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ology
Chapter Twelve: Culture Shock
JasonTheHuman 지음
스크툴루 옮김
더는 허기를 참을 수 없어 연주를 그쳤다. 라이라는, 그… 오늘 아침, 캔틀롯 이후로 음식을 먹지 않았다. 정말 오늘 일인가? 마치, 디 모인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보였다.
무릎을 굽혀, 인간들이 리라 케이스에 뭘 던져 넣었는지 살폈다. 금화는 없지만, 은화와 동화가 몇 개 있어 기뻤다 - 그러나 대부분 그냥 녹색 종이 쪼가리였다. 라이라는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 인간의 얼굴과 그 옆 구석에 숫자 ‘1’이 적혀진 게 다였다. 돈 같은 건가? 다들 이런 걸 줬으니, 그럴 것이다.
“그런 악기 처음 봐.”
라이라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리라를 두 손으로 껴안으며 일어서, 주변을 돌아봤다.
여자아이였다 - 또래처럼 보였다. 곧, 내내 지켜봤던 인간이란 걸 알아챘다. 흑발에, 붉은 체크 남방 옷깃 너머로 갓 넘어갈 정도로 머리를 땋았다. 라이라는 숨을 돌렸다. 그래, 인간이 또 말 거네. 별일 아니야. 진정해.
“그래…” 라이라가 말했다. “잠깐, 너… 처음 본다고…” 그럴 리가 없었다. 이건 인간의 악기다 - 그래야만 한다. 인간들도 연주하는 게 아닌가?
“그거 리라, 맞지?” 아이가 물었다.
“응.” 라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처음 봤다고 들었는데.”
“뭐, 실제로는 처음이지.” 웃고는 물었다, “거기 마법의 힘 같은 것도 있어?”
라이라는 깜짝 놀랐다. “마법? 아니, 당연히 없지…”
아이는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진정해, 그냥 장난이야. 그러니까, 그걸 보면…” 라이라가 혼란스러워한단 걸 알아챘다. “아니다. 젤다의 전설 안 해봤나 보네.”
“사실, 신청곡은 받지 않아,” 라이라가 말했다. 게다가 어떻게 연주하는지도 몰랐지만, 분명 인간들이 리라로 연주하는 전설 중 하나일 것이다. 아마 배울 수도 있겠지. 라이라는 돈과 녹색 종이를 쓸어 담아 주머니에 구겨 넣고, 악기를 챙겼다. “게다가, 이제 떠날 시간이고.” 라이라는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잠깐, 여기에 산다고 했지? 어디 가야 뭐 좀 먹을 수 있을까?”
인간은 어깨를 들썩였다. “특별히 먹을만한 건 없는데.”
“지금은 아무거나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라이라는 케이스 자물쇠를 잠그고 일어섰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싸게 먹을만한 게 필요하나 보네. 많이 번 것 같지도 않고. 그래도 꽤 좋은 연주였어,” 아이가 말했다. “아, 그건 그렇고, 난 오드리야.”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아마 악수를 청하는 걸 것이다. 라이라는 알고 있었다. 포니도 손가락이 없지만, 비슷한 걸 하니 말이다.
“내 이름은 라이라야,” 오드리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손가락이 서로 맞닿았다. 라이라는 손을 바라보며, 이 상황을 실감치 못했다.
“라이라? 네 악기 같은 건가?” 오드리가 물었다.
“어?” 라이라가 말했다. “아… 그럴걸.” 케이스를 집어 들고, 가방을 어깨에 둘러멨다.
“그건 어디서 배운 거야?” 라이라가 케이스를 가방에 밀어 넣자, 오드리가 고개로 끄덕이며 가리켰다.
“내가 망아 - 아니, 어렸을 때부터 연주했어,” 라이라가 말했다. “부모님께서 사주셨거든… 뭐, 친부모는 아니지만. 입양됐어.” 대화가 부드럽게 흘러가지 않았다. 라이라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오드리는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당황했다.
“나 지금 정말 배고프거든. 뭐 좀 먹어야겠어.”
“그래. 나도 저녁 먹으러 가던 참이었으니까. 나랑 같이 갈래?”
