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탕....좋아하세요?
게시물ID : lovestory_534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놔다중복
추천 : 1
조회수 : 5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09 01:22:51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대여.

당신을 보고 싶어요.

하지만 내 곁을 떠나간 그대여.

그대도 나를 사랑해줘요.

 

 

 

 

 

 

 

 

 

 

 

 

 

 

 

 

잊혀졌던 첫사랑이 떠올랐다.

중학교 3학년. 처음으로 가슴을 떨리게 했던 그녀. 비록 남들 눈엔 그저 그럴 뿐인 사람이었지만, 내겐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던,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던 그녀.

처음 만났던 그 순간부터, 마지막 그 시간까지 언제나 지어보였던 그 눈웃음을 가진, 그러나 전혀 다른 외모의 여인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순간 숨이 막혀온다. 심장이 멎자, 시간이 멈추었다.

그 시절, 그녀가 가졌던 귀여웠던 사과머리는 아니다.

끝부분에 살짝 웨이브를 넣은, 성숙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 20대 중반일까. 단아한 정장 차림의 여인은 그 사람이 가지지 못했던 어른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뭐해? 손님 안 받고.”

누님의 말 한마디에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난 퍼뜩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물통과 물 컵을 집어 들었다.

, 주문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이상해 보이면 어떡하지? 기분 나빠서 나가는 거 아냐?’

끝도 없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괴롭히고 상황판단은 무뎌진다.

다행히 눈치 채지 못한 듯, 여인의 일행인 듯한 30대 후반 정도로 되어 보이는 사내가 메뉴판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또 다른 동료들에게 묻는다.

전골 5인분에 만두 두개, 어때요?”

, 좋네요. 칼칼하게 칼국수보단 전골이 좋겠네요.”

여인과 동년배의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숟가락 통 뚜껑을 열고, 수저를 동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준다.

그럼 전골 5인분에 만두 둘이요.”

전골 셋, 만두 둘이요. 알겠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실수 없이 잘 했다. 그러나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호흡은 거칠다.

떨린다.

뭘까, 이 여인은 그녀와 다른데. 그녀가 아닌데. 그녀일 리가 없는데.

난 간신히 주문을 주방에 전하고 카운터에 앉았다. 누님께서 슬쩍 보시더니 고개를 갸웃하곤 손님들이 계산하고 간 테이블을 정리하신다.

오늘은 비교적 손님이 적다. 직장가도 아니거니와 시간상으로도 월요일 오후 9. 난 멍하니 카운터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이따금, 여인을 바라보았다.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그녀와는 다르게, 평범한 여인. 비록 뽀얀 피부, 커다란 눈, 오똑한 코를 가지진 못했지만, 너무도 그녀와 닮은 여인.

난 순간적으로 전골을 떠먹던 여인의 한 행동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시간이 멈춤을 느꼈다.

슬쩍 옆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기는 여인. 모든 남성들이 설레는 행동일 테지만,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기억이자 추억 중 하나.

그녀도그녀 또한 그랬기에.

…….”

난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목소리를 참지 못했다. 그리고 그저 막연히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한 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식사가 끝났다.

여인과 함께 온 남자 손님들 중 절반 정도가 한잔 걸쳤는지 조금씩 비틀거린다. 나머지 절반이 그들을 부축하고 식당을 나갔다.

으으, 이래서 월요일 회식은 힘들다니까. 그치, 유선 씨?”

여인을 제외하고 유일한 여자 손님인 단발의 30대 중반의 여자가 여인에게 무언가를 건네며 말했다.

아뇨, 그래도 덕분에 내일은 12시 출근인 걸요.”

, 하긴. 팀장님의 그런 면이 멋지긴 하지. 그래도 힘들긴 힘들어.”

여자의 말에 여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건네받은 무언가를 네게 건넸다.

, 뭐지?’

순간 닥친 상황에 난 당황하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

여인 또한 뭔가 싶은 듯 바라본다.

잠시 동안의 정적.

계산이요.”

?”

난 여인의 얼굴부터 천천히 시선을 내려 여인의 손끝을 바라보았다. 그 끝에 놓인 건, 카드 한 장.

계산. 계산이다.

빌어먹을!’

난 속으로 멍청하게 군 나 자신을 욕하며 알겠다며 카드를 받았다.

, 전골 다섯, 만두 둘, 소주 5. 다 합쳐서 93000원입니다.”

카드기에 숫자를 입력하고 카드를 긁는다.

오류.

난 또 다시 당혹감을 느끼며 다시 숫자를 입력했다. 그리고 카드를 긁는다.

오류.

뭐가 잘못되었나요?”

여인의 목소리에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 오류가…….”

?”

, 오류가 나는데요?”

연신 말이 더듬거린다.

뭔가 아니다. 뭔가 잘못됐다.’

문득 그 생각이 먼저 들었다. 뭐가 아닌지, 뭐가 잘못 된 진 몰라도.

여인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는 이리저리 카드를 둘러본다.

? 그럴 리가 없…….”

아아, 또 시작이네.”

그때, 30대의 여자가 짜증난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게 마그네틱 부분이 손상 되서 가끔 이러거든. 아휴, 이래서 법인 카드 좀 바꾸자니까. 맨날 까먹으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서 카드를 돌려받곤 자신의 카드로 보이는 삼성카드를 건넸다.

우선 이걸로 해주세요. 영수증 꼭 주시고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