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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에게 화(?!) 내고 휴가 받은 썰
게시물ID : military_505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벨리스크
추천 : 15
조회수 : 1916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4/11/06 21:28:28
예 저는 나름 편한 부대에 있었습니다.

뭐 선임이나 그런것 보다는 부대 자체가 그냥 저희 끼리 이야기 할때 2년간 강제 회사 근무 하는 것 같다 하고 지냈습니다.
진짜 아침에 생활관(자대)에서 일어나서 출근하러 갑시다~ (근무지) 심심치 않게 말하고
퇴근 이라고 하고 뭐 그정도?

군복 입고 근무하는 것도 아니라 양복이나 근무복(때깔 참 좋죠...입고 다니면 저거 뭔가 싶기도 하고
..
5공화국에 나오는 그 군복 그대로에 겨울에는 잠바 입고 다녀서 참 좋았습니다 인데 일단 둘째 치고


쨋든 그런 부대라 엄청 편하고 진짜 하는 일도 사무직이랑 다른게 없었습니다.
대부분 나이도 많고 회사 경력이라던지 심지어 공무원하다 오신분까지도 있을정도였죠..

뭐 그렇기에 하는 일을 하고...
부차적인 일도 하는 것도
삽질이나 그런게 아니라 좀 특이한 것이었는데...
(자대에서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휴가보내고 이거밖에.........)

마침 부대에 어항이 있었습니다.
어떤 ★ 분이 기증한 어항이라더군요

관리하기도 빡센게 어항이 벽걸이 형에 주문제작
거기다가 플라스틱 수초에 수류식인데 물고기는 구피.......

.......
아 제가 왜 이렇게 말하자면
제 취미가 물고기를 키우던거였습니다....밖에서 새우도 키우고 어항도 맞춰주고
돈이 없으니 좀 큰 어항 사시는 부러운 지인 분 집에서 대리만족하고 만들어드리고
아무튼 물고기가 저런 암울한 사정에서 사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상병되서 위에도 없고 시간도 널널하고 간부님도 알겠다. 그리고 친하니 물어봤죠.
금액이 제한되어있다군요;;; 뭘 하려고 해도 

듣다보니 그돈 모아서 제대로 바꾸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라지만 천원 단위더군요
......
..
..
......
물고기 밥값도 안되겠네;;

상황을 보니 플라스틱 수초는 다 까져서 물고기가 꼬챙이 되서 죽을 정도이고
이끼에
물은 냄새까지 나려고 하고 (한번도 안갈았어 이사람들!)
....

너가 할래?
제가 하겠습니다.

이랬습니다.

결국 그렇게 됬는데 대 공사더군요....
돈은 제 통장으로 왔는데 얼마 되지도 않고

어짜피 잘 쓰지도 않는돈 간식 덜 사먹고 물고기들을 위해서 희생하자!!!!!!!!!!!!!!!!!!

이렇게 진행됬습니다.
이끼제거는 자로하고

일단 대청소 했었죠
약품으로 전부 청소하고
한번도 안 간 물 다 갈고 (이게 가장 빡쎈거 같았어요................내가 미쳤구나 이생각밖에 안들던)
자 이렇게 했으니

물고기 집어넣고
수초 심고
여과기 바꾸고
이끼 긁고

새우 넣고

어항이 이제 뭔가 깨끗해졌습니다
전에는 철수 대상이었는데 사람들이 올적갈적

나나에 모스 데코하니

신기하다면서 보고
두드리고
(두드리지마라!!!!!!!!!!!세요.....)

나름 뿌듯하더군요

포상은 안준게 아쉬웠지만 가끔 전화받다가 일하다가 빡세거나 쉴때 힐링하러 가고
밥주고 하는 재미로 살았습니다.