“정말이야?” 인간이 식사 초대를 한다고? 하도 좋아서 믿기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꿈이 아닌지라, 정말 벌어진 일이다.
“그냥 물어보는 거야. 꼭 갈 필욘 없어. 그러니까, 여름 방학이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조금 굶주렸거 - ”
“나도!” 라이라가 외쳤다.
“어, 정해진 것 같네.”
라이라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서 공원 밖을 나섰다.
“그럼, 여기서 자주 연주해? 많이 와봤지만, 넌 본적 없거든,” 오드리가 말했다.
“아니, 난… 마을 밖에서 왔어,” 라이라가 답했다. “넌 어디 사는데?”
“월넛가에. 여기서 조금만 걸으면 나와.” 오드리가 오른쪽을 가리켰고, 라이라는 손끝을 따라 봤다. 어디를 가리키는지보다 손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더 흥미가 있었다.
몇 블록 더 건너자 지붕이 녹색인 식당 건물에 도착했다. 창문 너머로 인간들이 탁자에 앉아, 뭔가 먹고 있는 게 보였다. 다시 배가 고파졌다.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별로 신경 안 쓴다고 했으니까,” 문 손잡이를 당기며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를 먼저 들여보냈다.
뭔가의 냄새 - 음식이겠지만, 뭔지는 알 수 없었다 - 가 강하게 났다. 내부는 탁자와 뒤에 부엌에 인간들이 있단 것만 제외하면, 여타 식당과 다르지 않았다. 구석에 아이들과 가족이 있었다. 곡이 연주되고 있었는데 - 어디서 하는 거지? 녹음된 것 같은데, 어디에도 축음기는 보이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주변에 뭘 하는지 살펴보는 데 정신 팔렸겠지만, 지금은 배고픈 게 먼저다. 게다가, 이제 인간 음식이 어떤 건지 알아볼 차례다. 포니들이 먹는 것과 비슷하겠지. 인간들도 저처럼 케이크를 좋아하길 바랐다.
오드리는 계산대로 가, 점원에게 말했다. “전… 1번 주세요. 겨자는 뿌리지 마시고요.”
“세트로 드릴까요?”
“네.”
“5하고도 67입니다.”
라이라는 오드리가 어떻게 돈을 내는지 자세히 봤지만, 점원에게 작은 사각 카드만 줬다. 그리고 점원 다시 카드를 돌려줬다. 정말 돈 낸 거 맞나?
“도와드릴까요?” 이제 점원이 라이라에게 물었다. 어떻게 주문하지? 오드리가 말한 건 번호뿐이었다.
“어…” 라이라가 말했다. “저-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이게 안전한 길이라 생각했다.
“예. 5하고 67입니다.”
5하고 67… 뭐? 라이라는 주머니를 열고, 그 종이 뭉치를 꺼냈다. 분명 이게 인간의 화폐일 거다. 잠깐 살펴보고는 내밀었다.
점원은 당황해 하더니, 몇 개 집어가고, 나머지를 돌려줬다. 계산대에서 동전 몇 개를 꺼냈다.
“33센트 거슬렀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라이라가 말했다.
이곳엔 모두가 친숙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선 틀리셨다. 아니면 적어도, 라이라 세계의 인간들은 다르다고 확신했다. 바로 오늘 아침 지루하고 낡은 캔틀롯에 있었고, 지금은 디 모인이라는 놀라운 곳에 있단 게 믿기지 않았다.
“그럼, 어…” 라이라가 말을 시작했다. “대체 ‘디 모인’이란 게 정확히 무슨 뜻이야? 여기 이름 맞지?”
“어… 기억 안 나,” 오드리가 말했다. 팔을 앞으로 접고 있었다. “프랑스어 같았는데.”
“아… 정말?” 프랑스라고 했으니… 지금 라이라가 어디에 있단 걸 알면 래리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니, 라이라는 미소가 지어졌다. 프랑스는 실존하는 장소였다. 이 세계에선 여전히 번창하고 있다.
“여기 온 진 얼마나 됐어?” 오드리는 눈썹을 치켜들었다.
“오늘 막 왔어,” 라이라가 말했다.
