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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날 당황하게 만든 그놈..내친구..
게시물ID : lovestory_18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힌곳뻥뚫음
추천 : 35
조회수 : 91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5/09/07 08:40:33
네이트 게시판에서 너무 좋은 글이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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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기만 한 친구녀석 얘기좀 할까합니다.

1992 년 같은 학교 같은학과 신입생환영회...그 때 그놈을 만났죠.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하다보니 우리사이엔 친구라는 관계가 지어지군여..^^
그런거있잖아여..특별히 좋지도않고 서로 사귈려구 노력한것두 아닌데, 특별한 계기도 없이 어영부영 쓸려다니다 친해지는 사이..^^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은근슬쩍 서로의 일상에 스며드는미적지근한 관계로부터 시작됐죠 ㅎㅎ ..시작은 그랬지만 이친구와 하루하루생활하면서 정말 배울점 많고 진국이다싶은 놈으로 인식되면서 놈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형제같은 관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옥의 티라고 해야하나.. 
이놈에게는 그 수만은 자신의 장점을 단 한칼에 사라지게 할만한 왕티가 하나 있었죠..  그건 다름아닌 타의 추종을 절대 허락치 않는 바로 그 ' 빈대근성' ..^^

그 이유로 그는 서서히 대중의 지지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하더군요..ㅡㅡ

92 학번이니까..1992 년 대학가.. 깡소주에 공짜 깍두기..부대찌게는 특식이구요..^^
공감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아무튼 없이 사는 저희 서민들의 대학시절 술문화는 대체적으로 그러했죠. 물론 그당시에도 잘나가시는 유복한 분들은 요즘처럼 세련된 술집, 나이트가 주였겠지만여..
우린 늘상 그런 술자리를 개인당 3천원 정도의 금전 거출로 거나한 술파티를 했습니다.  근데 오늘의 주인공 B군( 그 친구놈을 B군이라 하겠음)은 금전거출의 시간만 되면 사라지기 일수이고, " 나 돈 없다" 를 입에 달고 다니더군요.

처음엔 저를 포함해서 누구나 그랬겠죠 "에이, 친군데 어때..없을수도 있지.."
처음부터 돈없다고 구박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인정도, 의리도 없는 놈으로 찍힐테니까요..^^.. 다들 몇번정도는 B군의 행동에 인내심을 발휘해주더군요.

그러나 우리의 B 군.. 낯짝 무지 두꺼웠나봅니다.. 이런행각은 분명 처음은 있었는데 그 끝이 안보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반복되면서 그가 없는 자리에선 종종 대중으로부터 그의 뒷담화가 하나둘씩 터져나오더군요..ㅡㅡ

왜 안그렇겠어요..사실 그런 친구 많이 얄밉긴 하죠..^^

자타공인 친한 친구란놈인 저역시 B군이 얄미워 보였으니까요..

다만 ' 친한 친구란 놈이 돈 몇푼가지고 친구 미워해서야 되겠나 '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래긴 했지만, 얄미운건 얄밉더라구요..ㅎㅎ

진지하게 B 군에게 얘기를 좀 해볼까도 했었는데, 늘 천진난만한 그놈의 얼굴을 보면 그런 얼굴에 그늘을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그러면서 주위에 좀 친했던 무리들도 서서히 안티 B군화되어가고 B군은 더욱더 대중에게서 멀어져가고 있음을 느끼겠더라구요.

그러던중 결국 한 사건이 터지고 말더군요..ㅡㅡ

그날도 여럿이서 거나하게 한잔 먹고, 한친구가 금전거출을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의 B 군은 그날 역시 우릴 실망시키지 않더이다..
그러던중 한친구가 B 군에게 그동안 쌓였던 B군의 빈대행위에 대해 적나라하게 비판했고,  그날 전, B군을 알게된 이후 처음으로 그의 천진난만 미소가 사라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했구요.

그 순간 제 가슴은 왜그리 미어지던지..(사랑하는 여자와  가슴미어지는 사랑을 하는게 내 소원이었는데, 이놈으로부터 그걸 경험하게되다니.. 전 복도 지지리 없나 봅니다..ㅜㅜ).  제 가슴이 시켰는지 이성이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전 그 B군 비판자 친구에게 나도 모르게 한쪽 앞발(폭력을 절대 안됩니다. 폭력을 쓰는순간 사람이 아닌 동물이기에..앞발로 표현을..ㅎㅎ)을 던지게 되었고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죠... 

절 말리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유치한 저의 한마디 " 니들도 똑같애 이XX들아 .." ㅡㅡ;  요즘 어떤 개그프로에 나오는 말이더군요.

초등학생 역할에서..ㅠㅠ

전 그렇게 친구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B 군아 가자" 한마디를 남긴채 B군 손목을 움켜잡고 술집을 빠져나왔죠..한순간이라도 더 B군을 그들 앞에 있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이미 가슴에 피가 나고 있을 B군이었을테니까요..

그 후 친구들과 나, B군 적절히 화해는 했죠..머 어린애들도 아니니까요..

다시 우린 친한 친구들 무리가 형성되었고.. 여느때와 같은 일상으로 생활을 했습니다..그러나 우리의 B군은 전혀 변하지 않았구요..ㅋㅋ..

하지만 앞선 선례(술집 난동사건)때문에 다른 친구들도 무지 참아주더군요..(역시 이놈들도 좋은 친구들 맞죠?..ㅎㅎ).  

