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인간답게 살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인간이기에 그외의 생물을 하등하게 여기고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헛소리를 쉽게 내뱉을수있는것.. 그것이 인간이라는 동물이 아닐까? 나역시 그곳에 다녀오기전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인간이었다. 하지만 이 우주에서 나역시도 먼지보다 하찮은 존재라는걸 그 '동물원'을 다녀온 뒤로 알게 되었다.
제2장 동물원 탐정일을 할때 내 잔심부름을 하던 재키라는 녀석이 있었다. 셜록홈즈에 나오는 왓슨같은 그런 개념은 아니지만 내가 일을 할때 꽤 도움이 많이 되던 활발한 소년이었다. 그 녀석을 처음 봤을때가 기억난다. 내 탐정 사무소로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자기를 조수로 써달라며 떼를 쓰던 장난끼어리던 그 녀석.. 첨에는 그냥 한번 써먹어 볼까 싶어 여러 잔심부름들을 시켰지만 생각보다 일처리가 능숙하여 결국 녀석을 정식으로 채용했었다. 재키는 천애고아였다. 길거리에서 발품이나 팔던 하층시민이었지만 내가 전에 처리한 업무가 녀석이 내게 찾아온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아마 헨슨부인 실종사건을 해결했던 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복잡한 사건은 아니었지만..) 그런 무용담(?)을 내게 늘어 놓으며 나를 존경 한다고 연신 말했던 그 말썽꾸러기 녀석.. 재키는 정말이지 유능했다. 둘이 손발이 척척 맞았다고 할까? 십대 소년이라 그런지 장난도 많이 쳤지만 일처리 만큼은 내맘에 쏙 들었다. 그런 녀석이 언젠부턴가 사무실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나는 삼일동안은 그냥 별일없을거라 생각하며 내일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더욱더 시간이 지나고 뭔가 상황이 이상해지고 있음을 짐작했다. 그렇게 나를 따르던 녀석이 연락도 없이 자취를 감추다니.. 분명 무언가 안좋은 일에 휘말렸을거라 생각하고 나는 내 직업에 맞게 재키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친구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녀석인지라 그녀석 발자취를 찾기는 쉽지가 않았다. 이렇게도 나는 재키에 대해 아는것이 없었던 것일까? 탐정이란 내 직업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평소 녀석이 자주 갔던 햄버거집을 찾아갔다. 그집 사장이랑도 안면이 있던지라 말은 아주 잘 통했다. 재키는 삼일전 이곳에서 아침을 먹었다고 했다. 평상시랑 다름없이 치즈버거랑 펨시콜라를 마시고는 가게를 나섰다고 했다. 하지만 평소랑 다른 점은 녀석은 가게에 들어오고 나서 나갈때까지 어떤 전단지를 유심히 보고있었다고 한다. 주인장은 옆을 지나치며 그 전단지를 보았는데 무슨 예전 서커스 전단지 같은 아주 낡은 종이쪼가리를 재키는 열심히 보고있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식사를 마치고는 아주 부리나케 가게를 나섰다. 주인장은 그게 무었인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대충 봤을때 옛날 동물원 포스터가 그려진 종이였다고 했다. 동물원이라.. 이 근방에는 동물원은 없었다. 있다면 멀리 시내나 다른 지방에나 있지. 내가 살고있는 이지역에는 비슷한 거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재키는 동물원 전단지를 보고 어디로 간것일까? 정말로 그 먼 지역까지 간 것일까? 고작 동물원을 볼려고? 내가 아는한 재키는 그럴 녀석이 아니었다. 점점 불안하고 기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번에 내가 마주할 사건의 실체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