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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병장일 때 갓 들어온 이등병.txt
게시물ID : humorbest_5062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케이랍스타
추천 : 38
조회수 : 11543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03 15:19: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03 07:32:26

이 친구 별명이 동팔이었으니 동팔이라고 하겠음.

 

1. 탄약고 출입대장

 

우리 부대는 훈련이 진짜 X명박 비리만큼 많았는데(모 군단 특공대) 훈련이 없을 때는 또 경계근무가 새누X당 비리만큼 많았음. 부대 특성상 인원이 매우 적어서(편제 당 일반 보병의 동 편제의 한 단계 아래 급이라 보면 됨. 1개 특공 연대가 1개 보병 대대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 경계 근무가 엄청 많았음. 그랬기에 이등병이라도 신병 보호기간 풀리자마자 당연히 근무에 투입됨.

하루는 내가 갓 병장을 달고 동팔이랑 근무를 나감. 아침에 탄약고 출입대장(탄약고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상을 적는 장부)을 가지고 나가는 타임이었고 이등병인 놈이 안 챙겨서 내가 챙김. 원래 부대가 근무가 상당히 많아서 훈련이 없는 기간엔 근무에 상당히 민감함. 그래서 신병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들 중 top3안에 드는게 바로 근무에 관한 것들임.

 

분명 알려웠음. 내가 알려준건 아니지만 소대에서 뒹굴다 들었음. 근데 안 챙기길래 내가 챙기고 근무 도중에 말했지.

 

나 : 동팔아, 탄약고 출입대장이 뭐냐?

 

동팔 : (잠시 생각하더니) .....탄약관 님 아니십니까?

 

.....민간인이라면 모르겠지만 부대엔 탄약 관리관이라는 간부가 있음. 이 놈이 탄약고 출입'대장'이라니까 연대장, 대대장 뭐 이런 대장을 생각했나 봄.

 

나 : (화를 참으며) 어제 세원이가 너한테 분명이 알려줬잔아.

 

여기서 세원이는 동팔이 맞선임. 동팔이는 죄송해 죽을꺼 같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음.

 

나 : 니 뒤에 있네. 탄약고 출입대장.

 

내 말에 동팔이는 간부가 나타났다는 말인 줄 알고 번개같이 뒤를 돌아봤음. 알겠지만 경계 근무서면서 거수자(거동이 수상한 자)보다 무서운게 부대 간부임.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 동팔이가 어리둥절하더니 탄약고 출입대장을 보고 알겠다는 듯이

 

동팔 : 아, 이게 탄약관님이 쓰시는 수첩입니까?

 

...에이 쓰고 보니 재미없다. 어쨌든 2등병이라 뭐라고는 안함.

 

 

2. 수하 사건

 

수하라 함은...

야간에 거수자가 나타났을 시, 상대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임. 기억이 잘 안나는데 대충

정지,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손 들라고 해놓고 손 들기도 전에 움직이면 쏜다고 해주는게 포인트)

초코(암구호 문어, 상대는 답어를 말해야 한다)

누구냐

용무는

몇 보 앞으로,

신원 확인

이런 순이다. 또 경계 근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알려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수하다.

때는 야간 근무. 누구나 그렇듯 잠자다가 깨서 나가는 경계 근무는 상당히 짜증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초소에는 감시 카메라 까지 설치되어 있다(몇 년 전에 타 부대에서 근무 도중 자살한 사건 때문에).

이게 별거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조금 짜증나 있는 상태라 입 닫고 근무를 섰다(보통은 후임에게 재밌는 이야기 해보라고 한다).

지옥같은 1시간 30분 근무가 끝나고 다음번 근무자가 멀리서 오는게 보였다. 수하는 보통 후임병이 하고 선임병은 그냥 구경하는게 우리 부대였다.

인솔 간부도 없어서 직접 해보는게 더 좋다고 판단. 동팔이에게 직접 해보라고 했다.

 

나 : 야, 수하 해봐.

 

내 말에 동팔이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진짜 수화를 했다. 말을 못하는 농아(말을 못하는 장애인)들이 의사소통 할 때 쓰는 진짜 수화...

그것도 누구나 아는 사랑합니다의 그 수화...

 

나 : 야, 이 씨X! 장난하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다음 번 근무자는 벌써 지척이고 수하를 하기엔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수하를 제대로 가르킬 생각으로 다음번 근무자들에게 말했다.

 

나 : 야! 빽쳐

 

여기서 빽치라는 말은 Back치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라는 말이다. 훈련할 때 빽치시랍니다! 이 말은 진짜 빡치는 말이다. 라임 의도 한거다.

내 말에 다음 번 근무자들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우리의 동팔이가 번개같이..

 

뻣쳤다.

 

나의 '빽쳐!'라는 말을 '(엎드려)뻣쳐!'로 알아 들은 것이다. 거기에 당황한 나는 급히 일어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초소에는 근무자를 감시하는 감시카메라가 있었고, 간부들은 근무 교대시간이 되면 근무 교대를 제대로 하는지 카메라로 확인을 했다. 게다가 인솔 간부마져 없었으니 이건 100%였다.

결국 수하고 나발이고 부랴부랴 근무 복귀를 해서...

당직 사령한테 털리고 소대 복귀해서 당직 사관(웃기게도 탄약관이었다)에게 털렸다.

 

두 사건 모두 하루에 일어난 일이다. 주간 근무 후 야간 근무

아.. 난 글 쓰는 직업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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