“너도 익숙해질 거야. 여긴 정말로 심하게 지루하거든.”
“그렇지 않은걸.”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음식을 기다리며, 라이라는 어디서 들리는지도 모를 음악을 들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귀에 박히는 곡이었다.
“이 기차를 타는 데 돈도, 명예도, 신용 카드도 필요 없소…” 활기찬 리듬이었다. 라이라는 이것이 인간의 노래라 생각했다. 고향에서 인기 있던 클래식 음악보다 마음에 들었다. “강하고, 갑작스러우며, 때론 잔혹하지만, 당신의 삶을 지켜주겠죠 - 그것이 사랑의 힘입니다!”
갈색 쟁반에 음식이 담겨왔다. 어떤 건 튀겨있다는 걸 알아봤지만, 이퀘스트리아처럼 건초로 만들어 보이진 않았다. 다른 음식은 판지로 만든 작은 사각 상자에 담겨있었다.
종이로 된 빈 컵을 줬다. 라이라는 오드리가 계산대 옆에 상자에 가, 컵에 뭔가 채우는 걸 보았다. 오드리를 따라 하고는, 조금 홀짝였다 - 그냥 평범한 소다였다. 이퀘스트리아보다 좀 더 달고, 거품이 났지만, 다시 슈가큐브 코너에 돌아온 것만 같았다.
자리에 앉을 때까지 라이라는 참을 수 없었다. 상자를 열고 - 안엔 샌드위치 같은 게 있었다 - 바로 먹기 시작했다.
“너 정말 배고팠었구나,” 라이라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웃으며 오드리가 말했다.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입 삼켰다. “맛있다.”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닌데,” 오드리가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너 어디서 왔다고 했지?”
“그러니까, 어…” 라이라는 한 입 더 베어 물고, 얼마나 말해야 하나 생각했다. 인간들은 포니를 어떻게 생각할까? 별로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작은 도시야. 여기서 정말 먼 곳이지. 들어보지도 못했을걸. 그만큼 멀어.”
“그래…” 오드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라이라의 샌드위치에서 상추가 쟁반 위로 떨어져 나왔다. 샌드위치를 한 번에 붙잡기 힘들었다. 새 손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드리가 튀김 몇 조각 집어 먹는 걸 바라봤다. 손가락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다. 날 때부터 가졌으니, 특별하다고 느끼지도 못하겠지. 오드리 같은 인간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복에 겨운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네 얘기 더 듣고 싶어,” 라이라가 말했다. “무슨 일 해? 직업은 있고?”
“지난여름엔 몇 군데 지원하긴 했는데, 돌아온 건 없더라. 올해도 똑같고.” 오드리는 말하여 손을 꼼지락거렸다. “방학 끝나면 보통 학교 때문에 바빠.”
라이라는 멈춰 서며 오드리를 바라봤다. “너 아직 학교 다녀? 하지만… 너 몇 살인데?”
“열여섯, 지난 2월부터. 그런데 ‘아직’이라니?”
“난 몇 년 전에 졸업했거든,” 라이라가 말했다.
“어디를?” 오드리가 물었다. “난 아직 고등학교 2년이 남았어. 그리고 심리학을 전공하러 그랜드뷰 대학에 갈 거고, 적어도 4년은 더 걸릴 거야.”
라이라는 뭔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인간들은 정말 그렇게 오랫동안 학교에 다니나? 라이라는 이 인간보다 나이가 고작 몇 달 많기만 한데다, 마법 학교는 졸업한 지 오래다.
갑자기 터져 나온 음악 소리에 생각이 멎었다. 깡통 소리에, 여기 다른 음악보다 가까이 들렸다.
“이런. 내 거야,” 오드리가 말하며, 검고 작은 물체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잠깐 내려다보더니, 짜증 난 표정을 지었다. 라이라는 옆에서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왜 내가 이베이를 잘 알 거로 생각하는 건데?” 오드리는 라이라에게 말하지 않았다. 손에 쥔 물건을 바라보다, 엄지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흥미로웠다. 그러더니,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고, 즉시 친근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미안. 내 친구 네이단이었어.”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저 물건에 이름이 있는데다, 오드리는 그걸 ‘친구’라고 여겼다. 오드리는 라이라가 당연히 이해할 거란 듯이 간단히 설명했다.
