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시… "청와대 개방 확대 관광명소 만들라"이명박 대통령은 2일 청와대가 서울의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나도록 경내 분수대 주변의 개방 폭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청와대 문턱까지 낮춘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 경내를 산책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왼쪽에 있는 분수대에 도착, 중국 관광객 300여명이 청와대와 분수대를 먼 발치에 놓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서 “청와대를 보러 왔는데 저렇게 멀리서 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분수대 주변에 사람들이 가까이 올 수 있도록 하고 사진이 잘 나오는 위치도 세 곳 정도 표시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분수대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분수대 주변 도로에 차량이 다니고, 경찰이 보안상 이유를 들어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기가 쉽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사진 촬영용 장소’는 다른 관광 명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토 아일랜드(Photo Island)’로, 기념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도록 설치된 시설물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분수대로부터 효자동 사랑방, 기념품 판매점, 주차장 등으로 이어지는 관람 코스를 지목하면서 “경호상 꼭 필요한 공간을 제외하고는 재설계 및 재배치해 사람들과 거리를 좁히는 것이 좋겠다”며 민간 전문가에게 재설계 방안을 의뢰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효자동 사랑방이 휴일이라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주말에 문이 닫혀 있네….”라며 휴일 개방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기념품 판매점 상품을 보고 “청와대와 관련된 마크 등이 새겨져 있는 그릇 같은 것을 팔아야 (관광객이) 사 가지, 그냥 그릇들을 사가겠느냐”며 “이번에 나온 취임식 기념우표나 청와대 관련 물건들을 갖다 놓으면 많이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도 유형문화재 103호인 누각 ‘침류각’ 옆 초가를 보면서 “침류각이 기와 지붕인데 바로 옆에 초가집이 있어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다. 올해 초가를 갈아 줄 시기가 되면 기와 지붕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해 보라”면서 “청와대 사적 관리를 잘하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