뭐 그래도 이끼는 끼죠

예 그날이었습니다.
이끼가 차있더군요

참한 후임하나랑 어항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자란 모스 좀 잘라주는거랑
이끼제거랑 기타 등등

좀 높히 있어서 물품 들고 있는 후임 있고 전 직접 청소하고 (후임에게 맞기니 물고기 죽일 기세......)

의자에서하고 있었습니다.
간부님이 갑자기 후임 부르더군요
가더라구요

그래도 제손에 일단 있고 좀 걸리니 냅뒀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뒤를 확 치더군요 

이 건물 안에는 내 위에 병사는 없고 간부님들은 설마 안건들겠지 하고

야! !!!!!!!!!!1 왜 밀어!!!!! 놀랬잖어 갔다 왔....

뒤를 보고 말을 못끝냈습니다

.....

별을 많이 보긴 한데 그래도 별 3개는 흔치 않죠.
...
..
..
....
..
의자에서 그대로 뛰어내려와서 충! 성!

하니까 허허허허 웃으시더군요
옆에 보좌관님 있으시고


저 : 죄송합니다!

장군님 : 허허 그럴수도 있지 일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그래 뭐하고 있었나?

저 : 어항 청소중이었습니다!

장군님 : 오, 그려? 관리 혼자 했었나? 

저 : 그렇습니다!

장군님 : (보좌관에게)  그 이거 담당하는 간부좀 데리고 와봐라


그때 저는 생각난게 아 이제 X 됬구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화낸건가
어떻게 하지
으어어어어
영창이다 (리얼)


간부님은 일단 움ㄴ우ㅠㅁㄴ엉ㅁㅇ뭊ㅇ 하는 표정으로 뛰어오시고

장군님 : 거 병사가 관리를 잘하더라구 그래서 불렀어 얼굴좀 보게

:간부님 : 그렇습니까?

장군님 : 저거 수초 다 진짜냐? 물고기도 잘했구만? 전에 왔을때는 개판이었는데

간부님 : 아 이병사가 다 했습니다.

장군님 : 돈 좀 들였을거 같은데 썼나?

간부님 : 아니 병사가 알아서 다 구해온것으로 압니다


간부님은 돈이라던지 모르는 상태 
사실 몇천원이면 되는줄 아셨죠......


장군님 : 얼마들었나?

저 : 조금 적지 않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꾸기 위해서는 충분한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내가 어떤 정신으로 이런 말 했는지 기억 안남.....)

장군님 : 오호 그래? (하고 간부님 보시더라구요) 애 포상 줬냐?

간부님 : 안줬습니다

장군님 : 그래? 내 이름으로 포상하나 끊어 확인한다. 줬는지

간부님 : 예 알겠습니다.

장군님 : 야 너 어디 근무하냐? 

저 : XXX 과에서 근무합니다

장군님 : ㅇㅇ 받았는지 전화할께

저 : 알겠습니다.



하고 가시더군요

간부님은 등 톡톡하더니 야 잘됬다 포상 받네

(부사관 님이라 포상을 줄 수 없는 위치라 밥만 사주셨는데 잘됬다고 토닥 토닥 칭찬 받아서 싱글싱글)


후임은 뒤늦게 와서 이게 뭔 상황인가 'ㅅ'..
포상 받을 수 있었을 껀데 하니까
으아아아아악

하고
..
전 아직 살떨리고
..
...
결국 포상 5일짜리 받았습니다
(우와!!!!!)


그덕분에 공인된 어항 관리병이 되버리고  심지어 자대에 까지 소문나서
자대에 어항 취미 가진 간부님 한분이랑 맨날 열심히 토론을 헀었다는 후문이....

열심히 전역할때까지 어항을 꾸몃다는게 좋네요

아쉽게도 사진은 못찍었는데

아직 이쁘다는

새우가 알을까고
물고기도 알을까고
수초는 늘어나고


어항 꾸민것도 쉽지 않은 경험인데
이것도 재미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장군님 서있는거 확인했을때는 진짜 죽는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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