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으로 억울하게 올림픽 메달을 놓친 신아람(26·계룡시청)이 <한겨레>와 만나 오심 사태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신아람은 31일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펜싱 플뢰레 개인전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석에 나타났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 응했다.신아람은 ‘오심 사태’가 일어난 지 만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나 자신을 추스르기조차 힘들다”고 했다.하지만 그는 “피스트(경기장)에 한 시간 넘게 앉아 있는 동안 외로웠는데 국민들이 함께 기다려줬다고 생각하니 위로가 됐다”며 고마워했다. 신아람과의 일문일답.- 마음은 좀 추스렸나.= 아직 못 추스렸다. 어젯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2시간 밖에 못잤다.- 머릿 속에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맴돌던가.=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한 게 현명했을 것 같은가.= 심판에게 타이머를 직접 눌러달라고 요구를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경기가 잘 끝났을 것이다.- 4년 뒤 올림픽에서 재도전할 생각은.= 아직까지 4년 뒤 올림픽은 생각하지 않는다. 시합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남은 단체전에 집중하겠다.- 개인적으로 아픈 일을 겪게 됐는데, 한국에서는 관심이 많다.= 여기에 있다보니 한국에서 가져주시는 관심은 잘 실감이 안난다. 본의아니게 유명해졌는데 원했던 상황이 아니다. 금메달을 따서 돌아가고 싶었는데, 단체전이 남긴 했지만 메달도 없이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착잡하다.- 동료들이 조언 많이 해주던가.= 그런 얘기 많이 해봐야 소용없다. 평소대로 행동하는 게 더 낫다.
런던 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시계가 멈추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 여자 펜싱계의 기대주 신아람(26·계룡시청)이 30일(현지시간) 영국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5-6으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자 심판판정에 항의의 표시로 펜싱코트를 떠나지 않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인터넷으로 기사를 봤나?= 얘기 들었다.- 국민 여론이 어떤지 아나?= 대충 들어서 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었나.= 자신 있었다. 결승에 올라갔다면 이길 자신 있었다.- 인터넷이나 신문에 우는 사진이 많은데.= 금메달 따서 기쁨의 세리모니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싶다.- 부모님과 통화는 했나?= 어젯밤에 통화했다. 엄마는 괜찮다고 잘했다고 해주셨다. 내가 울면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시니까봐 꾹 참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많은 얘기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너무 감사하다. 동생한테 내가 한시간 동안이나 앉아있는 모습이 그대로 중계됐다고 들었다. 동생이 “국민들이 함께 기다려줬다”고 하더라. 그 시간이 정말 외로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국민들이 함께 기다려줬다고 생각하니 위로가 되고 정말 감사하다.런던/김동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