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주의, 탄식 주의, 하소연 주의....)

사람에 따라서 반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 새로 발표된 포켓몬스터 6세대에 포함되는

'뮤츠 폼 체인지'는 저로 하여금 더이상의 포켓몬스터 브랜드에 관한 모든 기대감과 애정을 접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4세대의 일부 포켓몬(마그마번, 메가자리 등)부터 5세대에 이르기까지 너무하다 싶은 디자인들을 보면서 소위 말하는 '디지몬화'에 대해 많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원 모티브가 되는 생물이나 물체의 필요한 특징만 쏙쏙 따 와서 간결하게 디자인했던 1, 2세대와는 달리 점점 세대가 늘어갈수록 늘어가는 장식, 장신구, 디자인을 제대로 한건지 아닌지... 점점 디자인의 초심을 잃어가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지만 그래도 이것이 포켓몬이라는 브랜드가 살아남아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으로 참아왔습니다. 새로 유입되는 어린이 팬층도 챙겨야 하고, 기존의 시스템만을 답습하기에는 기존 팬들이 지루하다면서 반발할 테니까요. 회사 입장에서도 균형 맞추기가 어려웠을 테지요. 한자 표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이제 나이가 든 기존 팬들을 배려한 부분들이 마음에 든 점도 있습니다. (일판 유저입니다)

(1세대와 5세대 스타터 비교. 생물 그 자체의 느낌이 강했던 1세대 디자인에 비해, 5세대는 장식, 장신구, 무늬 등이 크게 늘어남)

6세대에 관한 것도 PV를 보고, 새 스타팅 포켓몬들의 디자인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터라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뮤츠 폼체인지 일러스트가 진짜로 밝혀지고 나서, 정말 실망감이 크게 들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정말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포켓몬 1세대부터 같이 달려온 팬분들이시라면 뮤츠라는 포켓몬이 가지는 위치를 어느정도는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전설의 포켓몬, 지금처럼 전설의 포켓몬이 어디 길거리 발에 채이는 돌멩이 같은 존재들이 아닌 1세대에서 정말 최강의 전설의 포켓몬이었지요. 첫 극장판에서 주역을 맡아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도 했구요. 포켓몬 트레이너로서 1세대의 '레드'를 최고로 치는 것과 비슷하게, 전설의 포켓몬으로서의 뮤츠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향수와 동경 비슷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포켓몬입니다.

새로운 팬층 분들은 올비부심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서 뮤츠의 폼 체인지는 정말 납득하기 힘듭니다. 마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끄집어내다가 마구 짓밟은 느낌이에요. 내 기억 속에서 최고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던 뮤츠가... 프리더 비슷한 이상한 모습으로 바뀐다는 소식. 솔직히 정말 안 멋있습니다. 전설의 포켓몬으로서의 카리스마 안 느껴집니다. 그냥 외계인 같고 그냥 너무 싫습니다. 신 포켓몬이 아무리 이상하게 나와도 제가 안 잡으면 그만이니 괜찮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포켓몬인 뮤츠를 데려다가 이 꼴을 만드니 밥맛이 뚝뚝 떨어집니다...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습니다. ㅜㅜ 새 포켓몬 디자인이나 잘할 것이지 왜 굳이 옛날 포켓몬을 데려다가 이렇게 못나게 폼 체인지를 시킵니까? (폼 체인지라는 시스템 자체도 정말 싫지만 이 얘기까지 나가면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니 여기에는 안 쓰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제 더이상의 포켓몬 시리즈에 일체의 기대감을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98년부터 저와 함께한... 저의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관심사였는데. 갈수록 울적한 모습만 보여주니 이제 저도 이만 포켓몬을 그냥 추억 속에 묻어둘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냥 슬프네요. 우울해서 주절주절 한 것이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애게가 아니라 고민게에 올렸어야 하려나.....

제 닉네임의 파워'포덕'은 포켓몬 덕후, 포니 덕후를 둘 다 찝는 중의적인 단어였는데 어째 포켓몬도, 포니도 갈수록 실망스러워져서...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