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2학년 2반 박주희, 4반 김대희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06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2
조회수 : 7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6/02 09:52:26
세월호 참사 779일을 맞이하는 6월 2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박주희 학생과 2학년 4반 김대희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박주희.jpg

2학년 2반 박주희 학생입니다.

주희는 오빠랑 언니가 있는 삼남매의 막내입니다. 아버님이 목사님이셔서 그런지 주희는 막둥이답지 않게 어른스럽고 모든 일을 혼자서도 척척 알아서 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용돈이나 비싼 물건을 조르는 법도 없고, 돈이 생기면 책을 샀습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힘들었던 시기에도 주희는 혼자 속으로 삭이며 차분하게 넘겼습니다. 부모님은 사춘기 때 주희 마음을 좀 더 알아주지 못했던 것, 주희가 언제나 참고 절제하는 아이였기 때문에 갖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누려보지 못했던 것이 다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주희 언니는 특히 주희가 진로 문제로 고민할 때 좀 더 이야기를 들어줄 걸 그랬다고 후회하셨습니다.

주희는 경영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장래희망은 부자가 되는 것이었는데, 돈을 많이 벌어서 어려운 분들께 나눠드릴 수 있는 "나눔부자"가 주희의 꿈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희는 언제나 주변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모범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짝사랑하는 선배 오빠에게 고백을 하지 못해 속으로 끙끙 앓고, 예뻐지고 싶어서 피부관리법을 적은 쪽지를 책상에 붙여놓는 평범한 십대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님은 주희를 빼앗긴 뒤에 주희 책상을 정리하다가 일기장과 쪽지에서 주희 속마음을 알고 너무나 가슴이 아프셨다고 합니다.

주희는 참사 나흘째이던 4월 19일에 잠든 듯이 깨끗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4반 김대희 학생입니다.

김대희.jpg

대희는 맏아들입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중학교 때부터 권투를 배우다가, [아저씨]와 [본 아이덴티티] 등 액션영화에 등장하는 동남아시아 전통무술 "칼리 아르니스"에 흠뻑 빠져서 열심히 수련했다고 합니다. 대희의 꿈은 그래서 칼리 아르니스 사범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대희가 군대 다녀오면 도장을 차려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대희는 치킨과 피자를 무척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아이였습니다. 운동도 살찔까봐 시작했다가 특기이자 장래희망이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대희는 너그럽고 믿음직한 맏아들이었습니다. 공부를 아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차분하고 예의바른 얌전한 아이였습니다. 대희네는 할머님이 근처 가까운 곳에 사셔서, 대희는 할머님을 자주 찾아뵙는 효손이기도 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대희는 엄마와 아빠한테 문자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배가 침몰한다, 나는 괜찮다."
"괜찮다" ... 대희의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대희는 이틀 뒤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주시면 주희와 대희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주희와 대희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언제나 완벽한 모범생이었던 주희, 운동 좋아하는 든든하고 너그러운 맏아들이었던 대희를 잊지 말아 주세요.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하신 피해자분은 세월호 희생자들과 동갑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중에 피해자분과 성도 이름도 같은 학생이 둘이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님 (3반 예은아버님), 그리고 구의역 피해자와 이름도 나이도 같은 학생의 아버님께서 오늘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가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열 여덟, 스무 살 꽃다운 청춘들이 기득권의 이윤을 위해 자꾸 죽어가야 하는 나라에 희망은 없습니다. 
세월호 세대의 모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출처 2반 박주희:
http://416family.org/remember-you/%EB%B0%95%EC%A3%BC%ED%9D%AC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949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김대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4917.html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님 (3반 예은이 아버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ygeyoo/posts/1030770877014000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