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가 심상치 않다. 서해 5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들이 모두 자취를 감춘 것도 그렇고, 북한군이 해안포 증강배치 등을 통해 서해 함대사령부의 전력을 확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게다가 최근에는 북한군 수뇌부의 대폭적인 교체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북한이 서해상에서 모종의 대남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미리 예단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선 미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잇따른 경고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미 국방장관이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대포동 미사일 발사준비를 계속한다면 요격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경고했고, 실제로 태평양 함대를 이동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북한이 자칫 자멸을 자초할 수도 있는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대포동 미사일 발사가 아닌 서해상에서의 국지적인 도발이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서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으로서는 크게 얻을 것이 없고 오히려 국제적 비난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는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불안한 마당에 안보불안까지 겹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군이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서해 북방한계선 해상에서의 감시태세는 물론 대북정찰과 접적지역 부대의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