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오보 사과 안하며 한 때 시청률 '반 토막'…뉴스타파 첫 방송 '91만' 최다히트 기록
[미디어오늘정철운 기자]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종합편성채널 JTBC < NEWS9 > 과 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 > 시청률이 올랐다. 반면 국가재난주관방송 KBS < 뉴스9 > 시청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시청률 증감 추이는 재난보도에 대한 시청자의 뉴스 신뢰도를 엿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일일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JTBC < NEWS9 > 은 사고발생 다음날인 17일 방송에서 2.49%(유료방송가구 기준), 18일 방송에선 3.1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편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 NEWS9 > 은 주말이던 19일에도 2.67%, 20일에도 2.97%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스진행자인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은 주말에도 진행을 맡았다.
< NEWS9 > 은 사고 발생 이전인 5일(4월 9일~4월 15일)간 평균 1.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사고 발생 이후 5일간 시청률에서 평균 2.5%를 기록해 세월호 사건 이후 약 1% 가량 시청률이 상승했다. < NEWS9 > 은 사고 당일이었던 16일에는 1.81%에 그쳤다가 17일부터 크게 올랐다. 손석희 앵커는 16일과 17일 방송에서 참담한 재난 상황에 10초간 침묵하는가 하면 실종자 가족과의 인터뷰 도중 '사망자 자막'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등 언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 JTBC 'NEWS9' 18일자 화면 갈무리.
JTBC 메인뉴스와 달리 TV조선 < 뉴스쇼 판 > 은 16일부터 20일간 평균 1.8%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MBN < 뉴스8 > 시청률은 1.55%, 채널A < 종합뉴스 > 는 1.37%에 그쳤다. JTBC는 온라인에서의 페이지뷰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TBC 관계자는 "16일 이후 온라인 페이지뷰도 확실히 늘었다. 특보체제가 끝나면 집계를 해볼 것"이라 전했다.
반면 국가재난주관방송 KBS < 뉴스9 > 은 사고 이후 시청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 뉴스9 > 은 세월호 사고 이전 7일간(4월 9일~4월 15일) 평균 18.7%(전국가구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고 전날이던 15일 방송에선 20.1%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 당일(16일) 16.5%를 기록했고, 17일에는 14%로 떨어졌다.
KBS는 18일 오후 '구조 당국 선내 엉켜있는 시신 다수확인'이란 대형 오보를 낸 뒤 그날 밤 메인뉴스에서 사과하지 않았다. 그러자 다음날인 19일 < 뉴스9 > 의 시청률은 11.8%까지 곤두박질쳤다. 사고 전날 시청률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반 토막 난 셈이다. KBS는 사고 이후 5일 간 평균 13.9% 시청률을 나타내며 전주 대비 시청률이 5%나 하락했다.
▲ KBS 뉴스특보 18일자 오보 화면.
반면 MBC < 뉴스데스크 > 는 4월 9일~4월 15일 평균 5.04%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사고 이후 5일간 평균 6.92%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SBS < 8뉴스 > 는 4월 9일~4월 15일 평균 6.6% 시청률을 기록했고 사고 이후 5일 간 평균 7.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와 SBS는 시청률이 상승했는데 KBS만 유독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 때문에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신이 국가재난주관방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의 시청률이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 뉴스타파의 세월호 참사 관련 첫 보도였던 < 재난관리시스템 침몰…커지는 불신 > 리포트는 22일 오전 현재 91만 건의 유튜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2년 뉴스타파 탄생 이후 단일 리포트 조회수로는 최다기록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18일 한 때 접속자가 폭주하며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 뉴스타파 17일자 보도.
박대용 뉴스타파 기자는 "18일에는 순간접속자가 20만명 수준이었다. 현재는 서버 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블로그 형태의 특보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세월호 참사보도 이후 '뉴스타파 카카오스토리' 구독자가 3일 만에 16000명에서 53000명으로 증가했다. 사고 당일 각 방송사 뉴스를 접한 뒤 기성 언론보도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들이 뉴스타파를 선택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우리 보도에 이 정도의 많은 관심이 올 줄 몰랐다.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 덕분"이라며 "방송 리포트가 대부분 정부 발표 위주로 나가는데 뉴스타파는 피해자 입장에서 전반적인 재난대처시스템 부재를 다뤄주니 그게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용 기자는 "뉴스타파가 엄청난 특종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리에게 몰리는 걸 보면 그만큼 공정방송에 대한 많은 갈증이 있는 것 같아 일면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