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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운문-기생 외 3편
게시물ID : readers_50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혈액부족
추천 : 7
조회수 : 25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2 22:08:14

 

     기생

 

  굳건한 삶을 동경하던

  작은 나에게 너는

  땅 속 깊숙이 심어놓은 의지를 취하고

  요염한 비틀거림, 단단하여 메마른 피부를 휘감으며

  얻은 생채기 사이로 오라를 꺼낸다

 

  몇 푼으로 너에게 안긴 대역죄인

  허나 남에게 발로써 짓밟혔던 진달래꽃

  그보다 나를 삼키어 초록 잎을 틔우는 네가

  아름답다

 

  그러니

 

  떠나지 말아다오.

 

 

 

 

       어미

 

 

  푸른 차에 실려 사라지는 새끼를 보며

  두 손 들어 목을 묶은 밧줄

  끊어주고 싶어 

  목매도록 외쳐도

  빈 밥그릇만 가득 채워질 뿐입니다

 

  마른 목을 축이려

  물그릇에 얼굴을 가져가니

 

  내 새끼 예 있습니다

  동그란 눈

  누런 털을 가진

  내 새끼 예 있습니다

 

  아야아야

  불러도 못들은 양

  졸랑입니다.

 

 

 

 

 

 

 

      웡이자랑

 

 

  하나뿐인 아이는

  장개호미 들고

  별빛 따러 가는 것이

  바람이라 했다.

 

  웡이자랑 웡이자랑

  집 안 가득 울리는

  자장가 사이로

  바람은 스며든다.

 

  웡이자랑 웡이자랑

  하얀 자맥질과 함께

  여인은 애기구덕

  바다에 띄운다.

 

  웡이자랑 웡이자랑

  자는건 잠소리여

  노는건 남소리여

  웡이자랑 웡이자랑

  웡이자랑아.

 

 

 

 

     시계

 

 

  새벽 두 시 반 

  시계가 운다

 

  온갖 걱정 홀로 덜어

  차고 빛나는 접시를 닮은

  당신의 얼굴이 없는 그

  방

  시계는 운다

 

  시계만 운다.

 

 

 

 

 

 

 

 

 

 

시 하나 더 추가할 것이 있어서 전에 올렸던 것들 가져와서 같이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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