“어쨌든, 난 아직도 널 모르잖아. 디 모인엔 무슨 일로 왔어?” 오드리가 물었다.
“아, 그게…” 라이라는 머뭇거렸다. 진실을 말하는 게 최선이겠지. “사실, 부모님을 찾으러 왔어.”
오드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음료를 홀짝였다. “그래… 전에 입양됐다고 했었지,” 그리고 재빨리 덧붙였다, “그거에 관해서 좀 물어봐도 괜찮을까?”
“괜찮아,” 라이라가 말했다. “나도 사실 최근에야 알게 됐거든.”
“정말? 요즘엔 대부분 알려준다던데. 오명도 많이 풀어지고, 아이들에게 그래도 원한다고 알려주기도 하고…” 오드리가 말했다. “그때 네 기분이 어떨지 상상도 안 되네.”
“내 상황은… 복잡했거든. 그건 그만 말하자,” 라이라가 말했다.
손을 저으며 오드리가 중얼댔다, “그래도. 너희 부모님을 두고 떠났잖아.”
“떠난 지 좀 되긴 했는데… 아마 고향하고 가까운 마을에 머물 수 있을 거야. 트와일라잇이 그랬거든,” 라이라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트와일라잇?”
“응, 걘 내… 친구야,” 라이라가 말했다. 몇 달 전 같이 연구하던 때를 생각했다. 누가 옳았는지 보라.
“그거… 이상한 이름이네,” 얼굴을 찌푸리며 오드리가 말했다. “아니, 걔 부모님 혹시 히피나 그런 쪽이셔?”
라이라는 갑작스레 무슨 짓을 했나 깨달았다. 포니의 이름인 인간과 다르다.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래… 두 분 다 히피시지.” 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라는 생각했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반응인 듯 보였다.
“다들 놀려댔겠네. 알잖아, 그 책들.”
“뭐, 가끔은, 그래도…” 라이라는 눈을 깜빡였다. “잠깐, 트와일라잇이 책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어?”
“아니, 내 말은…” 오드리는 한숨을 쉬었다. “너 그거 알아? 아니다. 계속하자. 집 떠나온 얘기 하고 있었잖아. 얼마나 오래됐어?”
“한…” 라이라는 잠시 고민했다. “4년 정도?”
오드리는 라이라를 쳐다봤다. “그리고 넌… 몇 살인데?”
“16살. 너처럼.” 라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12살 때부터 혼사 잘았단 거네.”
“그래. 뭐, 정확히는 룸메이트가 있었지만,” 라이라가 말했다. “여긴 전에 살던 데보다 훨씬 크지만, 곧 적응되겠지.”
“네 부모님께서 널 12살 때 쫓아내셨다고?” 어째선지 오드리는 충격받은 듯했다.
“아니, 내가 나오기로 했어,” 라이라가 답했다. “강제로 떠나라거나 하지는 않으셨지. 나도 혼자 살고 싶기도 했고. 부모님께서도 내가 했던 연구를 싫어하셨거든… 그…“ 라이라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라이라는 식당 안 이리저리, 뒤에 다른 탁자들, 오드리, 그리고 바로 앞좌석을 돌아봤다. “뭐,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건 맘대로 할 수 있었어.”
“12살이었잖아,” 오드리가 반복했다. “그건, 나도 모르겠다… 심각한 수준의 방치나, 그런… 사회복지 사업자들은 알아채지도 못한 거야?”
“그렇게 심각한 일 아니라니까,” 라이라가 말했다.
오드리는 고개를 저으며, 이어 말했다. “그리고… 넌 친부모를 찾고 있다 했지. 그래서 여기 온 거고.”
“그래. 내 부모님께선… 그, 양부모님께선… 내게 이걸 주셨어.” 라이라는 몸을 숙여 탁자 옆 가방을 들었고, 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이게 내가 가진 진짜 가족들 물건 전부야.”
오드리는 사진을 가져가 잠시 들여다봤다. “이게 다라고? 이름도, 어디 사시는지도 몰라?”