좀 상황이 안좋다 싶을땐...B군 화장실 간틈으로 총무(돈걷는 놈)한테 B군과 저의 몫을 미리 내고 분위기 개선도모를 했지만..그래도 이놈들도 무지 좋은 녀석들입니다..ㅎㅎ

물론 B군의 이러한 학창시절은 군대를 다녀와 졸업을 할때까지 한치의 오차 없는 "전과동" 이었구요..^^

대학 졸업후 우린 각자의 일터를 정하고 각자의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의 B군은 외국계회사인 관계로  해외지사 업무때문에 탈한국을 하더군요..B 군 떠나기전 친구들과 조촐한 만남.. 그날도 우리 B군의 구두끈은 그렇게도 묶기 힘들다는 강철놋쇠로 만든 구두끈이었구요..ㅎㅎ

그렇게 떠난지 5년이 흘러 바로 2주전 B군은 다시 한국으로 무사귀환 했네요.
어여쁜 신부를 맞아 돌아오는 일요일에 결혼식도 올릴 예정이구요.
며칠전 우리의 B군이 예비신부와 함께 그 징글징글한 천진난만 웃을을 머금고(ㅡㅡ)본인의 집을 방문하더군요..

근데, 저녁을 먹고 다과를 하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중 뜬금없이 이놈이 제 아내에게 하얀 봉투하나를 건내면서 " 민정씨 이거 받으세요...제가 이놈한테 빌린돈 이제야 갚습니다.. 다는 아니에요..나머진 앞으로 이놈한테 술로 갚을랍니다."  이런 자다 봉창 두드릴 놈이라니..저역시 뜬금없는 상황에 뭔일인가 싶었죠.

봉투를 열어보니 100 만원 자기앞 수표 2 장 ㅡㅡ;;

정말 뜬금없는 일이기에 이게 뭐냐고 추궁하듯 되물었죠..
또 그 천진난만 살인미소 (ㅡㅡ) 보이며 말을 잇더라구요.

내용인 즉,  자기가 해외 나가 있는 동안..친구도 없고 쓸쓸하고 하길래 퇴근후 자신의 일기장을 읽는 것이 낙이었다 하더군요..

어렸을때분터 일기를 써왔다구하면서요 (저도 이놈이 이렇게나 꼼꼼한지 첨 알았음) . 그러면서 대학시절 일기장을 보면서 자기가 얻어 먹기도 참 많이 얻어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웃곤했다네여..(그걸 그제서야 알다니..ㅜㅜ)

그러면서 하는말이 " 그 돈은 내가 대학시절 이놈한테 빌린 점심값, 술값이에요. 많이 늦긴 했지만 그래도 이자는 없는거 아시져?" 이럼서 또 징글징글 웃더군요

그러면서 그시절 얘기를 하는 도중 전 또 경악을 금치 못할 얘길하나 더 듣게 되었지요.. 그놈은 그 당시 돈이 없었던게 아니었더군요

자신의 용돈의 대부분은  소년가장에게 다 들어갔더군요..

큰 돈은 아니었지만..그리 큰 보탬이 될런지도 모르겠지만..그 소년과 형제들의 입속에 빵한쪽 더 들어가게 하고싶었다더군요..ㅠㅠ

정말 아름답도록 미친놈 맞습니다..,B 군,,,

그러면서 말을 잇더군요.. 학창시절 집에 들어와 일기를 쓰면서 제가 자기대신 쓴 돈 (밥값 , 술값, 기타등등) 이런것들도 함께 적었다고.. 꼭 갚을려구 쓴건 아닌데..늘 웃으면서 자기대신 술값 밥값 다 내는 제가 신기했다면서요..ㅡㅡ;;

그리고 자기 몰래 자기한테 돈쓴거 , 주위 친구들한테 물어물어 다 적었다고 하더군요..ㅡㅡ;;

정말 사이코가 아닌가싶더군요..ㅋㅋㅋ

그러면서 제 아내에게 그러더군요 " 민정씨 데이트할때 써야될돈 제가 다썼어요. 지도 힘들었을텐데  짜증한번 안내던데..이놈이 그때 민정씨보다 절 더 사랑했나봐요"  어이없는 놈이 아닐수 없네요

물론 전 바로 " 야 나 사실 그 당시 학교 휴학하고싶을 정도로 왕짜증이었어. 내가 널 그리 피해다닐라해도 너가 어느새 철썩 들러붙은게지..ㅋㅋㅋ"
이말로 응수했줬죠..^^

아무튼 정말 눈물나게 아름다운 내 친구놈을 여러분들께 자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다만 이 긴 시간동안 자신의 선행을 제게까지도숨겼던 부분에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네요..어떻게 보복을 해야할런지요..^^

그리고 우리부부는 일단 B군의  돈을 왠 횡재냐 하고여과없이 성큼 받았지요..ㅎㅎ

그리고 그돈으로 우리부부는 오늘 그놈에게 복수합니다.
그 돈으로 꽤 좋은 컴퓨터 세트를 하나 장만했네요..ㅎㅎ
그리고  우리 B군이 늘 걱정하는 그 소년가장의 주소도 입수하여, 컴퓨터를 보냅니다..  좋은 일에 써달라는 메모와 함께....보내는사람 : 박영신

B군이 도와줬던 그 소년도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구..어떤 사회봉사 단체에서 고아원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선행은 또다른 선행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말인듯하네요..^^

영신이 아름다운놈아...정말 인생을 가르쳐줘서 고맙고 .. 사랑한다 영신아~

- 네이트 2005/09/06 오늘의 톡   :   B군친구(dark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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