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초기 00연대장 P대령은 부하에게 즉결처분을 잘 내리기로 소문난 지휘관이었다. 그러나 예하부대의 전투력 향상에는 남달리 공이 많은 지휘관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제대 뒤에 들어서 알게 되었다. 여기 00연대 출신 한 퇴역장교의 증언을 소개한다. 1950년 겨울 00연대가 광나루에서 한강을 건너 서울로 진입하는 가운데 휘하 모 중대장의 운전병이 추운 겨울 날씨에 지프의 발동을 꺼트렸다고 해서 그 중대장에게 운전병을 총살하라고 명했다. 중대장이 주저하자 자기 손으로 그 운전병을 총살했다.
한번은 전화가설장비를 잔뜩 등에 짊어지고 행군중인 통신중대의 후미를 허둥지둥 따라가던 한 통신병이 자기(연대장) 지프의 진로를 방해한다고 해서 통신중대장 김00대위를 불러서 그 통신병을 총살하라고 명령했다. 김대위는 명령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부득이 그 통신병에게 총을 한 방만 쏘고는 자기 위치로 돌아가 버렸다. 연대장은 한 손에 총을 맞고 신음하는 그 통신병을 자기 손으로 사살하고 나서 수행하던 헌병중대장 박00대위에게 확인 사살을 명령했다. 박대위는 명령대로 확인 사살을 했다. <어느 졸병이 겪은 한국전쟁>에서
포천 부평리에서 ...박격포탄이 작렬하는 탄막을 벗어나고 있던 생도 2기생 하나가 소총을 내던지고는 맨몸으로 뛰었다. 천지를 뒤흔드는 적 보병의 함성과 박격포탄의 공세에 그만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징발된 민간트럭이 생도들을 태우기 위해 정차하고 있는 동안 먼저 도착한 생도 1기생들이 빨리 뒤어 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였다. 생도 1기생 가운데 하나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눈에는 살기가 빛을 뿜어대고 있었고 그의 소총 방아쇠에는 손가락이 들어가 있었다. 주변 생도들은 긴장했다. 그의 눈초리를 따라 바라보니 생도 2기생 하나가 철모와 배낭은 물론 소총까지 버리고 맨몸으로 뛰어오고 있지 않은가. 이를 맨 먼저 발견한 사람이 바로 생도 1기생 000이었다. 그는 미친듯이 "네가 군인이냐? 생명과 같은 소총을 버리다니!"하고 일갈하고는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정확히 세 발이었다.
망우리 고개에서... 생도 1기생들은 스리쿼터에 타고 생도 2기생들은 지엠씨 트럭에 탔다. 차가 막 떠나려는데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배낭도 철모도 없는 생도 2기생이 뛰어와 헐레벌떡 트럭에 탔다. 이를 본 생도 1기생 하나가 스리쿼터에서 뛰어내리더니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야! 이 xx야. 빨리 내려!" 그 생도는 벌벌 떨면서 트럭에서 내렸다. "저는 생도 2기생입니다." "야! 이 xx야. 육사생도가 이게 무슨 꼴이야. 뒤로 돌아!" 그 생도가 뒤로 돌아서자 생도 1기생은 허리에 총 자세를 취하더니 그 자리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 후에 확인된 일이지만 총살을 감행한 자는 또한 000이었다. <육사생도2기>에서
즉결처분이란 용어에서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고 물건 취급하는 듯한 지극히 비인간적 냄새을 풍긴다. 한국전쟁 중에는 적지 않은 즉결처분이 있었으니 그 중에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것도 있고 즉결처분을 명한 지휘관에 대해 분노가 치미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위의 두 사례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P의 경우는 즉결처분의 명수 H, K 또다른 K등과 함께 인명을 경시하는 일본군 하부구조에서 못된 것만 배워온 자가 갑자기 너무 큰 권한을 가지게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현상일까 하고 나름대로 분석해 보기도 했다. 생도 1기생 000의 경우는 더 이해하기 어렵다. (얼마나 미웠던지 <육사생도2기>의 저자는 실명을 그대로 썼으나 여기서는 익명처리했다.) 갓 20세 쯤 되었을 젊은이가 무슨 권력으로 육사 입교한지 채 한달이 않된 후배의 생명을 그것도 둘씩이나 빼앗을 수 있단 말인가? 심리학이나 정신과학을 전공한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지가 뭐 된다고 지 멋대로 즉결처분을?같은 육사생도주제에 말이야..지가 장군이라도 되는줄 아나?저런 개새끼....6.25때 분명 디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