라이라가 아는 거라곤 이 세계에 사신다는 것뿐이다. 그래도, 인간들이 이퀘스트리아가 존재한단 걸 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라이라도 이 세계가 존재하는 걸 몰랐으니. “어… 정말 아무것도 몰라.”
“젠장. 이런 말 하긴 싫지만, 그다지 좋아질 것 같진 않네.” 사진을 뒤집어 봤지만, 뒷면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드리는 라이라에게 다시 돌려줬다. “고작 그것만 주고 떠나보내다니, 믿기지 않아. 보통 이런 일은 없거든. 이해가 안 되네.”
“아, 괜찮아. 내가 말한 데로, 오랫동안 혼자 살았었으니까,” 가방 안 일기 옆에 사진을 도로 넣어두며, 라이라가 말했다. “할 수 있을 거야.”
“넌 어디에서 왔는데?”
“말했잖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거라고. 중요한 건 아냐.” 라이라는 팔을 흔들고는, 남은 샌드위치 조각을 집었다.
“뭐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음, 그래,”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라이라는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이제 샌드위치를 다 먹어 치웠다. 그것이야말로 정말 원하던 것이었고, 이젠 배가 꽉 찬 기분이 들었다. “맛있었어. 이게 뭐야?”
“진심으로 빅 맥 먹어본 적 없어?” 오드리가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땐 애플잭의 오빠 생각이 났지만, 분명 그 얘기는 아니었다. 우연히 이름이 같았겠지.
“그래서, 이게 뭐라고?” 라이라가 물었다.
오드리는 어깨들 으쓱했다. “싸구려 번에 싼 느끼한 고기에 치즈? 원료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건 - ”
라이라는 두 번째 재료 이후로 듣지 않았다.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입을 막았다. “너 방금… 고기 들었다고 했지.”
“당연하지. 뭐, 비슷한 거지만. 그러니까, 패스트푸드잖아. 거기 진짜로 뭐가 들었는지 누가 알겠 - ”
“동물… 같은 거지.”
“어?”
“그건… 그건 살아있던 거잖아! 내가 누굴 먹은 거야?” 라이라가 외쳤다.
오드리는 무슨 일인지 깨닫고는 눈을 크게 떴다. 한 손으로 머리를 괴고 탁자를 바라봤다. “세상에. 채식주의자라니,” 오드리가 말했다. “말해줬어야지! 이게 뭔진 다들 아는 줄 알았잖아. 한 번도 맥도널드에 와본 적 없다곤 하지 마.”
“그건 또 누구야…?” 라이라가 속삭이듯 말했다.
“아마… 소겠지. 대부분은. 내 말은, 나도 얼마나 들어있는진 몰라.” 오드리는 말을 더듬었다.
애플잭의 농장에도 소가 있었다. 우유를 얻기 위해 기르면서도, 친정하게 대해줬다. 인간은 소들을 먹었다. 그리고 라이라도 막…
속이 울렁거렸다.
오드리도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라이라의 기분에 반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맙소사… 채식주의자였다면 먼저 말해줄 수 있었잖아. 다른 곳에 갈 수도 있었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라이라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중얼댔다. “핑키가 옳았어…” 끔찍한 게 뭐냐고? 맛있었어.
“누구?” 오드리가 물었다. “무슨 말이야?”
“아, 내가 핑키라고 했나? 그러니까… 다이앤이야.” 라이라는 더는 묻지 않길 바랐다. 속이 뒤집혔다. “걔가 핑크색을 좋아해서 핑키라고 불렀거든. 그런데… 걔가 나한테…” 라이라의 목소리가 잦아들며 신음했다.
“라이라,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끔찍해.”
“괜찮아…” 라이라가 중얼거렸다. “혹시… 인간들 모두 이런 걸 먹어?”
“뭐, 아니… 그러니까, 넌 채식주의자라고 했잖아…” 오드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세상에나. 정말 미안해.” 손으로 머릴 괴고는 탁자만 바라봤다.
라이라의 시선을 피하며, 불편한 침묵 속에 남은 음식을 다 먹었다. 남은 음식들은 괜찮아 보였다. 그나마 안전하겠지. 라이라는 튀김 한 조각 집어 들었지만, 더는 배고프지 않았다.
