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787일을 맞이하는 6.10항쟁 29주년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선우진 학생의 생일입니다.
선우진 학생입니다.
우진이는 열 살 터울의 꼬마 여동생이 하나 있는 두 남매의 장남입니다. 우진이가 아직 초등학생일 때 우진이 아버님께서 사고를 당하셔서 오랫동안 병원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누워서 지내셨습니다. 어머님이 직장을 다니며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아버지 병수발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여동생은 우진이가 거의 키우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우진이는 집에서 꼬마 동생한테는 아빠 같은 오빠였고 어머님께는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장남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스러워서 우진이는 엄마하고 아옹다옹 다투는 일도 있었지만, 엄마한테 조금만 더 참자고, 빨리 어른이 되어 어머니 술친구도 해 드리고 집안을 더 많이 돕겠다고 말씀드리는 속 깊고 성숙한 아이였습니다. 어머니 생일에는 용돈을 아끼고 차비를 아껴서 모은 돈으로 예쁜 지갑을 선물해 드렸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우진이한테 해준 것보다 받은 게 너무 많은 것 같고 너무나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참사 1주기에 우진이 어머님께서는 우진이가 살아 돌아오면 더 잘 해 줄텐데, 하고 분향소 방명록을 쓰다 말고 통곡하셨습니다.
우진이는 축구를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영화도 보러 가고 놀러 가고 싶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안 사정 때문에 언제나 동생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친구들도 우진이네 사정을 이해해서 우진이가 편한 시간에 맞추어 심야영화를 보러 가곤 했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로 문자 보내 우진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동생한테 세상에서 제일 자상한 오빠였고 어머님께는 든든한 집안의 기둥이었던 우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