원사한분이 'ㅉㅉ 이상한짓 하지말고 사단 의무대 가라'라고 해줘서 겨우 사단 의무대 갈 수 있었음


의무대에 환자가 존나 많았지만 긴급수술로 줄을 무시하고 바로 수술하러 갔음

군의관이 보면서 뼈에 걸려서 손가락 안잘렸다가 다행이라고 얘기해줄때 식겁했음

마취하고 수술하자고 해서 바로 손가락에 마취를 하고 한 5분정도 대기하고 있었음 

대기할때 보니까 옆에 조교와 동반한 훈련병 5명이 각잡고 대기의자에 앉아있는게 보였음(진료실+수술실 ㅡㅡ)


당시 전역 2개월이 남은때라 아픔을 잊고자 그들을 보면서 웃고있는데 군의관이 수술을 시작하자며 옴

바로 소독하고 봉합을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따꼼따꼼하게 느껴지다가 점점 생살을 뚫는 고통이 커지기 시작함

너무아파서 신음을 내니까 군의관이 나한테 물어봄


"아파?"


"좀 아픕니다. 아무래도 마취가 덜 된것 같슴다"


"음..시간 없으니까 그냥 하자"


"?????"


그리고 봉합 다시 시작함 수술 처음에는 자기 뼈보고 살꿰메는거 볼 기회가 언제있냐고 

쳐다보고 있엇는데(한번도 수술해본적이 없음 포경말고) 

너무아파서 도리질 치다가 훈련병들하고 눈이 마주침 그때가 겨울 막바지라 아직추워서 애들 얼굴이 상기되있엇는데

눈이 마주친 훈련병들 얼굴은 사색이 되어있었음


'와 ㅅㅂ 군대에서 수술하면 좆된다는게 이런거였구나' 딱 이런 표정이었음

군생활이 한창 남은 애들이니까 언제 다쳐서 수술할지 모르니까 더욱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했음

수술끈나고 훈련병들 있는데 지나가면서 "언제쯤 마취 제대로하고 수술해보나" 이렇게 들으란듯이 혼잣말하고 나감 

아마 훈련소 돌아가서 동기들이랑 그 얘기 존나했을것으로 추정됨 


아무튼 전설로만 듣던 얘기를 실제로 체험해보는 좋은 기회였음 도합 20바늘 꿰멨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흉터를 보면 그때를 추억하면서 손가락이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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