라이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드리… 너 포니는… 안 먹지, 그렇지?”
“뭐? 안 먹어.”
“어… 다행이네…” 적어도 그건 다행이었지만, 기분이 그다지 나아지진 않았다.
라이라는 정말로 이 인간을 믿고 싶었다. 다 괜찮게 흘러갔지만, 이건… 정말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모든 인간, 아니면 대부분 이런 걸 먹는다. 자연스러운 생물적 활동이다. 다른 선택이 없었겠지.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오드리는 라이라를 “채식주의자”라고 불렀으니, 누군가에겐 고기를 먹지 않는 게 평범한 일이겠지만, 예외적이라는 듯 들렸다. 더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끝내 오드리가 말을 시작했다.
“어… 라이라. 너 마을을 지나던 중이랬잖아,” 무심히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그랬지,” 라이라가 말했다.
“어디에 있었는데?”
“나… 정말로 그건 생각하지 않았어, 진심이야,” 라이라가 답했다. 오늘은 너무도 큰일이 많이 일어났다.
“그래, 음…” 오드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소다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넌 참 흥미가 가는 사람이야, 라이라. 그건 확실해.”
라이라는 조금 웃었다. “고마워…” 인간이 “흥미가 간다”고 해주는 건 참으로 영광이었다. 라이라는 오드리야말로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놀랍도록 무식해서, 너 혼자 가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거야.”
“무슨 뜻이야?” 라이라가 물었다. 인간 세계는 안전해 보였다. 뭐… 음식만 빼면. 이것보다 나쁜 일이란 불가능했다.
“내 말은…” 오드리는 조용히 웃더니 탁자를 내려다봤다. “이제 막 만났는데, 이런 말 꺼내기 이상해 보이겠지만, 우리 집에 손님방이 있거든. 그리고 네가 정신 차릴 때까지 살 곳이 필요하면 - ”
“당연하지!” 라이라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고는 다시 도로 돌아갔다. 생각보다 격하게 반응했었다.
“그정도면 됐어,” 오드리가 웃으며 말했다. “가자. 우리 집 보여줄 게.”
* * *
오드리의 집까진 반 시간 정도 걸렸다. 회색 지붕에 하얀 이 층 집이었다. 사실, 주변에 다른 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격자 모양으로 정돈한 듯이 포니빌보다 깔끔했다. 인간들 수레에 필요한 도로 덕분이다. 집 앞에도 하나 있었다.
이쪽 구역은 도심보다 조용했다. 집마다 나무가 심어진 잔디밭이 있고, 몇 군덴 손질이 잘되어있었다.
“엄마 집에 계시나 보다,” 정차된 수레를 가리키며 오드리가 말했다. “네 얘기 좀 하고 올게. 걱정하지 마. 별문제 아니니까.”
“그래…” 곧 인간의 집에 머무른다니, 라이라는 여전히 놀라웠다. 방금 뭘 먹었는지 거의 잊을 정도였다. 거의.
집 앞에 우편함엔 “로렌”이라 적혀있었다. 라이라는 오드리를 따라 문 앞으로 가고,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이 그렇게 이국적이 진 않았다. 벽면엔 과일 정물화가 걸렸고, 그 맞은편에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이퀘스트리아의 계단보다 발판이 좁아 공간은 좁게 차지했다. 그래도 이족보행을 하는 인간에겐 더 넓을 필요는 없겠지.
곧, 둘은 집 안으로 들어갔고, 오드리가 문을 닫자, 다른 인간이 걸어왔다. 오드리와 닮았지만, 머리카락이 길지 않고 곱슬했다. “아, 곧 올 줄 알았단다.”
“아빤 아직도 일하셔?”
오드리의 어머닌 고개를 끄덕였고, 라이라를 알아봤다. “얜 누구니?”
