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NS에서 가장 핫한 논란의 키워드를 꼽자면 뭐가 있을까? 요즘 핫한 ‘수저 계급론’부터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의 미학‘죽창’, “넌 노력이 부족해서 안 되는 거야.”라고 꾸짖는 ‘노오력’……. 단순히 핫한 유행어라고 치부하기엔 거칠고 날카로운 말들이다. 계급차이의 심화, 빈익빈 부익부, 세대갈등 등등 많은 의미를 품고 있는 단어들이다. 이 모든 키워드를 통틀어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지옥불반도, ‘헬조선’이다. 지옥(Hell)과 우리나라를 이야기하는 조선을 합쳐 만든 말이다. 3포·5포·7포를 넘어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 청년세대들이 자조적으로 던지는 농담인가 싶었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이 ‘교실이데아’와 ‘시대유감’을 부르던 그 시대와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한반도이다.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의 보도
‘헬조선’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한 것은 웹툰과 영화이다. 최규석의 『송곳』, 윤태호의 『미생』 등 노동계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들이 히트를 기록했고,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했다. 캐릭터 하나로 사회의 다양한 방면에서 비판을 가하는 해츨링의 『동네 변호사 조들호』나, 단발적이지만 꾸준히 한 마디씩 던지는 김진수의 『하루 3컷』 등도 있다.영화계에서는 좀 더 활발하게 ‘헬조선’에 대한 비판과 자조가 일어나고 있다. 주로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에게서 이런 경향이 발견된다.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는 취직난과 주변의 압박을 피해 인터넷으로 도망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홍원기 감독의 <오피스>는 직장생활의 공포감을 스릴러로 풀어냈다. 김광태 감독은 <손님>으로 일제와 독재로 이어지는 과거 청산의 필요성을 일갈했다. 같은 맥락에서 기성 감독들 역시 여러 작품들을 내놓았다. 역시 과거 청산의 이야기를 펼쳐낸 최동훈 감독의 <암살>, ‘대한민국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등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계방향으로 웹툰 『동네 변호사 조들호』,『송곳』과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내부자들>
이러한 경향을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생각해 볼 생각이다. 1부에선 정의로운 형사가 주인공인 <베테랑>과 결과적으로 정의를 이뤘지만 과연 애초에 목표가 정의였는가에 의문이 남는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과 허종호 감독의 <성난 변호사>를 비교한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정의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진짜 정의인지를 생각해 볼 것이다. 2부에서는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권오광 감독의 <돌연변이>의 결론인 ‘탈조선’이 ‘헬조선’의 유일한 결론인지를 다룰 것이다. 3부에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과거 청산의 문제를 <손님>과 <암살>을 통해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의외의 흥행을 거둔 외화-<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마션>, <위플래쉬>, <인턴>으로 관객들이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모자이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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