“라이라야. 잠깐 같이 지낼 수 있겠다고 했는데…” 어머니가 쳐다보자, 오드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오드리는 라이라를 돌아봤다. “음, 넌 편히 있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래. 고마워,” 라이라가 말했다. 현관에 두 인간을 두고 복도를 지나갔다.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뭐라 말하는지 들리진 않았지만, 오드리를 믿었다. 과하게 믿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니, 고기는 단지 착각이었을 뿐이다. 계속 신경 쓸 수만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잊어버릴 수 없어도, 잊으려 노력했다. 게다가, 낯선 이의 친절을 거절할 처지라도 되나? 하물며 인간인데?
이전 일은 머릿속에 지워버려야 했다. 어쨌든, 여긴 인간의 집이니 - 그 덕에 여전히 들떴었다, 다른 건 개의치 않았다. 라이라는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 포니빌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거실 - 맞는다면 - 은 이상하게 꾸며졌다. 소파와 의자 몇 개 놓여있고, 맞은편에 검은 상자가 있었다. 그때에 라이라는 무엇 때문에 저런지 알 수 없었다. 지루해 보이길래, 돌아서 탁자 위에 액자 사진을 구경했다.
이건… 난방절 전야하고 비슷해 보이는데. 나무와 곳곳을 꾸미고 있었다. 아니, 잠깐. 저게 크리스마스지? 라이라는 웃음 지었다.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저걸 모른다면 너무 이상해 보일 것이다. 아무튼, 인간들은 모두 크리스마스를 기념했다.
다른 사진은 악몽야 같아 보였다. 식당에서 본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어린애가 검은 고양이처럼 꾸몄다. 어린 오드리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나이트메어 문이 없다면 누굴 기념하는 거지?
소파 앞 탁자에 꽃이 담긴 꽃병이 있었다. 라이라는 약간 허기졌다. 하나 정도라면 무례한 손님으로 보이지 않길 바랐다.
꽃잎을 한입 물자, 바로 뱉어버리고 싶었다. 너무 쓰다. 라이라는 기침을 하며 삼키려 했다.
다시 현관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갈수록 목소리가 또렷해졌다.
“힘겹게 살았대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도 못 해줄 정도예요.”
“나도 그건 말지만, 길 잃은 동물을 데려왔을 때랑은 달라. 저 얜 사람이야, 오드리. 낯선 사람이지. 쟤에 대해 알기는 아니? 어디서 왔는데?”
“그동안 힘들었대요. 혼란스러워하잖아요.” 오드리의 목소리였다.
라이라가 끼어들었다. “어… 죄송합니다만… 꽃이 상했나 보네요. 맛이 이상하거든요.” 조금 씹힌 꽃줄기를 들고 있었다.
말이 없다.
“어…” 오드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미안…” 라이라가 조용히 말했다.
“아냐, 괘… 괜찮아.” 오드리가 답했다.
“라이라, 맞지?” 오드리의 어머니가 물었다. “네가 혼자 돈을 벌고 있었다고 오드리가 말하더구나.”
라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폐 끼치고 싶진 않아요. 여기 있어도 되나요?” 멍하니 줄기를 한 입 더 물고는, 다시 웃었다. 어째서 이게 오늘 먹은 것보다 쓰지…
오드리는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더니, 라이라를 돌아봤다. “가자. 어디서 잘지 보여줄게.” 오드리가 계단을 따라 안내했다.
* * *
밖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라이라는 오드리를 도와 잠잘 침대에 덮개를 씌웠다.
“저쪽 끝에 놔줄래?” 꽃무늬 시트 한쪽 끝을 잡고, 남은 손으로 가리키며 오드리가 물었다.
“알았어.” 라이라는 도와서 밑에 밀어 넣었다. “정말 자도 되는 거 맞지? 얼마나?”
“있고 싶은 만큼. 그래도 좋은 계획은 짜둬야 할 거야. 지금 네 사진 속 사람들을 찾는다는 건 비현실적이니까.”
매트리스 덮개를 다 씌우고, 이부자리를 폈다. 간단한 일이지만, 손을 사용하였다. 한 손으로 매트리스 끝을 잡고, 반대 손으론 덮개를 씌웠다. 오드리가 이불을 들자, 한 남자가 복도에서 걸어왔다.
“네가 라이라구나,” 그가 말했다. “같이 살기로 들었는데?”
라이라는 그를 돌아봤다. 오드리의 아버지겠지. “네.”
“엄마가 말했어요?” 오드리가 물었다. “그게… 어…”
“정말로 폐 끼치고 싶진 않아요,” 라이라가 가로막았다.
“그래야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인제 와서 널 내쫓는 것도 그러잖아?”
라이라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믿기 힘들었다. “너무 감사해서 뭐라 말해야 할지…”
“만나서 반갑구나, 라이라.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렴. 정말 널 돕고 싶단다.”
“감사합니다,” 라이라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요.” 다시 침대로 돌아가, 이불 정리 마무리를 했다.
“그럼, 이만 가마.” 정리를 끝마치자 아버지가 돌아 나섰다.
“좋아 보이네,” 오드리가 말했다. “그리고 아빠 말씀대로,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라이라는 방 끝에 책꽂이를 보았다. “괜찮으면, 저거 읽어도 될까?” 책을 가리키며 물었다.
오드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읽고 싶으면.”
“고마워.” 라이라는 하품을 했다. “하지만… 오늘 밤은 그냥 자야겠네.” 다시금 오늘 아침 캔틀롯에서 일어났단 게 떠올랐다. 몇 년은 된 것만 같았다. 이제 쉬어야겠다.
“그래. 그럼, 잘자.”
“잘자.”
* * *
인간 세계의 밖에선 이상하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수레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크고 높은 소리가 점점 커지다 멀리 사라졌다. 라이라는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는, 일기를 꺼내 손으로 팬을 쥐었다.
직접 겪은 일을 쓸 푼, 이퀘스트리아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인간에 대해 새로 배운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지우개를 입술에 대고 두드렸다.
라이라는 다시 지낼 방을 둘러봤다. 침대 옆 탁자에 조명만이 밝았다. 그 옆에 가방을 내려두었다. 창문엔 커튼이 걸려 있었지만, 닫고 싶지 않았다. 앞서, 책꽂이에 모든 책의 제목을 봤지만, 어디서부터 읽을지 결정하진 못했다. 인간 문화는 이퀘스트리아보다 넓고 다양했다.
다시 읽기로 돌아오자. 먼저 - 먹는 걸 조심하자.
두고두고 읽을 만했다. 오늘 있던 일만 생각하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오드리도 악의는 없었겠지. 고기를 먹는 건 인간에겐 평범한 행동이다.
그래도 다시는 먹기 싫단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주제를 옮겨서, 이 세계엔 발명품이 많았다. 몇 장 넘겨서 꿈에서 본 수레를 그린 걸 봤다. 뜻밖에도 정확했다. 다시 빈 장으로 돌아갔다.
이 세계가 라이라의 세계 - 이 크고 놀라운 곳 - 란 생각은 환상적이었다. 이퀘스트리아는 여기 프랑스완 비교도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벌써 도와줄 친구도 생겼다.
그래도… 봉봉이 그리웠다. 지금 자신을 봤을 때 봉봉의 반응을 생각할 때마다 얼굴이 웃음이 피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겠지. 마법도 없는데 어떻게 돌아가나? 게다가, 일반 유니콘에겐 너무 어려운 주문이다.
이퀘스트리아에서부터 시작한 일을 또 어떻고?
의문점이 많았지만, 그걸 다 생각하기엔 오늘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 라이라는 하품을 했다. 이젠 정말 잘 시간이다.
돌아서자, 침대 기둥에 걸린 목걸이가 보였다. 라이라의 큐티 마크와 같은 금빛 리라. 고개를 돌려 램프를 바라보고, 스위치를 찾았다. 모든 인간이 이 집에 있는 물건 비슷한 걸 가졌는지 궁금했다. 마법 가구도 이퀘스트리아에 있었지만, 흔치 않았다. 하지만 아침에 오드리가 말한 데론, 마법은 단지 농담인 듯했다. 그럼, 여기 것들은 어떻게 움직이지?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잡고, “꺼짐” 위치로 돌리자, 짤깍 하는 소리가 났다. 지금 이 모든 생각을 하기엔 너무 피곤했다.
모든 걸 생각해 볼 때, 오늘날 인간은 성황을 이루었다.
원작 [FimFiction.net] [Equestria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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